[알쓸패잡] 선원규 썬더그린 대표
쉬인(SHEIN)과 테무(TEMU)를 어떻게 볼 것인가?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4.03.07 ∙ 조회수 2,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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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들어 혜성같이 등장한 쉬인(SHEIN), 테무(TEMU),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같은 초저가 온라인 플랫폼 때문에 유통 관계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 중 쉬인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 알려져서 예측 가능하지만 쉬인보다 강력한 가격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의 등장에 이들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 것인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 관계자들도 긴장하고 지켜보고 있다.
우선 쉬인과 테무에 대한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두 기업 모두 중국을 소싱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전문 유통 기업이고 중국 시장이 아닌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만 판매한다는 점도 유사하다.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상품의 제조회사가 대부분 중국인데 만약 여러 중간 상인들(Middleman)을 없애고 제조회사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한다면 파격적인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는 것이 두 사업모델의 기본 아이디어다.
다만 쉬인은 패션에 특화돼 있고 내부에 직접 디자인팀과 샘플 개발팀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개를 기반으로 마켓 플레이스를 제공하는 테무와 조금 다르다.
이들의 초고속 성장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어디까지 성장하고 어느 정도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파괴적인 경쟁력은 시간이 갈수록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확실한 것은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상 이익을 내기가 만만하지 않다는 점이고 테무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사람이다. 그나마 쉬인은 적지만 이익을 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좋은 패션 상품을 판매하면서 패션에 특화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쉬인의 미래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테무도 초기의 생활용품에서 점차 마진이 좋은 패션, 아웃도어, 스포츠 용품, 여행용 가방, 패션 액세서리 등과 거래액이 큰 상품들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테무가 소싱 방향을 고마진 상품과 고단가 상품에 집중해서 상품 판매를 한다면 그동안 높은 마진으로 높은 이익을 누려온 스포츠, 아웃도어, 골프, 패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쉬인과 테무는 동일하게 IT 테크 기반의 중국 기업이 미국과 유럽의 패션과 유통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첫째 시장은 하나의 글로벌 마켓이고 글로벌 전체의 밸류 체인을 고려해서 사업 모델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매스 마켓의 사업모델 혁신은 소비자와 제조업자 사이의 미들맨을 없애고 직접적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셋째 미들맨 역할의 사업모델은 밸류 체인상에서 확실한 공헌(지식, 네트워크, IP, 금융 등)이 없을 경우 미래에 생존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매스 마켓의 거대기업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차별화를 통한 고급 시장에서 생존을 도모하는 것이 한국의 중소 · 중견기업에 허락된 유일한 방향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세아, 한세, 영원무역 등의 생산 플랫폼 회사들에는 엄청난 사업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사실이다. 중국기업이 하는 일을 한국기업이라고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된다. 다만 창의적인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로막는 많은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이러한 기회를 막고 있는지도 모른다.
■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PROFILE
- 2009년 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 EMBA(Executive MBA)석사 과정 졸업
- 1988년 2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 경력 ]
- 2022년 썬더그린 대표
- 2016~2021년 미니소코리아, 꼬끼오 대표
- 2004~2012년 세정, 인디에프, 한섬, 코오롱FnC 경영기획실 임원
- 2002년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
- 1989년 이랜드그룹 기획조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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