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코로나 후폭풍 패션마켓 지형 바뀐다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0.03.02 ∙ 조회수 2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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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2월 현재까지 패션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지난 겨울 예년보다 확연히 온화한 날씨 탓에 매출 주력상품인 헤비 아이템 판매가 부진했는데 코로나19 사태까지 심각해지면서 봄 매출도 직격탄을 받은 상황이다.

졸업∙입학시즌과 발렌타인 등 각종 행사가 많았던 2월 특수는 물론 봄 신상품 출시를 앞두고 기획했던 프로모션도 대부분 올스톱, 패션 브랜드들의 매출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백화점 매출 기준 여성복 브랜드들은 전년동기대비 20%, 아울렛은 40%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아웃도어와 남성복의 경우도 보통 30~40% 떨어지는 추세다.

면세점 매출은 잘 나가던 브랜드들도 60~70% 빠지고 있다.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다보니 가두점 매출 또한 말못할 정도라는 입장이다. "매출이 반토막 났다"는 게 엄살이 아니라 실제 곳곳에 일어나면서 "반토막만 나면 다행"이라는 위로의 말을 주고받는다.

2월 백화점 매출 20~30%∙아울렛 매출 30~40% 급감

패션기업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 지 예측하기 어렵고 대구 경북지역은 물론 서울, 경기권도 계속해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휴점하는 유통점포도 매일매일 있다보니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자체가 거의 없다”며 “코로나가 물러간 이후에도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현재 존폐를 우려하는 기업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패션 대기업 임원은 “대형사들은 그만큼 고정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한 달만 장사를 망쳐도 바로 타격이 오는 게 현실”이라며 “3개월 이상 연속적인 적자가 이어지면 극단의 방법을 쓸 수밖에 없어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같이 코로나 사태는 패션 마켓의 지형을 바꿀 만큼 강력한 한 방이 될 전망이다. 최근 1~2년전부터 패션업계는 소비침체로 인한 매출 성장의 한계를 감지했고, 소비패턴 자체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옮겨가면서 전통적인 패션기업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우왕좌왕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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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잡거나 탄탄한 소싱 갖춘 곳만 위기 모면

여기에 연달아 악재가 겹치면서 멘붕 상태에 이르렀으며 생존을 논해야 하는 시점까지 온 것이다. 현재 그나마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이커머스 마켓에 일찌감치 진출해 오프라인 의존도를 줄인 곳, 아니면 탄탄한 자체 생산라인을 갖고 원가절감을 실현해 놓은 곳을 들 수 있다.

이런 곳들은 위기 속 기회를 찾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자체 소싱력으로 올해 겨울상품까지 선기획 물량을 이미 확보한 패션 중견기업의 경우, 매물로 나온 소규모 패션기업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 회사 대표는 “자금력 없는 기업들은 3월까지 매출이 불안정할 경우 자포자기하는 곳이 생길 것”이라며 “이럴 때 M&A 시장은 더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해 현재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인수할 만한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랴부랴 온라인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조직을 새로 세팅하고, 온라인 브랜드를 새롭게 내놓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가두상권을 중심으로 성장한 위비스가 디지털 전문가 임원을 영입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신원은 오는 4월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벌써부터 M&A 얘기 오가며 시장 재편 예고

삼성물산패션, 엘에프, 코오롱,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패션대기업들은 자사몰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 시장의 성장잠재력을 크게 보고 다각도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 론칭과 수수료 베이스의 입점 브랜드를 확대해 자사몰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성공여부가 기업의 미래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패션, 유통업체들이 상생하는 움직임도 더 확고해졌다. 유통업체들은 중소협력사를 위한 지원 자금을 마련해 상생하자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며 패션기업들은 대리점주들과 상생하기 위해 격려금을 지원하는 등 함께 극복하고 나가자는 뜻을 모으고 있다(상생 현황은 아래 도표 참조).

한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집중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유통업계는 확진자 방문이 확인되면 곧바로 휴점에 들어가면서 직원들과 소비자들을 보호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두고 ‘과잉 반응’이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백화점 업계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전해진 후 매출 감소 폭이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일단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 소비자나 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올 초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지속적인 침체요인이 많아 유통업계는 올 상반기 부진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본격적인 S/S시즌이 시작되는 3월을 기해 패션∙유통업계에 희망적인 봄 바람이 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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