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랙, ‘컨템포러리 진’으로 부활!
여성데님 강화 • 글로벌 재시동 • 연 500억 돌파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19.02.01 ∙ 조회수 2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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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다양한 이슈를 겪었던 토종 컨템포러리 데님 「플랙」이 강화된 인재와 탄탄한 자본력으로 신성장동력을 얻었다. 본격적으로 다시 뛰는 이들의 뉴 전략을 조명한다.
대형 SPA와 글로벌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내셔널 브랜드로 팬심을 유지하기란 현 패션마켓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2009년 론칭해 10년 넘게 국내 컨템포러리 데님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는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대표 강승현)의 「플랙」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은 법정관리와 회사매각 등 다양한 이슈를 겪었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브랜드 파워를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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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랙」은 「누디진」에 이어 국내 대표 컨템포러리 데님으로 ‘2030대 남성’이라는 부동의 핵심 코어 타깃을 갖고 있다. 실제로 회사 내에서 2000여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최근의 어려운 회사 상황에도 불구하고 「플랙」이 왜 탄탄한 브랜드력을 자랑하는지에 대해 상세한 결과치가 나와 있다.
우선 「플랙」은 동종 데님 업계와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에서 고객충성도(Net Promotor Score)가 아주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동종업계 평균 기준치인 10%에 비해 「플랙」은 17%로 높은 수치를 나타낸 것. 상품을 한 번 구매한 고객은 무조건 재구매를 하겠다는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2012년부터 2015년 이후까지 재구매를 한 번에서 다섯 번 이상 한 고객이 응답자 1060명 중 85%를 차지했다. 또 「플랙」이라는 브랜드를 알지만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기 힘들어서 구매를 하지 못했다는 응답 또한 향후의 잠재력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2030男 고객 충성도 탄탄, 재구매율 85%↑
지금까지 쌓아놓은 이 탄탄한 브랜드 파워가 강력한 투자사와 만난다면 어떤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될까? 「플랙」은 지금 이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법정관리를 지나 300억원의 통 큰 인수를 통해 주인이 된 사모펀드 회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프랙시스캐피탈)는 「플랙」을 국내는 물론 해외를 사로잡을 수 있는 토종 데님 브랜드라 확신한다. 새롭게 리뉴얼된 이 회사가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올해의 모토 또한 ‘뉴 오리진, 다시 뛰는 플랙’이다.
이들은 △여성 데님 보완과 상품력 재정비 △새로운 인재풀 구축 △글로벌 비즈니스 등 3가지를 주안점으로 삼고 과거의 영광보다 더 진화된 비즈니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랙」의 핵심 멤버와 새로운 멤버가 힘을 합쳤다. 투자와 재무 등 브랜드 경영을 프랙시스캐피탈 소속이었던 강승현 대표가 맡고 브랜드 핵심 디자인과 영업은 패션통들이 담당한다. 전체적인 브랜딩 디렉터는 기존 멤버인 박재완 CD가 컨트롤하고 전체 디자인은 새로 가세한 이효진 실장이 맡았다. 백화점과 온라인 등의 균형 잡힌 영업 총괄은 「버커루」 출신의 김영윤 전무가 지휘한다.
박재완 CD, 新 윤춘호 CD 투 트랙 디렉팅
남성 코어 타깃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자신의 컬렉션 「YCH」를 전개하는 정통파 윤춘호 디자이너가 투입됐다. 그는 ‘Y’라는 특별 라벨과 「플랙」과는 차별화된 감성을 보여줄 여성 라인 디렉팅을 맡아 2018 F/W 캡슐 컬렉션부터 참여했다. 이번 S/S시즌은 그의 제대로 된 여성 라인이 선보이는 본격적인 시즌이기도 해 벌써부터 패션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화제를 모으는 이슈는 또 있다. 바로 톱스타 강동원과의 만남이다. 이들은 론칭 이래 처음으로 빅모델인 강동원과 1년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플랙」만의 강점이자 차별화된 ‘핏’을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플랙」은 크롭진이라는 핏을 국내 데님 시장에 가장 파급력 있게 전달한 브랜드다.
셀비지 데님 크롭진은 숱한 브랜드에서 카피를 뜰 정도로 ‘데님도 스타일리시할 수 있다’라는 정점을 찍게 했다.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캐주얼 브랜드에서는 「플랙」만의 핏을 재해석한 크롭진이 줄지어 나오기 시작했다. 후발 브랜드 대부분은 ‘「플랙」이 국내 데님 시장의 척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데님 전문 브랜드의 희망을 보게 해줬다’ 등 이들이 걸어간 길과 성과를 인정한다.
크롭진 신드롬 원조, 2년 만에 뉴 핏 선봬
핏에 대해 일가견을 인정받은 이들이 2년간의 개발 끝에 선보이는 새로운 실루엣은 ‘크롭밀란’이라 명명했다. 전체 물량도 작년보다 200%가량 늘려 자신감을 드러낸다. 공격적인 상품 공급을 위해 F/W 상품 또한 기획과 생산에 미리 들어간 상태다. 법정관리로 인해 1년간 멈춰 있던 페달을 공격적으로 밟아 나가기 시작한 것.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플랙」이 론칭 1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데님에만 다소 국한됐던 과거와 달리 라인 익스텐션에도 적극적이다. Y, 프리미엄 라인 등 데님 아카이브를 재정립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인다. 15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데님은 부자재와 봉제방식을 모두 달리해 차별화된 가치를, 9만~11만원 사이의 레귤러 데님은 스테디셀러인 만큼 가격대 조절에 중점을 뒀다. 또 7만~8만원대의 상품을 아울렛 유통으로 공급하고 유통별 데님 라인을 다르게 구축한다.
생산은 국내에 기지를 모두 갖춰 놓고 있는 만큼 원단부자재에 최대한 차별화를 두겠다는 것이 디자인 중점 전략이다. 「플랙」에서 확실한 ‘프리미엄 베네핏’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고객에게 주입시키려는 의도다.
중대형 매장 위주 오픈, 아울렛 매출 월 2억
두 번째 변화는 유통에 있다. 「플랙」은 론칭 이후부터 미국 • 유럽시장에 진출하기 전까지 온라인과 백화점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이력이 있다. 탄탄하게 다져놓은 백화점 유통과 온라인 고정 고객 덕에 회생절차 중에도 외형이 빠지지 않았던 점 또한 놀랍다. 올해 이들은 보다 효율적인 전개를 위해 65개 매장을 54개까지 정리했으며, 현대 대구아울렛이 추가돼 현재 55개 매장을 전개 중이다.
「플랙」이 앞으로 중점을 두고자 하는 유통은 최소 99㎡ 이상의 중대형급 매장이다. 프리미엄 아울렛과 복합쇼핑몰, 도심형 아울렛 위주로 유통을 배치한다. 온라인 자사몰 또한 모바일 기반으로 리뉴얼해 1020 신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킨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못지않은 매출을 달성하는 만큼 온 • 오프 비주얼 촬영과 상품 착장도 달리해 차별화를 보여준다.
현재 「플랙」의 톱 매출 점포는 현대 김포아울렛과 스타필드 하남점, AK플라자 수원점 등이다. 현대 김포아울렛의 경우 월매출이 약 2억원이며 스타필드 하남점 또한 1억원을 거뜬히 넘는 효자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여러 어려움에도 현재 각 유통이 평균 1억원 이상씩 제 역할을 잘해 주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플레이스’ 화제, 아티스트 콜래보 활발
유통망 전략에 활력을 불어넣은 사람은 작년 8월 영업부 총괄로 합류한 김영윤 전무다. 정통 청바지 「버커루」에서 일한 김 전무는 「플랙」의 유통 전략을 보다 효율적으로 프로그래밍하고 상품의 전반적인 방향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실제로 그가 비효율 유통을 정리함과 동시에 점 평균 매출이 다소 오르기도 했다.
서울 강남 논현동 사무실 1층에 오픈한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이자 브랜드 감성을 보여주는 공간 ‘플레이스’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곳은 「플랙」의 스테디셀러 판매는 물론 향후 다양한 콘텐츠와의 믹스, 이벤트, 콜래보레이션 등을 다양하게 담을 일종의 ‘실험실’ 역할을 한다.
설치미술과 그래픽 등 다양한 분야의 신진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들의 전시회도 여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번 S/S시즌에는 해외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는 송서윤 디자이너가 공간 전시를 시작했다.
이 플래그십은 오픈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았음에도 일 매출 100만원을 유지하며 선방하고 있다. 이들은 이 공간을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 뮤지션, 신진 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전반과 협업할 수 있는 매개체로 삼을 계획이다. 동시에 「플랙」 상품을 상시 20% 할인해 준다는 장점도 있으며, 셀럽 • 인플루언서 SNS 마케팅으로 신선한 감도를 꾸준히 유지한다.
빅모델 강동원과 함께 유튜브 마케팅 강화
마케팅 면에서도 「플랙」은 유투브 채널을 히든카로 내세운다. 영상을 활용해 상품에 따라 콘텐츠를 달리하고 인플루언서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새로운 감성을 수혈한다. 매번 다른 콘셉트로 다음엔 어떤 콘텐츠를 보여줄지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이들의 유튜브 마케팅 전략이다.
아쉬움이 컸던 해외 진출도 다시 한번 시동을 건다. 과거 「플랙」은 미국 삭스피프스와 프랑스 봉마르셰 등 유명 백화점에 속속 입점해 「알렉산더왕」 「아페쎄」 등과 어깨를 나란히한 경험이 있다. 중국에서도 13개 매장을 전개하며 「누디진」 「디스퀘어드」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접을 받았다. 당시 해외 비즈니스를 총괄한 리차드 천 대표(現 아이디얼 쇼룸 대표)와 조인해 2020년 S/S시즌을 겨냥해 미국을 베이스로 쇼룸 비즈니스를 전개한다.
과거 이단아처럼 나타나 국내 브랜드의 통념을 깨며 신선한 충격을 줬던 「플랙」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살려 국내는 물론 글로벌까지 겨냥한다. 이스코 등 터키와 이탈리아의 최고급 데님 소재로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명품 청바지 이미지도 확고히 굳힌다. 남성 여성의 균형적인 상품 판매는 물론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 공격적인 마케팅, 새로운 데님문화를 만들려는 「플랙」의 비전은 이제 본 게임 시작이다.
■ mini interview 김영윤 l 「플랙」 영업 총괄 전무
“잠재력 무궁무진, 명품 데님 부활”
“위기가 있었던 브랜드인 만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명확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우선 유통망은 지방 백화점 등 비효율 매출을 냈던 곳을 일부 정리하며 경량화에 힘썼다. 스타필드몰과 김포아울렛 등 대형 메가숍 점포와 수도권·강남권의 백화점 매장은 콘텐츠를 강화해 모객률을 높인다.
20대 남성이라는 고정 고객에 세련된 핏의 데님으로 여성 고객까지 확보하는 것이 단기적 계획이다. 「플랙」은 「리바이스」 「게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경합해도 색깔 면에서 뒤지지 않는 브랜드다. 온라인에서도 유통 전개를 가장 잘한
다. 온라인에서 출발했던 만큼 젊은 고객이 확보돼 있는 점이 강점이다. 앞으로는 가장 잘 팔리는 셀비지 데님을 축으로 데님의 A TO Z를 품격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상의류를 강화해 구색력을 갖추고자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확실하게 끌어낼 수 있는 브랜딩을 선보일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 mini interview 윤춘호 l 「플랙」 여성라인 디렉터
“데님과 조화 이루는 상품 출시”
“「플랙」의 아이덴티티, 컨템포러리한 감성을 최대한 지키는 선에서 디자인 작업을 했다. 「플랙」에서 처음으로 시도
되는 여성복인 만큼 특유의 핏감을 지닐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 「YCH」에서 보여주던 여성스럽고 페미닌한 감성
이 「플랙」의 캐주얼한 느낌과 조화롭게 어우러질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디자인적인 요소는 퀄리티와 핏에 중점을 둔다. 데님이 전반적인 브랜드 모토인 만큼 함께 스타일링하기 좋은 우븐류를 S/S 본격 선보인다. 「플랙」과 Y가 한 행거에 걸려 있을 때 서로 다르지만 미묘한 앙상블을 이루게 하는 것이 전체적인 디자인 방향이다.”
■ 새 주인 ‘프랙시스캐피탈’은 어떤 회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대표 라민상•윤준식•이관훈)는 2013년 설립된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이들은 라이프스타일 관련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재무파트너로서 적극적인 기업가치 제고 활동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이번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의 인수는 지난해 6월, 총 300억원의 금액에 회사지분 100%를 흡수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법정관리로 제한된 영업활동 속에서도 매출 300억 원 이상의 견조한 성과를 기록한 「플랙」의 성장잠재력과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는 전에도 재무구조가 악화된 생활 가전업체 ‘위닉스’에 투자해 기업 정상화에 성공하는 등 재무개선에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 최근 마스크팩 생산업체 ‘엔코스’를 비롯하여 에듀테크 기업 ‘에스티유니타스’, 전자책플랫폼 기업 ‘리디북스’, 화장품 ODM 기업 ‘한국 콜마’, HMR 제조기업 ‘시아스’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투자 및 적극적 기업가치 제고 활동을 통해 다수의 기업-PEF의 ‘윈윈’ 사례를 보여주고 있어, 향후 「플랙」과 프랙시스캐피탈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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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비즈 2019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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