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모델, 패션계 뉴 스타로?

이영지 객원기자 (yj270513@gmail.com)|15.07.13 ∙ 조회수 7,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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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디디온(Joan Didion), 80세의 나이로 최신 「셀린느」 광고 캠페인의 뮤즈로 활약. 71세의 조니 미첼(Joni Mitchell), 「생로랑」의 뮤즈로 포즈를 취하다! 그리고 91세의 패션 아이콘 아이리스 아펠(Iris Apfel), 「알렉시스비타」 주얼리를 빛낸 주인공…. 시니어 여성들이 패션계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다? 이런 현상이 일시적으로 반짝하는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인가?

“어떤 이들은 파리지애니즘(?)이라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최근 패션 브랜드들의 캠페인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시니어들이 활약하는 추세다”라고 스트리트 캐스팅을 전문으로 2004년에 설립된 ‘캐스팅오피스’의 대표 브라이스 콤파뇽은 평했다. 명함 하나로 길거리 캐스팅을 시작한 그는 1993년 「베네통」 캠페인으로 일을 시작했고, 늘 남과는 다른 것들을 수용하는 앞서 가는 마인드의 소유자다.

“나는 항상 나이 든 분들을 좋아했고 그들의 주름이 꽤나 포토제닉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브라이스 콤파뇽. 사실 이런 바람(?)이 분 지 이미 10여년이 넘었지만 오늘날 시니어 모델층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광고를 보면 노년층 모델들이 정말 늘었다고 느껴진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니어들이 광고에 출연해 활약해 왔지만 프랑스에서는 아직 새로운 흐름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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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세 조니 미첼도 「생로랑」의 뮤즈로 포즈를

하지만 새로운 사실은 그런 흐름이 패션계, 그중에서도 럭셔리 섹터에서 먼저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브라이스 콤파뇽은 강조했다. 특히 이번 시즌 빅 럭셔리 네임 중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셀린느」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수필가로 현재 80세인 조안 디디온을 2015년 S/S 캠페인의 얼굴로 썼고 「생로랑」은 71세로 캐나다 출신의 저명한 뮤지션이자 화가인 조니 미첼을 모델로 기용했다. 두 광고 캠페인 모두 글래머러스 룩을 블랙 앤 화이트를 배경으로 연출했다.

“패션에서는 어떤 것도 그다지 놀랍지 않다. 패션 자체가 눈에 띄고자 하는 갈망이기 때문이다”라고 브라이스 콤파뇽은 덧붙였다. 패션은 항상 스스로를 새롭게 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델과 브랜드 사이의 퍼스널한 관계가 아닐까. 「셀린느」와 피비 필로 그리고 조안 디디온의 인텔렉추얼리즘(intellectualism: 강점이나 의지보다 이성을 중시하는 입장)은 브랜드 고유의 클래식하면서 부르주아(bourgeois)적인 부분과 잘 맞아떨어진다.

한편 「생로랑」과 에디 슬리먼의 록(rock) 요소는 뮤지션이자 아티스트이기도 한 조니 미첼과 잘 조화된다. 마치 이 모델들이 직접적으로 브랜드에 영감을 주는 듯한 느낌으로 브랜드의 스피리트와 잘 맞아떨어진다. 뭔가 잠시 반짝 하게 만들어 낸 아이디어 같지만 매우 잘 배려됐고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91세 아이콘 아이리스 아펠도 스포트라이트

한편 「알렉시스비타」의 주얼리 컬렉션은 이번 시즌 뮤즈로 91세의 패션 아이콘 아이리스 아펠을 기용했다. 이 열정적인 주얼리 러버와 브랜드의 만남은 이번 시즌 두 명의 모델 중 한 명으로 선택된 그녀가 얼마나 브랜드를 대표하는 이상적인 얼굴인지를 확실히 보여 준다. 텍스타일과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약한 그녀가 1992년 은퇴한 후 많은 나이(?)에도 패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2005년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은 그녀의 독특하고 화려한 의상들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2007년에는 저명한 포토그래퍼 브루스 웨버(Bruce Weber)의 모델로 보그 이탈리아 촬영을 하기도 했고 심지어 2011년에는 자신의 단독 주얼리 라인을 인터넷에서 론칭하기도 했다. 여하튼 그녀가 어느 순간 나이를 던져 버리고 즐기면서 살아가는 일부 사람 중 한 명임은 틀림없다.

“요즘의 시니어들은 모던함을 갖춰 패션에도 점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브라이스 콤파뇽는 강조한다. “그들은 접근하기도 수월하고 포즈를 취할 때 등의 콤플렉스도 없어졌으며 과거보다 찾기도 수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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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 패션 관심 높은 라이징 마켓 ‘시니어’

일례로 파리에는 베이비 부머와 시니어 모델을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가 있다. 지난 2005년에 설립된 ‘마스터스(Masters)’는 2가지 팩트를 예로 든다. 점점 증가하는 광고주들의 요청과 이에 따라 50세 이상 모델들이 광고에 출연하면서 광고계가 나이에 대한 개념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50세는 더 이상 올드가 아니다”라고 에이전시 측은 말했다. 그들은 아직도 유혹할 수 있고 사랑에 빠지며 운동과 여행을 하고 스스로를 가꾸고 심지어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마스터스’는 베이비 부머나 시니어들의 행동반경이 제한적이라는 한정된 개념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패션 디자이너들은 시니어들을 모델로 세워 패션쇼에서 점프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요지 야마모토는 종종 자신의 패션쇼에 시니어 모델들을 세우고 디자이너 다미르 도마(Damir Doma)는 최근의 패션쇼에서 가장 핫하고 젊은 톱 모델들과 2명의 시니어 모델을 함께 세웠다.

「로레알」 「나스」 등 코스메틱 부문 더 유망

한편 이들의 보수(pay)에 대해 묻는다면 답은 각 브랜드나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지나친 환상을 깨고 봤을 때 물론 톱(이른바 젊거나 이익을 낼 수 있는) 모델들은 톱 수준의 대우를 받을 것이고, 이하 모델들의 페이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보수가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50세를 넘은 일부 여성들에게 세컨드 커리어를 시작할 기회가 되고 있다”라고 브라이스 콤파뇽은 덧붙였다. 하지만 진정 유망한 시장은 코스메틱이다. 브랜드들은 나이와 주름을 간직한 현실적인 여성들을 모델로 제안하면서 이미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 중에는 「로레알」의 모델인 69세의 배우 헬렌 미렌이나 68세로 「나스」의 얼굴이 된 샬럿 램플링 그리고 65세인 「슈에무라」의 모델 타냐 드루긴스카 등이 있다. 단순한 현상에 그치지 않고 시니어들은 앞으로 점점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들의 강력한 구매 파워와 더불어….



**패션비즈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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