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디퓨전 브랜드* 사라진다

정해순 객원기자 (haesoon@styleintelligence.com)|16.03.01 ∙ 조회수 2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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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 11월 「버버리」는 그동안 3개의 브랜드로 분리해서 진행하고 마케팅하던 것을 이제는 「버버리」 이름 아래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할 것을 발표했다. 이로써 캣워크 컬렉션으로 발표하는 톱엔드 상품 라인인 「버버리프로섬(Burberry Prorsum)」, 캐주얼 라인인 「버버리브릿(Burberry Brit)」 그리고 이 두 라인의 사이에 자리 잡는 「버버리런던」 등 서브 브랜드의 구분은 2016년 말부터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 3월 LVMH가 「마크제이콥스」의 디퓨전 브랜드인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를 메인 라인으로 흡수한 것과 같은 흐름으로 보인다. 이러한 안티 디퓨전 브랜드의 트렌드는 지난 2012년 「돌체앤가바나」가 「D&G」를 중단한 것을 기점으로 럭셔리와 패션하우스에 급격히 퍼지고 있는 전략이다.

액세서블 럭셔리(가격 측면에서 럭셔리와 컨템포러리 사이에 포지셔닝)인 「마이클코어스」 역시 「코스바이마이클코어스」를 포기했으며 「케이트스페이드새터데이」도 단순하게 「케이트스페이드」로 통일됐다. 「DKNY」는 거꾸로 메인 라인이 중단되고 디퓨전 라인이 메인 라인으로 올라서는 등 한때 유행처럼 번진 럭셔리 부문의 멀티 브랜드화는 사라지는 경향을 보인다.

「마이클코어스」 「케이트스페이드」도 가세
럭셔리 패션과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이 메인 라인 대비 대중적인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서 시작된 것이 디퓨전 브랜드다. 시그니처 라인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포지셔닝함으로써 연령이나 구매 파워 면에서 좀 더 광범위한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이다. 디퓨전 브랜드를 통해 일반적으로 메인 라인을 구매하지 못하는 소비자로 대상 고객을 넓히고 이들로부터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만들어 내면서 궁극적으로 고가의 메인 라인 상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 디퓨전 브랜드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의 시각에서 보면 디퓨전 라인의 의미는 시그니처 라인(메인 라인)의 인기와 이미지를 빌려서 만든 저렴한 상품을 대량 판매함으로써 최대한의 이익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메인 라인보다 낮은 가격대로 포지셔닝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원단의 퀄리티를 타협하거나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게 된다.

결국 베이직하거나 캐주얼한 상품군을 많이 포함하게 되며 심지어는 브랜드 로고 등을 사용해서 브랜드의 명성과 인지도를 최대한 이익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디퓨전 브랜드다. 브랜드에 따라 디퓨전 브랜드를 인하우스에서 운영하면서 메인 라인과 나란히 리테일과 홀세일을 통해 디스트리뷰션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많은 경우 디퓨전 브랜드는 대형 의류 제조사가 라이선스권을 획득해 진행하면서 메인 라인과는 별도로 운영되고 유통되기도 한다.

디퓨전 브랜드의 의미는 시장과 수익 확대?
1966년 이브 생 로랑이 쿠튀르의 메인 라인 「이브생로랑」 외에 기성복인 「이브생로랑리브고슈(Rive Gauche)」를 론칭한 것을 시작으로 보는 디퓨전 브랜드는 패션에서 혁명적인 변화였다. 특히 1980년대 경제 붐을 바탕으로 「베르사체」 「도나카란」 「아르마니」 등의 슈퍼 디자이너들은 「베르수스」 「DKNY」 「엠포리오아르마니」 등의 디퓨전 라인을 론칭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럭셔리와 하이스트리트를 잇는 새로운 선택 대안을 제공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분위기지만 비교적 낮은 가격대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면서 디퓨전 브랜드는 패션 하우스의 머스트 해브로 자리 잡게 됐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도 「CK」 「D&G」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 등의 디퓨전 라인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디퓨전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은 럭셔리 패션 비즈니스의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메인 라인의 위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하이엔드 브랜드 이미지를 희석시키지 않으면서 럭셔리 브랜드에 필요한 수익을 만들어 주는 디퓨전 컬렉션은 실로 최고의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었다. 메인 라인으로 도달할 수 없는 새로운 고객을 개발하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고객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메인 라인과 그 아래에 세컨드 라인을 운영하는 것은 최근까지만 해도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 경영방식이었다.

컨템포러리와 액세서블 럭셔리, 디퓨전 시장 잠식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디퓨전 브랜드의 인기와 기능에 대해 패션 하우스들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2010년을 전후로 액세서블 럭셔리(가격대로 럭셔리보다 저렴한)와 컨템포러리 패션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과거 디퓨전 브랜드들이 독점하던 럭셔리와 하이스트리트 사이의 시장이 붐비기 시작하며 디퓨전 브랜드들은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리게 됐다.

「마이클코어스」로 대표되는 액세서블 럭셔리 브랜드를 시작으로 어드밴스드 컨템포러리(「필립림」 「알렉산더왕」), 컨템포러리(「토리버치」 「띠어리」 「코치」 「산드로」 「마쥬」) 등 현재 가장 붐비는 시장에 디퓨전 브랜드들이 겹치게 된 것이다. 기존에는 「루이비통」 같은 럭셔리 브랜드와 「자라」 같은 하이스트리트 브랜드 사이에는 디퓨전 브랜드만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제 이 영역으로 컨템포러리와 액세서블 럭셔리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이러한 경쟁이 없던 1990년대에 성장한 디퓨전 브랜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 그 입지가 어려워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 & 로 트렌드 믹스 · 온라인 시장 확대로 영향
소비자가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럭셔리, 디자이너, 하이스트리트 등으로 자신의 선택 대상을 한정하지 않는다. 또한 하이엔드와 저렴한 아이템을 믹스하는 하이/로의 경향이 일반화하면서 메인 라인과 디퓨전 브랜드의 공존은 큰 의미가 없다.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스타일과 패션에 대해서 잘 알고 자신감 있는 소비자들에게 디자이너 브랜드의 디퓨전이라는 이유만으로 구매욕을 자극하기는 어렵다.

가격과 스타일 면에서 엄청나게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가 넘치는 온라인에서 다양한 정보와 스타일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고 온라인 숍에서 무엇이든 구할 수 있는 고객들에게 복수의 브랜드가 유사한 브랜드 이름으로 제공되면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뿐이다.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와 아이덴티티를 만들기는 어렵다. 특히 컨템포러리가 밀집한 시장에서 디퓨전은 가격의 매력도 없고 「H&M」 등 패스트패션이 디자이너 브랜드와 적극 콜래보레이션하는 상황에서 스타일로 어필하지도 못한다. 이제 디퓨전은 비싸면서 매력 없는 옷으로 전락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H&M」 등 패스트패션, 디자이너 콜래보 활성화
디퓨전을 운영하던 럭셔리 패션 하우스들은 이 저렴한 라인을 메인 브랜드에 편입시키고 있다. 서브 브랜드도 없애고 디퓨전도 흡수해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동시에 가격대를 넓게 운영함으로써 기존의 디퓨전 포지셔닝을 메인 브랜드에서 커버하게 된다.

이처럼 하나의 브랜드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루이비통」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은 향수와 키 링 같은 저렴한 아이템부터 몇천만원의 악어가죽 핸드백에 이르기까지 가격구조(price architecture)를 폭넓게 가져가는 상황이다. 이는 「샤넬」도 마찬가지다. 헤어 액세서리 같은 비교적 비싸지 않은 상품부터 가격대가 시작된다.

하나의 브랜드를 운영한다고 해서 디퓨전이 대표하던 저렴한 가격대의 상품과 젊은 고객을 포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더욱 어필하게 된다. 기존에 진행하던 가격대와 카테고리를 메인 라인 안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는 훨씬 업그레이드된다. 「마크제이콥스」의 CEO에 의하면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는 없어졌지만 그 브랜드에서 커버하던 가격대와 상품들을 「마크제이콥스」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럭셔리 패션 하우스, 강력한 원 브랜드로 선회
지난 몇 년간 럭셔리 패션 부문에 불고 있는 브랜드 통합의 바람은 이제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메인 라인 컬렉션을 선두에 내세우고 나머지 브랜드들과 라인들을 정리하는 패션 하우스들이 늘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운영을 효율화하는 한편 고객에게 좀 더 명료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어필하게 된다.

멀티 브랜드 운영하에서는 디퓨전이나 서브 브랜드를 위해 메인 라인과 별도의 디자인팀 및 운영팀을 두게 된다. 또한 캣워크쇼와 광고, 매장을 따로 진행하는 비용 구조로 운영했다. 따라서 브랜드가 통합되면 그 운영 구조가 단순해지고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비용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고객들은 여러 개의 서브 라인이나 디퓨전 브랜드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멀티 브랜드일 때는 자신이 맞는 라인을 선택했는지 브랜드의 정수가 제대로 들어 있는 라인인지 혼란스럽고 심지어는 짜증스러울 수 있지만 한 브랜드하에서는 구매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단일 브랜드 통합→ 비용 절감→ 이익과 파워 향상
럭셔리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단일 브랜드로 움직이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익을 늘리고 브랜드의 파워를 강력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버버리」 같은 대형 럭셔리 브랜드가 하나의 브랜드 내에 다양한 가격대와 타깃의 상품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현하느냐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그동안 전통적으로 디자이너와 컨템포러리, 디퓨전으로 브랜드를 구분하던 백화점들은 과연 단일화된 브랜드를 고객에게 어떻게 제안할 것인가 역시 지켜봐야 할 문제다. 하지만 럭셔리 이미지로 럭셔리는 물론 컨템포러리까지 커버하겠다는 전략은 디퓨전 브랜드의 종말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통합은 인터넷 시대와 스마트한 소비자에 대응하는 럭셔리의 진화다.


「D&G」 중단한 「돌체앤가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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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9월 2012 S/S시즌 캣워크 쇼를 마지막으로 「돌체앤가바나」는 젊고 저렴한 디퓨전 브랜드인 「D&G」를 중단했다. 당시 도메니코 돌체(Domenico Dolce)와 스테파노 가바나(Stefano Gabbana)는 “다음 시즌부터 「D&G」는 「돌체앤가바나」에 흡수될 것이고 이를 통해 「돌체앤가바나」의 컬렉션은 더욱 강력하고 에너지가 넘치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가 시작한 때(아이디어가 충만한)로 되돌아가는 것과 같다”고 발표했을 뿐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패션계가 그 논리적인 배경을 궁금해했다.

1994년 론칭해 연매출 약 5300억원으로 성장한 가장 성공적인 디퓨전 브랜드의 하나인 「D&G」의 중단에 대해 전문가들은 「돌체앤가바나」의 전략적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젊고 융통성 있는 「D&G」는 바이어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렸지만 메인 라인과 상생하기보다는 서로의 매출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D&G」의 저렴한 상품이 메인 라인인 럭셔리 브랜드의 이미지에 해가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돌체앤가바나」는 더욱 하이엔드로 포지셔닝하게 됐고 이는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이 유사한 전략을 운영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단일 브랜드로 가는 「버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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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는 그동안 운영하던 「버버리프로섬」 「버버리런던」 「버버리브릿」 세 브랜드를 「버버리」로 통합해 브랜드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CEO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브랜드 단일화에 대해 “앞으로도 현재 있는 상품만큼 방대한 레인지의 상품을 제공할 것이다. 세 라인은 모두 「버버리」라는 이름으로 통합되는 것뿐이고 계속해서 럭셔리 브랜드인 「버버리」의 일부다”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단일화를 통해 고객들은 더욱 쉽고 좀 더 직관적으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생산적이고 더욱 효율적인 비즈니스로 만들 것을 자신한다는 것이다. 「버버리」 여성복과 남성복은 모두 통합화를 거쳐 올해 말까지 「버버리」로 단일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소비자들은 실제로 「버버리」에 이렇게 가격과 타깃별로 다른 브랜드가 있는지 모르고 있을 뿐더러 온라인에서는 모두 「버버리」라는 하나의 사이트에서 팔리는 등 글로벌 고객에게 여러 이름의 분리된 라인은 사실상 그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레인지의 규모나 가격 믹스 등의 변화는 없을 것이며 현재 있는 「버버리브릿」 매장은 「버버리」 매장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또한 생산, 디스트리뷰션, 물류 및 운영 등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동안 브랜드별로 분리돼 있던 디자인팀도 통합할 계획. 모든 레인지는 「버버리」의 이름으로 제공되지만 콘셉추얼한 캣워크 컬렉션(프로섬)은 행 태그 컬러로 구분하게 된다. 일반 레인지가 트렌치코트 컬러인 베이지 바탕에 검은색 글씨인 것과 달리 캣워크 컬렉션은 골든 베이지에 검은색 글씨가 될 것이다.

그동안 「버버리」는 가장 앞서가는 패션을 보여 주는 「버버리프로섬」 라인을 캣워크에서 발표했으며 가장 고가의 레인지로 볼 수 있다. 「버버리런던」은 「버버리프로섬」과 「버버리브릿」의 중간에 위치하며 패션성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것이 특징으로 사무실에서 입을 수 있는 스마트한 스타일이다. 「버버리브릿」은 가장 저렴하고 캐주얼한 것이 특징으로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라인이다.


메인 브랜드가 된 디퓨전 브랜드… 「DK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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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자인 도나 카란이 지난해 6월 자신의 브랜드를 떠나자 오너인 LVMH는 DKI(도나카란인터내셔널, 메인 라인, 「DKNY」, 라이선스 포함) 중 메인 라인인 「도나카란」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컨템포러리 라인 「DKNY」를 업데이트한다고 밝혔다.

현재 「퍼블릭스쿨」의 디자인 듀오 맥스웰 오스본과 다오이 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DKNY」를 「토리버치」나 「알렉산더왕」 「래그앤본」과 경쟁하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적극 개발 중이다. 이처럼 하나의 브랜드(여기서는 디퓨전 브랜드)에 집중하는 것이 최근 럭셔리 브랜딩으로 보인다.

1980년대 커리어 여성을 위한 모던 워드롭을 제안해 세계적인 디자인 하우스를 건설한 도나 카란은 DKI의 헤드 디자이너직을 그만두고 「어번젠(Urban Zen)」에 집중한다고 한다. 2007년 론칭한 「어번젠」은 의류, 잡화, 주얼리, 홈 데코레이션, 뷰티 상품을 제공하며 도나 카란 개인의 관심을 반영하는 프로젝트다.


디퓨전 브랜드 흡수… 「마크제이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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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의 단일 브랜드화 발표가 있기 8개월 전인 2015년 3월 마크제이콥스사는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를 메인 라인인 「마크제이콥스」로 흡수한다고 발표했다.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는 전체 「마크제이콥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데다 브랜드를 리뉴얼하기 위해 케이티 힐리어(Katie Hillier)와 루엘라 바틀리(Luella Bartley)를 기용한 지 몇 시즌 되지 않아 나온 뉴스라 패션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CEO 시배스천 술(Sebastian Suhl)은 이제 사람들은 가격의 높고 낮음의 구분 없이 쇼핑하고 있다면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레인지를 가격에 따라 다르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브랜드로 흡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품 레인지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명확한 목소리와 미학으로 상품을 통일하고 궁극적으로 상품 제공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보는 기업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마크제이콥스사가 향후 2~3년간 브랜드를 재정비하기 위한 출발로 보인다. 이에 대해 통합을 빌미로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를 없앴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디퓨전 라인이 메인 라인보다 커지면서 메인 라인인 「마크제이콥스」의 럭셔리 이미지가 흔들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디퓨전 라인을 없애고 대신 메인 라인을 통해 럭셔리부터 컨템포러리까지 커버하겠다는 것. 「D&G」를 없앤 「돌체앤가바나」처럼 「마크제이콥스」를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로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은 모기업인 LVMH가 지휘하는 변화로 보인다. LVMH는 마크제이콥스사의 지분을 2013년 1/3에서 현재 80%으로 늘렸고 새로운 CEO를 임명했다. 「마크제이콥스」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그동안 경영을 담당한 로버트 더피(Robert Duffy)는 이제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현재 마크 제이콥스와 함께 각각 10%의 지분을 소유한다.

디퓨전 라인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는 지난 2001년 론칭했으며 메인 라인과 함께 80개국에서 200개의 리테일 매장을 운영한다.


*디퓨전(diffusion) 브랜드 : 말 그대로 브랜드를 확산시키기 위한 콘셉트다. 메인 라인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고 타깃은 젊으며 디자인은 좀 더 단순하고 캐주얼한 것이 특징이다. 세컨드 라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초기에는 브리지(bridge)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는 소비자가 디자이너 브랜드로 건너오기 위한 통로가 된다는 의미. 메인 라인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디퓨전 브랜드로 수익을 만드는 것은 그동안 럭셔리와 디자인 하우스에서 전통적인 비즈니스 구성방식이었으나 최근 여기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디퓨전 브랜드로는 「DKNY」 「엠포리오아르마니」 「베르수스」 「모스키노칩앤시크」 「레드발렌티노」 그리고 「비비안웨스트우드」의 「앵글로마니아」 등이 있다.




**패션비즈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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