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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Letter >

[Editor's Letter] ‘거대 패션 이기는 창조자 시대’

Friday, Apr. 1, 2016 | 민은선 편집장, esmin@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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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 끝내고 창조 시대를’




최근 국내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책이 ‘축적의 시간’이라는 책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읽었을 이 책은 서울대 공대 교수 26명이 공저한 것으로 국내 정치 경제 문화계를 막론하고 산업계 전반에 큰 충격과 함께 많은 인사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그동안 한국의 놀라운 경제 성장은 모방과 추격 중심의 성장전략에서 비롯됐지만 이제는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야하며 그렇게하지 못하면 앞으로 성장은 불가능하리라는 것입니다.

이 책 속에는 그동안 우리가 압축성장을 해 오면서 경험과 축적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뼈 아픈 반성의 소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시스템과 문화도 축적을 지향하기보다는 벤치마킹과 속성 재배를 더 우대하는 쪽으로 치우쳐 왔다는 점입니다. 이와 함께 창조를 위해서는 실패를 인내할줄 아는 축적의 시간과 미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이 책은 공대 교수들의 의견이지만 놀랍게도 내용은 한국 패션의 흐름과 똑같습니다. 반도체나 조선, 자동차 산업을 주로 논한 그 내용이 한국 패션산업의 상황과 동일하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동안 카피캣으로 급성장해 온 한국 패션이 지금 빠져 있는 깊은 수렁, 앞으로 나가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못하는 이 상태는 바로 오랫동안 축적의 시간을 갖지 않은 데 대한 일종의 ‘벌’인 셈입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빛의 속도로 움직입니다. 전 세계의 정보를 손안에 쥐고 자신의 모든 구매를 즉각적이면서도 영리하게 결정합니다. 또한 세상(온과 오프 모두)에는 매력적인 상품이 차고도 넘쳐 패션의 절대성은 점점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면에서 주목해 바라보아야할 곳이 있습니다. 일본 역시나 온라인이 도서 시장을 평정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성장 중인 서점이 있습니다. 이제 누구든 도쿄 출장시에 꼭 들르는 다이칸야마 ‘T사이트’의 주인공, 바로 쓰타야 서점입니다. 일본 전역에 14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서점을 가진 회사,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의 마쓰다 무네아키 사장은 모두가 서점이 끝났다고 하는 상황에 과거의 비즈니스 방식을 진화시켜 새로운 문화공간을 창조해가는 주인공입니다.

그는 고객들이 새로운 생활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쓰타야를 변화시켰습니다. 즉 이곳은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휴식과 문화, 힐링을 파는 곳인 겁니다.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이뤄진 북 소믈리에들은 자신의 섹션에서 고객들에게 책을 직접 소개하거나 안내를 돕습니다. 2층의 뮤직코너에는 가장 좋은 음향기기와 함께 긴 안락의자를 배치해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여행 컨시어지도 제공해 여행에 대한 조언도 해줍니다.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손꼽히는 다케오의 시립도서관은 쇠락해 가는 온천사업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현재 연간 100만명 이상이 이 도서관을 보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합니다. 역시 다케오시와 함께한 마쓰다 사장의 작품입니다.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물건을 판매하는 곳만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케이스이며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공간이 출현할 때 고객들은 적극 반응합니다.

마쓰다는 “사양 산업은 없다”라고 자신의 저서 ‘지적자본론’에서 주장했습니다. 쓰타야의 사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는 바로 창조의 관점입니다. 레드오션을 블루오션으로 만드는 혁신과 창조의 에너지,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이런 것들이 수반될 때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본지 패션비즈 창간 29주년 기념호에서는 ‘패션 이노베이터’라는 테마로 희망을 찾아보았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조용히, 그러나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창조의 에너지를 발휘하는 사람과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상 구석구석에 이런 이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우리도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본지 패션비즈는 언제나 변함없는 당신의 친구입니다. 감사합니다.

Editor-in-Chief  민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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