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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r’s Note 힘내라! 패션 코리아!!!

Wednesday, Apr. 1, 2020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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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여인의 이야기(실화)입니다. 주름진 얼굴의 작은 여인 로즈는 87세에 대학생이 됐어요. 파파할머니인 로즈가 왜 그 나이에 특별한 학생이 됐을까요? “대학을 다니는 게 언제나 꿈이었어요. 드디어 꿈을 이룬 거죠.”  1년 동안 로즈는 캠퍼스의 아이콘이 돼 가는 곳마다 친구를 사귀었어요. 최고의 유명인사가 된 로즈에게 친구들은 학기말 모임에서 연설을 청했어요.

로즈는 강단에 올라서 수줍게 말했어요. “우리는 늙었기 때문에 못 노는 것이 아니고, 노는 것을 멈췄기 때문에 늙는 것입니다. 행복하게 지내는 것, 매일 웃고 유머를 잃지 않는 것, 성공을 거두는 것, 이를 이루고 싶다면 꿈을 가지세요. 꿈을 잃으면 죽은 것과 같아요. 꿈을 갖고 꿈에 도전하세요.”

웬 뜬금없이 ‘꿈’ 이야기인가 싶죠? 2020년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한국 패션 시장에 가장 절실하게, 가장 절절하게 필요로 한 것이 꿈을 꾸는 것, 꿈에 도전하는 것이라 생각돼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BTS’에 의해 K-팝이 전 세계 팝시장 1등을 거머쥐었고 ‘기생충’에 의해 K-시네마가 오스카상을 휩쓸며 세계 No.1 위치에 올라섰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K-메디컬 케어까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K-패션의 현주소는 어떠한가요? 왜 K-패션은 세계적 브랜드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걸까요? ‘BTS’의 성공 뒤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기생충’의 성공 뒤에는 CJ엔터테인먼트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이 있었습니다.

왜 K-패션은 이러한 역작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50조원 규모로 급성장한 한국 시장에 K-패션이 안주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빼어난 한국 소비자들의 패션에 대한 선호도가 지난 50년 동안 한국 패션시장의 고도성장을 이끌었으나 한국 패션 브랜드와 기업들이 여기에 안주하면서 ‘비이커 속의 개구리’처럼 되고 만 것이죠.  




코로나19로 인해 대다수 패션기업들의 1/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황금알을 낳던 거위’로까지 비유됐던 면세점 매출은 90% 넘게 급락했고요. 거의 쓰나미 수준인 셈이죠. 산전수전공중전을 겪은 고수들도 1997년 IMF 사태보다 더 힘들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라고요.

하지만 패션기업들이 이토록 힘들어하는 이유는 비단 코로나19만의 여파는 아닙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패션시장은 수년째 제로섬게임을 계속하고 있으니까요. 특히 국내 100대 패션기업들의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52시간제 근무와 가파르게 오른 최저 임금, 여기에 1973년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따뜻했던 겨울 날씨(2019년 12월~2020년 2월 기준) 등의 악재로 인해 지난해 실적 역시 최악의 성적표로 마감했지요.  

그야말로 한국 패션시장은 대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사회와 소비의 주체세력이 MZ세대로 바뀌면서 한국 패션산업의 역사가 새롭게 쓰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영학원리에 나오는 마케팅의 4P, 즉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판촉(Promotion)에 관한 접근 방식 역시 완전 바뀌었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화려한 겉포장보다는 진심과 진성성이 담긴 가성비 · 가심비 상품을 선호하고, 백화점과 대리점이 아닌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을 선호해요. 스타에 의존한 마케팅 방식보다는 인플루언서들의 SNS나 일반인들의 구매 리뷰를 더 신뢰합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잇는 Z세대들은 브랜드와 기업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까지도 염두에 두고 구매의사를 결정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가능패션과 온바일 쇼핑으로의 전이 속도는 더욱더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한국 패션기업들은 이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50년의 짧은 K-패션 역사로 패션 선진국이 보유한 수백 년의 문화코드를 뛰어 넘으려면 우리가 가장 잘하는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기능’과 ‘속도’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이는 K패션이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세상을 바꾸는 꿈을 가진 기업의 직원 업무 몰입도가 그렇지 않은 기업의 직원보다 3배 이상 높다고 하네요. 세상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한다는 고매한 사명과 목표가 탁월한 성취를 불러오는 것이죠. 이제는 소비자들도 세상에 이로움을 보태는 기업을 지지하고, 그들의 성공을 적극적으로 돕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패션기업들도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 멋진 꿈을 설계해야 하지 않을까요? 꿈을 잃으면 죽은 것과 같다는 로즈의 말처럼 우리에게는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할 꿈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실현 불가능한 거창한 꿈을 꾸자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도전해 볼만한 최선의 꿈을 꾸고 이를 차근차근 실행하다 보면 ‘BTS’ ‘기생충’ 같은 역작이 K-패션에서도 나오지 않을까요?  천만다행인 것은 최근 만난 꿈꾸는 젊은 기업들을 통해 K-패션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패션비즈의 창간 33주년 기념호 작업에도 그들이 희망의 불씨가 돼 주었어요. 그들에 의해 K-패션이 전 세계를 호령하는 그날을 손꼽아 기대해 봅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0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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