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올해 1조 달성 눈앞!
연 40% 압도적 성장세… 남녀노소 선호
영원아웃도어(대표 성기학)의 ‘노스페이스’가 올해 단일 브랜드 기준 국내 매출 1조원을 넘길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 7640억원, 전년대비 40.3% 증가한 노스페이스는 아웃도어 평균 신장률인 10%를 훌쩍 넘기고, 2등인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과의 매출 격차도 3000억원 이상으로 벌리며 화제를 모았다. 2월 초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겨 올해 목표 달성에 대한 전망도 밝다.
국내에서 단일로 매출 1조원을 넘긴 패션 브랜드는 현재 ‘나이키’가 유일하다. 작년 ‘유니클로’가 8036억원, ‘탑텐’이 7800억원, ‘뉴발란스’가 7000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노스페이스는 올해 이들과 누가 먼저 기록을 달성할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브랜드 대비 스타 마케팅이나 신상품 프로모션 등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무엇이 노스페이스를 독보적인 1등으로 만들었을까? 아웃도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글로벌과 동기화된 브랜드 파워, 전통적인 인지도, 트렌드를 아우를 수 있는 스테디&히트 상품, 타이트한 재고 관리로 구축한 선순환 구조, 소비 타깃을 한정 짓지 않는 영리한 마케팅 등을 꼽았다.
눕시ㆍ빅샷ㆍ부띠 등 스테디셀러 라인업 막강
우선 ‘노스페이스니까’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정말 많다. 트렌드에 민감한 2030 소비층은 물론 10대 청소년과 10대 이하 어린이를 포함해 50대 이상 중장년도 ‘노스페이스’를 안다. 1997년 국내 론칭 후 현재까지 성과 중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국민 브랜드’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상품 구색도 아웃도어부터 라이프스타일과 캐주얼까지 갖추고 있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신발 분야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의류와 용품 매출이 그 간극을 메울 만큼 크다. 국내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지만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고급 캐주얼이나 스포츠웨어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 글로벌 핫 브랜드와의 협업도 꾸준히 전개 중인데 올 초에도 노스페이스와 ‘스투시’의 협업이 전 세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국내 판매는 미정이지만 직구라는 선택지가 있어 스트리트 패션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도 노스페이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물량공급 탁월… 작년 매출 90%가 ‘신상품’
여기에 아웃도어 마켓을 넘어 패션 트렌드를 휩쓴 스테디셀러 상품의 구매력이 상당하다. 빅 모델을 사용하기보다는 기존에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대표 상품을 지속적으로 히트시키면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키웠다. 지난 2021년부터 작년까지 겨울 시즌에 없어서 못 판 숏패딩 ‘눕시 재킷’을 비롯해 친환경 뽀글이 ‘에코 플리스 재킷’, 빅사이즈 백팩 ‘빅샷’, 패딩슈즈의 대표 아이콘 ‘부띠’ 등 혁신적인 기능에 세련된 디자인을 더한 상품을 매 시즌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선보이면서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높은 성장률과 함께 건강해진 내부 효율성은 브랜드가 거침없이 규모를 키우는 데 힘을 더하고 있다. 백화점 실적 자료를 살펴보면 작년 노스페이스는 전체 매출에서 신상품 판매 비중이 90~96%에 달한다. 이월상품 판매는 3~4% 수준에 그쳤다. 상설 점포를 포함해서 이월상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10%가 안 된다.
이 말은 7640억원의 90%를 신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물량을 공급했다는 의미다. 특히 노스페이스는 코로나19로 생산지가 록다운 되거나 선박물류 지연 등 문제가 있을 당시에도 관계사인 영원무역을 통해 공급 리스크를 사전에 대비했다. 타 브랜드가 상품을 들여오지 못했을 때도 적기에 아이템을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유지했다.
재고자산회전율 5~7회, 반응생산 체제 구축
최근에는 상품을 소량 생산해 판매한 뒤 소비자의 반응을 봐서 판매하는 반응형 생산으로 재고자산을 줄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노스페이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은 5~6회로 건강한 수준을 유지했고(패션은 보통 3~4회면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함), 2021년 재고자산회전율은 6.9회에 달했다. 재고 회전율이 높다 보니 신상품 공급도 빨라졌고, 재고가 쌓임으로 인해 생기는 위험 부담도 없앨 수 있었다.
노스페이스의 ESG 전략 중 하나인 ‘노스페이스 에디션’ 운영도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평가한다. 재고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판매 수익금을 개발도상국 식수 개선 사업비로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운영하면서 긍정적인 판매 효과를 얻은 것. 최근에는 노스페이스의 재고로 운영하기에는 재고 물량이 많이 부족해 신상품이나 기획상품을 새로 추가할 정도로 운영이 활발해졌다.
신상품과 정상 상품 판매가 주류를 이루다 보니 매출 단가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상품 생산량 자체도 증가하고 있다. 눕시 등 히트 상품 중 인기 사이즈나 컬러의 경우 리오더가 될 때까지 물량이 부족해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지만, 2021년부터는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완판템’ 화이트라벨, 전체 30% 규모로 성장
특정 스테디셀러의 인기도 인기지만, 노스페이스의 폭발적인 인기에는 한국 독점 라인인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화이트라벨은 2011년 론칭한 상품군으로 일본에서 전개 중인 ‘퍼플라벨’처럼 좀 더 젊고 패셔너블한 라이프스타일 웨어를 제안한다. 국내에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 실용성과 패션성을 가미한 상품으로 주로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표 상품인 눕시의 경우 단색 위주인 노스페이스와 달리 원단의 패턴과 프린트, 컬러 조합을 차별화하거나 브랜드 로고의 위치를 다르게 다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보기 어려운 디자인을 선보인다. 스탠더드 핏이 아닌 오버 핏이나 크롭 기장 등 트렌드를 가미하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노스페이스는 브랜드 다각화 및 소비자 유입 확산을 위해 아웃도어 조닝에서, 화이트라벨은 스포츠 복종에서 운영하고 있다. 기존 노스페이스가 산을 중심으로 한 마운티니어링에 집중돼 있다면 화이트라벨은 캠핑과 트레킹은 물론 러닝 등 스포츠와 일상 캐주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을 제안한다.
올 2월 초 누적 매출 1230억 넘겨 50%↑
트렌드를 주도하는 1020세대를 브랜드에 유입시키는데 주효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화이트라벨이다. 실제로 작년 화이트라벨의 매출은 노스페이스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화이트라벨을 달고 내놓은 눕시 재킷인 ‘노벨티 눕시 다운’은 원단에 퀼팅 처리를 추가하고 트렌디한 컬러와 패턴을 넣은 아이템으로, 출시와 동시에 완판되고 리세일 마켓에서 2배 넘는 가격으로 거래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다.
올해 1조원 달성에도 화이트라벨의 활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노스페이스의 모델인 신민아, 로운과 차별화해 화이트라벨의 모델을 가수 전소미로 발탁해 통통 튀면서도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건강하고 에너제틱한 전소미의 이미지를 빌려 트렌디한 무드는 물론 레깅스와 스포츠웨어 등 애슬레저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미 전소미를 메인으로 선보인 슈퍼 컬렉션 캠페인 영상이 유튜브에서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하며 벌써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새롭게 홍보대사로 합류한 MZ 대표 아이콘 가수 전소미의 다양한 매력과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의 스타일리시한 착장을 통해 신상품 홍보는 물론 마케팅 이슈로도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이런 상승세를 타고 노스페이스 전체의 실적도 지난해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12일 기준 올해 누적 매출은 1230억원. 신장률은 50%로, 이미 지난해 3월 초에 달성했던 매출을 넘어섰다. 노스페이스는 올해 전년 동기대비 20%만 성장률을 유지해도 1조원 매출을 넘어설 수 있다.
알피니즘 등 브랜드 DNA 위한 지원 늘려
노스페이스는 늘 브랜드의 상황을 객관화해서 보기 위해 소비자는 물론 업계 다양한 사람들에게 자문을 하고 있다. 인기 히트 상품의 판매에 매몰되지 않고 브랜딩 파워로 굳건하게 서기 위한 노력이다. 이 때문에 알피니즘을 기반에 둔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탐험을 통해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작업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창단 및 지원과 ‘팀코리아’ 공식 후원 등이 있다. 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은 2005년에 새로운 산악문화 보급과 발전을 위해 창단한 팀으로 현재까지 스포츠 클라이밍과 아이스클라이밍 분야에서 우수한 선수와 김영미 대장 등 탐험가를 발굴ㆍ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노스페이스의 혁신적인 장비를 사용해보고 피드백을 주는 테스터로서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
최근 노스페이스 전개사인 영원아웃도어, 모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는 ESG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조직문화 개선 및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작년 한국ESG기준원이 진행한 기업 ESG 평가에서는 영원무역홀딩스가 환경(E) C, 사회(S) B+, 지배구조(G) C로 종합등급 C라는 평가를 받았다. S부터 D까지 7단계 평가 중 B+ 이상은 양호, B 이하는 취약군인데 전체 C 등급으로 상당히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ESG경영 C등급? ‘기준 부합 위해 노력할 것’
다만 영원아웃도어는 기부 전용 매장 ‘노스페이스 에디션’을 통해 월드비전과 진행하는 개발도상국 식수 개선 사업, 친환경 재활용 소재 사용 등을 통해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 대표인 성기학 회장은 패션 경영인 중 기부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영원아웃도어는 10년간 누적 기부금 300억원으로 경쟁기업 9개의 10년간 기부금 총합을 상회했다.
소리 없이 강한, 늘 아웃도어 리딩 브랜드의 위치를 유지한 노스페이스. 올해는 단일 브랜드로 1조원 달성을 예고하면서 초장부터 패션 업계는 물론 전 산업군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무조건적인 성장이 아닌, 환경 변화와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건강하고 균형감 있는 성장으로 한발 앞선 ‘롤 모델’로서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5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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