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엔 프라치나* 패션 마켓 주목

조태정 객원기자 (fashionbiz.tokyo@gmail.com)|15.10.12 ∙ 조회수 1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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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시장 '멋진 중장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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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로 불리는 일본 시장은 시니어 마켓에 대한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일본의 60대는 약 1800만명(일본 총무성 조사 결과, 2014년 3월)으로 다른 어떤 세대보다도 인구가 많다. 특히 이 세대는 가처분소득이나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영 마인드의 시니어층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계속 성장하고 있는 이 시니어 마켓에 패션업계는 물론 비즈니스적인 부문에서 크게 주목하고 있다. 시니어 패션시장 규모는 3조엔 이상으로 추정돼 어마어마한 규모다. 특히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진 현재의 시니어층은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액티브하고 적극적이며 패션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이로 인해 백화점을 비롯 통신판매회사, 양판점까지 일본 유통기업들이 시니어 마켓 개척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한다.
이렇게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모두가 주목하지만 실제 이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어패럴기업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틈새를 유통기업들이 활발히 공략하고 있다. 유통기업들은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영 마인드의 시니어층을 위한 MD 구성과 PB 론칭, 각종 서비스를 무기로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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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시장의 반은 시니어 마켓? 영 마인드로 변화 중
2013년 11월 일본 정부가 2인 이상 가계의 소비총액을 조사, 발표했다. 결과를 보면 65~69세의 소비총액은 전년비 8.3% 증가, 전 세대의 증가율과 비교하면 총 2.1% 증가했다. 60세 이상 세대의 소비총액은 일본 전체 소비총액의 46.6%를 차지하는데, 즉 일본 시장의 약 절반을 60세 이상이 소비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이렇게 시니어 마켓 전체가 성장하는 가운데 시니어층의 중요한 특성은 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것이다. 일본 내각부(행정기관)에서 실시한 고령자의 경제 활동에 관한 의식 조사에 따르면, 돈을 쓰고 싶은 곳에 해당하는 부분을 고르라(3개까지 복수 응답 가능)는 질문에 대해 패션에 관심이 있어서 ‘옷을 사고싶다(의류 제품 구입)’라는 대답을 보면 5년 전과 비교해 1.6배 증가했다.(시니어층 경제 생활에 관한 의식 조사 결과 도식 참조)
특히 단괴 세대*를 중심으로 한 60대 전 · 후반은 아직 경제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아 소비에 대한 욕구도 높다. 시니어 세대는 1960년대의 미니스커트나 아이비 룩, 1970년대에는 데님, 1980년대에는 버블을 경험했고 20대 때에는 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이들은 시니어 세대가 되어서도 패션에 대한 소비 의욕이 왕성하다. 그중에서도 여성은 모임이나 경조사 참여, 영화나 연극 관람 등 옷을 잘 입어야 하는 장소에 갈 기회가 많아, 퇴직하면 슈트를 입을 기회가 적어지는 남성보다 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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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행사 참여 등 패션에 관심 많은 실버 여성
이런 배경도 있어 패션업계는 60세 이상의 일명 ‘시니어’ ‘프라치나 세대’라고 불리는 여성들을 아주 뜨거운 시선으로 주목한다. 하지만 일본 어패럴기업들은 이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는 유통 쪽에서 훨씬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고객들에 대한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의 니즈에 맞춘 서비스 요소를 개선하면서 진화해 가고 있다.
많은 상업시설이 존재하는 신주쿠 지역에서 시니어층 고객을 타깃으로 성공한 대표적 백화점이 게이오 백화점 신주쿠점이다.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시니어 고객층에 맞는, 시니어층의 시점에서 본 매장 인테리어와 동선을 단행해 지금은 시니어 최고의 백화점으로 자리 잡아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상품이나 MD 관점에서 보면 20~30대 여성 바이어나 디자이너를 기용해 같은 세대의 여성들이 자신의 어머니와 같이 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상품 개발 콘셉트는 이런 감각을 기준으로 젊은 세대의 유행을 반영하면서도 연령에 따른 체형 변화를 고려해 40~50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를 론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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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오 신주쿠 百, 시니어 마켓 PB상품 개발 최고
대표적인 브랜드는 「트라이앵글」 「온리마켓게이오」 등 PB(프라이빗 브랜드)로 이는 다른 어떤 일본 백화점보다도 빨리 도입해 전개해 온 브랜드다. 중·장년층을 중시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타 백화점보다 비교적 너무 젊지 않은 점원을 많이 배치한 것이다. 또 고객 정보 수집은 물론 정보 시스템을 활용해 고객별로 구입한 건에 대해 감사 편지를 발송하고, 상위 고객층에게 보내는 안내장은 추천 상품이나 이벤트 정보 소개 등에서 아주 세밀하게 대응한다.
4층에는 중 · 장년 여성이 여성복 플로어 한곳에서 휴식할 수 있는 테이블을 설치하고 다른 백화점보다 큰 피팅룸을 만들었다. 전신을 다 볼 수 있는 파우더 룸 코너도 마련하고, 화장실 설비도 시니어층이 이용하기 편하게 완벽하고 세밀한 부분까지 궁리해 고급스러운 느낌보다 방문했을 때 편안한 매장 환경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여성 구두 매장은 약 20명의 슈즈 피터라는 역할의 판매원을 배치하고 ‘3D 자동 발 측정기’로 자신의 발에 맞는 사이즈와 형태의 슈즈를 골라 주는 서비스도 실시한다. 여성복 매장은 시니어층의 딸 정도 되는 판매원을 배치해 마치 딸이 같이 쇼핑하면서 봐 주는 듯한 접객을 하는데 이 ‘딸 같은 접객’은 아주 호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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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같은 접객’ 호평 차별화 백화점으로 우뚝
이런 결과, 이미 10년 전부터 65세 이상 고객이 플로어의 63%를, 50대 이상의 고객은 86.5%를 차지한다 최근 2014년 매출 약 861억 엔이라는 게이오 백화점 매출의 약 70%는 50대 이상이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게이오 백화점 사장 인터뷰 기사에서 발췌하면 “실제 목표는 현재의 중심 고객(60대 이상)보다 젊다. 40대 후반~50대의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美’와 ‘건강’을 중점으로 이 세대에 맞는 생활 감각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안하는데 특히 시니어층 중에서도 단괴 세대는 더 행동 중심적이며 적극적이다. 스포츠 관련 매장도 늘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게 대응하고 있으며 이때 중요한 것은 한번에 바꾸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게이오는 주변의 이세탄 신주쿠 본점, 오다큐 신주쿠점, 다카시마 신주쿠점 등 경쟁 백화점보다 매장 면적이 좁음에도 경쟁이 심한 신주쿠 지역에서 꾸준히 자신만의 강점을 지키며 살아남았다. 매장 면적이 훨씬 넓은 다카시마 신주쿠점보다 매년 매출이 높은 것은 시니어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결과다.

이세탄 시니어 타깃 여성 브랜드 「메종더우먼」
미쓰코시이세탄의 경우 작년 4월 60대 전후 여성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브랜드 「메종더우먼」을 론칭했다. 미쓰코시이세탄이 이 브랜드에 붙인 브랜드 카피 문구는 ‘액티브한 성인 여성이 입었으면 좋겠다’, ‘많은 패션 경험을 통해 패션이나 취미, 배움, 많은 감정을 경험한 패션 감도가 높은 성인 여성을 위한 브랜드’라는 설명도 함께 붙였다.
실제로 디자인 면에서부터 여러 가지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예를 들어 스커트는 상하 플리츠의 수를 면밀히 계산해서 걸을 때 스커트의 실루엣이 아름다워 보이게 한다.
실용적인 면으로는 여행 갈 때나 회식, 모임 장소에 가서 앉았을 때 주름이 많이 생기지 않는 원단을 개발한다. 허리 부분의 뱃살이 신경 쓰이는 점을 위해서는 허리 주변에 개더 효과를 주어 날씬해 보이게 하는 식으로 디자인을 개선해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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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 여성 라이프스타일 맞춰 디자인 고안
종아리를 가리는 길이에, 복부에는 고무를 넣어 입었을 때 편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시니어층의 니즈를 고려해서 궁리한 디자인을 고안해 시니어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체형에 맞춘 형태의 옷을 제안한다. 또 원단 선별부터 봉제까지 일관되게 미쓰코시 이세탄이 직접 진행하는 이세탄 오리지널 브랜드의 상품으로 만들어 코스트가 절약된다.
중심 가격대는 원피스가 6만엔(약 60만원) 정도로 가격 대비 품질 좋은 상품을 제공해 인기를 얻고 있다. 작년 목표는 8500만엔(약 7억8000만원)으로 설정해 목표를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고객이 늘고 판매가 늘면 점차 다른 점포에도 전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이마루 교토점도 지난 2012년부터 플로어를 개설해 60~70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 「마담셀렉션」을 론칭했다. 플로어 구성도 리뉴얼해 넉넉한 공간에서 쇼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고 다이마루 백화점 중 타 매장과 비교하면 미세스 브랜드 수를 많이 늘린 MD로 구성했다. 플로어 곳곳에 쇼핑 도중에 휴식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의자를 두고 2~3명이 같이 편하게 앉아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설치했다. 피팅룸도 기존보다 1.5배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의자도 놓고 손잡이를 설치했다.

즐거운 쇼핑 장소 제공하는 다이마루 백화점
또한 지식이나 배움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시니어층을 위해서 일본 차의 매력을 알 수 있는 강좌나 선물 포장 체험 레슨 등도 실시한다. 좀 더 백화점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고 넉넉한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해 패션은 물론 고객이 왔을 때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예로 카탈로그 통신판매 대기업 닛센(NISSEN)은 70대 모델만을 기용한 패션쇼를 여는 등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상품을 늘리고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주로 20, 30대 스타일의 카탈로그를 중심으로 판매하던 닛센은 2012년부터 기존 사업 전략을 전환, 60~70대를 타깃으로 한 패션 카탈로그 창간을 시작으로 시니어 마켓에 본격적으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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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 통신판매업체 닛센, 6070 타깃 선회
닛센의 광고기획팀 오다 가즈히로 씨는 “지금 시니어층은 기존의 특징 없고 지루한 색상이 많은 시니어 패션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핑크나 라벤더 컬러 등 밝은 색상은 물론 한 스타일에 10가지 색상을 전개하는 컷앤소를 발매하는 등 상품 수를 늘렸다. 카탈로그는 약 100만부 이상 배포했으며 그 결과 매출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캐주얼 패션으로 시니어 마켓의 셰어를 겨냥한 종합슈퍼(GMS)도 눈에 띈다. 이온은 디자이너 시마다 준코 씨를 기용해 시니어 여성을 대상으로 하이 패션 브랜드 「하트2」라는 브랜드를 전개하며 동시에 70대를 위한 캐주얼 여성복 PB인 「톱밸류셀렉트」도 전개한다.

이온, 시마다 준코와 PB 「톱밸류셀렉트」 도전
3년 전부터 개최해 온 이온 ‘그랜드 제너레이션(GG) 컬렉션’은 전시회 스타일로 작년에 도심으로 장소를 옮겨 약 5만1000명이 집결했다. ‘액티브 시니어’라는 콘셉트의 전시회형 이벤트인 GG컬렉션은 이온 그룹 외 14개사와 자치단체 3사를 포함해 과거 최다 61개의 부스가 출전했다. 이온몰 마쿠하리 신도심점과 근접한 대형 전시장 마쿠하리메세에서 개최해 이온몰 매장과 연동한 기획으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온 PB 「톱밸류셀렉트」는 문화복장학원과 연계해 시니어 여성의 3차원 체형 데이터를 분석, 수집해 패션 감도가 있으면서 입었을 때 편한 브랜드 「비아스」를 론칭해 선보였다. 이는 70대 미세스층을 타깃으로 보디부터 문화복장학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웨어 브랜드다. 소재는 교토의 염색 기술을 활용해 아주 섬세한 플라워 프린트나 니트를 생산하는 원단을 사용했으며 니가타 지역에서 니트를 생산해 지역 산업과 연계하며 지역 산업의 활성화도 함께 모색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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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 전시회 마케팅 ‘그랜드 제너레이션 컬렉션’도
매월 15일을 ‘GG 감사 데이’로 설정해 55세 이상 이온 카드를 가진 사람에게 5%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고객 데이터를 관리한다. 이온 그룹의 오카자키 소우이치 전무는 “일본은 앞으로 더욱 고령화사회로 진행될 것이다. 정부의 가계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소비액은 전체의 47%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G 컬렉션’은 새롭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제안으로 향후 소비 트렌드를 변화시켜 시니어층으로 시프트할 체제를 가속화한다. 시니어 관련 브랜드의 2014년도 매출은 20억엔으로, 올해는 매출 30억엔을 목표로 한다.
이런 어패럴 각 사의 시니어형 상품 확충은 단괴 세대의 소비 의욕을 더욱 불러일으켜 이 세대의 소비총액이 점차 증가하며 연속으로 상응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멋 부리기를 즐기는 시니어 세대의 관심도는 더욱 높아져 시니어 마켓이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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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치나 세대 : 일본의 대표 작가 와타나베 준이치가 만든 조어로 그의 에세이 ‘성숙혁명’에 나온 실버 세대를 뜻하는 말이다. 실버 세대라는 말 대신에 건강하고 액티브한 중 · 장년층을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프라치나’란 플래티나(Platina)라는 영어 단어의 일본식 발음. 백금이라는 의미다. 실제 시니어 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단어는 ‘실버’라는 수수함의 의미가 있는 색상보다 퇴색하지 않고 오랫동안 계속 빛난다는 의미로 쓰인다.

*?단괴 세대 : 1947~1949년에 태어나 문화적인 면이나 사상적인 면에서 많은 것을 공유하는 전쟁 후 세대. 제1차 베이비붐 세대라고도 한다. 일본 경제사 속 제2차 세계대전 후의 고도 경제 성장, 버블 경기와 ‘잃어버린 20년’을 시작했고 그러한 격변의 시대를 모두 경험했으며, 일본 사회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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