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현 로우로우 대표
    심플한 사고 & 능동적 액션... 가장 ‘나다움 실현’ 하는 Biz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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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1조회수 6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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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우로우는 군더더기없는 미니멀하고 담백한 브랜드이고자 한다. 라이프스타일을 뛰어넘어 즐겁고 행복한 트립웨어, 그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다. 편리함을 주는 도구로서 행복을 나눠 주는 친구 같은 브랜드 로우로우가 세계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이유다.


    서울 상수동의 한 건물, 벽돌 재질의 자유로운 그래피티가 눈길을 끈다. 안쪽 벽면과 바닥에 채워진 가방과 캐리어들 그리고 한쪽 벽을 가득 메운 책들…. 이곳은 다름 아닌 로우로우 건물이다. 로우로우는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최근 가방 · 안경 · 캐리어 등 내놓는 제품마다 완판 신화를 기록하며 일명 ‘개념 있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처음은 가방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슈즈를 론칭하며 로우로우 DNA릴레이를 이어갔다. 슈즈 가격의 경우 10만원을 상회하며 결코 저렴하지 않았지만 1만족 이상을 팔아 치우며 로우로우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추가 론칭한 아이웨어도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현재까지 40차 리오더를 넘어서며 제작했던 4만개를 완판해 낸 것이다.

    가방과 슈즈에서 이제 아이웨어까지, 로우로우의 어떤 점들이 고객들을 매료시켰을까. “어떤 것이든 저는 원조를 좋아해요. 뭐랄까요. 아무것도 가미되지 않은 가장 최초의 그것. 뒤에 이어 비슷한 것이 나오지만 처음 그것에 대한 철학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로우로우도 마찬가지예요. 많은 백팩 브랜드들과 캐리어 상품들이 있지만 저희만 만들 수 있는 가장 처음의 디자인과 생각을 전달하고자 합니다”라고 이의현 대표는 설명한다.

    슈즈 1만족 판매! ‘로우로우 DNA’ 통했다

    그의 패션 비즈니스에 대한 꿈은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발을 워낙 좋아했던 이 대표는 유명 브랜드 신발을 인터넷에 올리며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에 대한 재미도 있었고, 고객들과의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만들어내며 그만의 노하우를 쌓았다.

    처음 패션회사에 발을 디딘 곳은 리바이스코리아다. 이곳에서 인턴으로 시작한 그는 이후, 티지엠트렌드에서 브랜드 론칭 작업을 도왔으며 편집숍 ‘매그매그’로 이동해 기획팀장으로 활동했다. 브랜드 몇 곳을 거치며 크고 작은 경험치를 쌓아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2011년께다.

    브랜드 네임은 로우로우로 지었다. ‘RAW’는 생(生), ‘ROW’는 열(列)이다. 직역하면 본질을 판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날것의 반복, 그리고 본질을 지켜 나가며 무엇을 덧붙이기보다는 날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결국 가방의 본질인 기능성과 실용성에 집중하고자 했다. 장식이 아닌 ‘쓰임새’에 초점을 두어 이 브랜드의 철학을 만들었다.

    중국 일본 홍콩 등 글로벌Biz 네트워크 구축

    창업을 막 시작한 로우로우의 첫 작품은 12만9000원짜리 백팩이었다. 브랜드에 대한 홍보 하나 없고 판로도 갖춰지지 않은 낯선 시장에서 두려움은 잠시, 첫 작품은 2주만에 300개 판매를 기록했고,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시작한 지 1년 도 안돼 7000개를 판매하는 등 그가 신념을 갖고 풀이한 ‘로우로우다움’과 ‘기능성에 더한 활용도’가 그대로 적중했다.

    이후 판매처도 에이랜드 등 이곳저곳으로 확장되면서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광장시장에 2호점을 오픈하고 현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 독일 · 홍콩 등 12개 지역에 체인망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로우로우는 꾸미지 않아요. 화려하지도 않죠.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를 가장 잘 나타내고 표현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예뻐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활용도를 익혀갈 때 고객들의 즐거움이 더욱 컸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히트 비결에 대해 이 대표는 “꾸미지 않아요. 화려하지도 않죠.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를 가장 잘 나타내고 표현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예뻐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활용도를 익혀갈 때 고객들의 즐거움이 더욱 컸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로우로우는 다양한 가방을 판매하고 있지만 정작 쓰는 소비자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로우로우와 접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브랜드의 의미를 명쾌히 풀이한다.


    “컬래버요? 저희는 매일매일 컬래버해요.”

    최근 브랜드 간 컬래버레이션이 붐이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컬래버는 달랐다. “저희는 매일같이 컬래버를 하고 있어요. 저희 제조사들과 말이죠. 굳이 다른 브랜드들과? 물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저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저희 제조사들과 꾸준히 새로운 상품에 대해 연구 ·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컬래버레이션이 있을까요?” 이 대표는 협력업체와 지속적인 소통으로 제품을 만들고 품질을 개선해 왔다고 강조한다.

    이어 그는 “제조하는 분들이 없었다면 저희도 없었을 테니까요. 제가 세상에서 정말 존경하는 분들입니다. 오롯이 한 길을 걸어온 장인들, 그분들과의 소통 속에서 상품의 깊이가 더해지는 것을 확신합니다”라며 생산자와 공급자가 얼마나 중요한 관계인지,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좋은 브랜드가 탄생된다는 것을 피력한다.

    이러한 그의 생각들은 현장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협력업체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가장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오고 있다.

    즐겁게 일을 하는 것, 그리고 상생하는 것

    지난 2017년 이 대표에게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일본 브랜드 ‘무인양품’ 콘퍼런스에 초대받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가나이 마사아키(金井政明) 무인양품 회장을 만났다. 오니시 가쓰시(大西克史) 무지코리아 대표가 가나이 회장에게 로우로우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그의 뮤즈였던 무인양품, 그리고 가나이 회장과의 만남은 그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무인양품은 연매출 3조억원 규모의 생활용품 분야 대표 글로벌 기업이다. 이곳 콘퍼런스장에서 이 대표는 로우로우의 창업 스토리를 발표했다. 이후 무인양품 디자인팀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졌다. 또한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등으로 영역확장에도 탄력이 붙을것으로 보고있다.

    패션을 좋아하는 그가 어패럴을 선택한 이유는 흥미로웠다. “의류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매우 빠르며, 심지어 하면 할수록 어려운 종목이었어요(웃음). ‘이것이 좋다’가 아니라 ‘이래서 좋다’를 만들어 내고 싶었죠. 예를 들어 물과 금 어떤 것을 택하겠냐고 물었을 때 대부분 금을 택하겠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금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물은 없어서는 안 되는… 로우로우의 비즈니스의 정신입니다”





    로우로우는 보태지 않고 군더더기없는 미니멀하고 담백한 브랜드이고자 한다.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즐겁고 행복한 트립웨어, 그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다. 재해석이 아닌 올바른 해석으로! 편리함을 주는 도구로서 행복을 나눠 주는 친구 같은 브랜드 로우로우가 세계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이의현식 패션 비즈니스가 어떻게 세상과 소통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0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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