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텍스 · 보아테크놀로지 · 비브람
B2B → B2C로 소비자 직접 공략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0.01.05 ∙ 조회수 1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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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 부자재 파트너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자체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직접 기능과 퍼포먼스,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전달하고 친밀감을 쌓는 데 집중한다.


‘고어텍스’ ‘보아테크놀로지’ ‘비브람’ 등 대표적인 프리미엄 부자재 브랜드들이 탈(脫) 아웃도어에 이어 마케팅 방향을 B2B에서 B2C로 전환하며 소비자 직접 공략에 나섰다.

기능성 상품에 대한 신뢰를 높여 주던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패션 파트너’ 확장을 시작해 아웃도어부터 골프웨어, 남성복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더욱 적극적으로 소비자와 가까워지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인 이들의 총 매출 중 ‘패션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도 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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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아웃도어의 라이프스타일화가 빠르게 진행된 한국 시장만은 다르다. 시장 전환이 빠른 만큼 상품의 개발과 진화 속도도 남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국을 R&D 연구소 겸 디자인 스튜디오 그리고 마케팅 테스트 마켓으로 삼았다. 고기능 부자재를 만들어 주는 파트너로서 뒤에 감춰져 있던 이들이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단지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자체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직접 기능과 퍼포먼스,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전달하고 친밀감을 쌓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캐주얼, 여성복, 스트리트 브랜드와의 협업은 물론 앰배서더 직접 기용을 통한 홍보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패션브랜드 · 플랫폼 · 유튜브 등 B2C 마케팅 활발

아웃도어 기능 신뢰의 척도가 된 ‘고어텍스’가 특히 적극적이다. 이들은 지난해 글로벌에서는 아디다스오리지널 등의 컬처 브랜드, 국내에서는 디스이즈네버댓 · 이세(IISE) · 밀레 · 빈폴맨 · 빈폴레이디스 · 캠브리지멤버스 · 뉴발란스 등 스트리트부터 여성복 · 남성복까지 다양한 복종의 브랜드와 협업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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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코리아(대표 한경희)는 고어텍스의 사용처를 확대하고 소비자들에게 이를 인지시키기 위해 아웃도어와 스포츠뿐 아니라 골프웨어, 남성복, 여성복, 캐주얼은 물론 스트리트웨어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친근한 이미지의 앰배서더를 활용한 B2C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기능’은 물론 ‘라이프스타일’ 곳곳에 편안함을 선사하는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

마인드가 잘 맞는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기존에 손이 닿지 않던 소비층까지 본격적으로 공략 중이다. 대표적인 파트너가 아디다스오리지널스다.

지난 2018년 F/W부터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어 온 아디다스오리지널스는 스포츠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스트리트 감성의 패션 라인인 만큼 고어텍스가 지향하는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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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텍스, 디네댓 등 협업으로 영역 다각화 성공

특히 아디다스와 고어텍스는 기능성 의류 디자이너로 유명한 콘로이 나크티겔(Conroy Nachtigall)과의 오픈소스 컬래버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디다스오리지널스의 장식과 패브릭, 고어텍스 기술력에 콘로이 나크티겔의 디자인력과 노하우까지 3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한 상품을 제안한다.

국내에서는 JKND(대표 최종규 외 2인)가 전개하는 대표적 스트리트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과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들의 협업은 겨울 아우터 시장 경쟁에서 디스이즈네버댓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고어텍스에게는 기존에 만날 수 없던 소비층과의 접점을 만들었다는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소비자에게는 고어텍스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기존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로 만나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디스이즈네버댓 특유의 핏과 감성을 가진 팬츠, 플리스, 바람막이, 다운재킷, 글로브 등에 고어텍스가 갖고 있는 기술적 강점을 더한 상품은 색다른 니즈를 창출했다.

‘고어 = 아웃도어’ 이미지 깨고 가격 · 소비층 확장

고어코리아는 올 상반기에도 이 같은 협업을 이어 갈 예정이다. 실제로 지난 협업을 통해 ‘고어텍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어=아웃도어’의 이미지가 깨진 것이 가장 긍정적이고, 가격대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지고 소비 연령층이 넓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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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테크놀로지코리아(지사장 황상훈)는 단순 클로저 시스템에서 ‘핏솔루션’이라는 좀 더 진화된 기술을 제안하며 한국 시장에 맞는 B2C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다만 소비자와 친근해지기 위한 방식으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파트너가 되기보다는 가장 최상의 기술력을 제공하고, 그것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노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영역 확장 역시 직접 분야별 파트너를 찾아 그에 맞는 상품을 제작하기보다는 해당 분야에 맞는 최상의 기술력을 먼저 개발하고 파트너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7년 하반기에 개발된 ‘러닝 전용 보아시스템’이 있다. 뉴발란스와 언더아머가 개발에 참여한 이 신기술을 통해 아웃도어에서 스포츠 분야로 확장하면서 아식스라는 대형 브랜드를 파트너로 얻을 수 있었다.

‘보아핏 닷컴’ 플랫폼으로 전 세계 소비자 연결

또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웹사이트를 새로운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보아핏 닷컴’으로 개편하면서 전 세계에 있는 일반 소비자들이 수많은 상품에 적용돼 있는 보아핏시스템을 다양한 콘텐츠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보아의 주요 시장인 한국과 북미, 유럽, 일본, 중국의 고객을 한곳으로 집결시키려는 전략이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해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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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보아핏 닷컴에 접속해 아웃도어, 사이클, 골프, 러닝, 메디컬, 세이프티 등 10여 개가 넘는 다양한 영역에서 전 세계 300여 개 파트너사가 보아핏시스템을 적용해 제작한 주요 상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사용법을 영상과 이미지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링크를 통해 해당 브랜드 사이트의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각국의 언어 서비스는 기본이다. 보아핏 닷컴의 궁극적인 목표는 본사가 직접 케어하는 ‘디지털 평생 보증 서비스’다.

지난 18년 동안 진행해 온 서비스를 전 세계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웹사이트에 접속해 사용 중인 상품의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보아는 무상으로 수리 부품을 제공한다.

단순 클로저 시스템에서 ‘핏 솔루션’으로 진화

한국은 보아에게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다. 이들의 ‘글로벌 아웃도어’ 카테고리 중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시장 변화 속도에 대응하는 국내 브랜드들의 상품 개발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한국은 ‘테스팅 베드’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한 상품은 미국과 유럽의 파트너를 위한 상품 개발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도 한다. 미국, 오스트리아, 일본, 중국과 함께 전 세계 단 5개 지사에 한국이 포함된 이유다. 한국 지사는 이 같은 전략의 변화를 통해 지사 출범 2년 만에 의류와 잡화, 골프웨어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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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유튜브를 활용한 비브람의 기능 테스트 영상

‘신뢰의 노란 팔각형’으로 상징되는 ‘비브람’ 역시 국내에서 라이프스타일과 B2C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리앤손파트너스(대표 유경진)가 전개 중인 비브람은 현재 국내에 약 30개 브랜드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있다. 아웃도어는 기본, 골프웨어와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반경을 넓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중이다.

비브람, ‘유튜브 콘텐츠’로 소비자와 직접 소통

물이 묻은 얼음 위나 비로 축축하게 젖은 산길, 자잘한 자갈길 등 어떤 컨디션에서도 막강한 미끄럼 방지 기능을 발휘하는 비브람은 그야말로 신뢰의 상징이다. 다만 가격이 비싸고, 제작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파트너사들의 제작 일정을 맞추려면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비브람은 자신들의 기술력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2014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기술을 적용한 상품은 물론 제품 개발 과정, 테스트하는 모습 등을 공개해 왔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궁금한 사람들은 충분히 찾아보고, 놀라움을 느낄 수 있는 영상이 많다.

겨울철 얼음 위에서 탁월한 미끄럼 방지력을 발휘하는 ‘아틱그립’, 맨발처럼 편안한 슈즈 ‘후로시키’와 ‘파이브핑거스’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보여 주는 영상은 물론 암벽 타기나 트레일러닝 · 트래킹 · 사이클링 등 다양한 분야의 앰배서더의 모습을 통해 실질적인 활용 모습을 공유하기도 한다.

제작기간 긴 단점 소비자 신뢰도로 보완

현재 글로벌 비브람 매출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지만, 매년 규모는 확실히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니즈가 2016년부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기존의 파트너인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퍼포먼스 솔보다는 캐주얼이나 러닝화 솔의 사용 빈도를 높였고, 최근에는 벌커나이징 솔 등 스트리트 슈즈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에 기능을 입힌 솔 개발을 요구하는 브랜드도 생겼다.

미디어가 현재처럼 발달하기 전에는 패션 브랜드들도 소비자에 대해 일방적인 소통을 이어 왔다. 브랜드가 트렌드를 만들고 시장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그 반대다.

부자재 시장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직접 찾게 하면 브랜드들도 자연히 따라온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쇼잉(Showing)에 소극적인 국내 소재와 부자재 업체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면 한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0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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