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크레이지」 빛나는 성장!

minjae|15.05.14 ∙ 조회수 7,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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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았던 지난해의 패션업계, 그러한 사정은 스페인 역시 다르지 않았다. 전 세계를 꽉 잡고 있는 브랜드 「자라」는 여전히 위세 등등하게 그 자리를 지켜 냈지만, 눈에 띄게 성장 또는 발전한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서도 ‘주얼리’라는 쉽지 않은 아이템으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는 브랜드가 있어 그 빛나는 성장의 요인이 궁금해진다.

주인공은 바로 「아리스토크레이지(Aristocrazy)」. 이제 막 네 돌을 지난 이 신생 브랜드의 비밀을 파헤쳐 본다. 역시 성장하는 브랜드의 내공은 쉽게 나오지는 않았다. 비록 「아리스토크레이지」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으나, 이 브랜드의 아버지뻘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 「수아레스」는 이미 스페인 파인 주얼리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판매되는 브랜드다.

1942년 스페인 빌바오에서 작은 보석상으로 시작한 수아레스(Suarez)가(家)의 성을 딴 귀금속 브랜드 「수아레스」는 차근차근 발전하며 스페인의 최고급 귀금속 브랜드로 성장했다. 70여년이 지난 후 「수아레스」의 차세대 경영진은 젊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귀금속을 고민하게 됐고, 그 결과 2010년 젊은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수아레스의 세컨드 브랜드 「아리스토크레이지」가 탄생했다.

트렌디한 디자인, 폭넓은 가격대 젊은 고객 잡아

트렌디한 디자인과 젊은 고객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폭넓은 가격대로 무장한 「아리스토크레이지」는 2010년 론칭하며 뱀을 모티프로 한 주얼리 디자인을 내세웠다. 곧 이 디자인은 「아리스토크레이지」의 아이콘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브랜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리스토크레이지」의 첫 매장은 마드리드의 명품거리 세라노(Serrano)와 고야(Goya)에 들어섰다.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젋은 주얼리 브랜드가 왜 첫 매장을 명품족이 주로 찾는 거리에서 문을 열었는지 궁금해진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아리스토크레이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대는 30~3000유로대까지 그 폭이 매우 넓다. 가격만큼 주얼리의 디자인이나 재료도 커스텀 주얼리부터 파인 주얼리까지 다양하다. 이에 젊은 고객들이 명품거리에 있는 이 브랜드의 매장에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스페인 빌바오 보석상 수아레스가의 세컨드 브랜드

감히(?) 한번 착용해 보겠다는 말도 꺼내기 두려운 가격대의 고급 귀금속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담 없이 착용해 보고 또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의 제품도 얼마든지 많기 때문이다. 또한 30유로의 저렴한 제품을 산다 할지라도 고객 입장에서는 명품거리에 있는 주얼리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했다는 만족감이 들 것이다.

고가의 크고 휘황찬란한 보석은 취향에도 안 맞고 경제사정에도 안 맞아 살 수 없는 젊은 세대, 또한 같은 가격에 물건을 구입해도 남들과 다른 특별한 느낌을 즐기고 싶어 하는 고객의 심리에 「아리스토크레이지」의 전략이 적중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사며 브랜드와 친근해진 고객들은 생일이나 밸런타인데이 같은 일상의 특별한 날, 또는 약혼이나 프로포즈 같은 인생의 특별한 날에도 「아리스토크레이지」 매장을 찾아와 매장에 다양하게 구비된 더 비싼 라인의 파인 주얼리 컬렉션에도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게 된다.

키 전략은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 즐기는 느낌

「아리스토크레이지」의 이러한 전략은 현재 브랜드를 이끄는 수아레스가(家)의 3세대 경영자 후안 수아레스(Juan Suarez)의 설명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리는 브랜드를 대중화하는 데는 관심이 없습니다. 여성 고객들이 여전히 들어가고 싶어 하는 매장이 되는 것이 우리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문어발식 매장 확대보다는 주요 명품거리에 매장을 오픈하는 것만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브랜드 경영 철학에 따라 작년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명품거리에 200㎡의 매장을 오픈했다. 명품 귀금속 브랜드 「까르띠에」가 입점해 있던 매장을 새롭게 단장한 플래그십 스토어다.

계속되는 성장 덕분에 그동안 「수아레스」에서 완전히 독립해 작년 9월 마드리드 명품거리 세라노에 새로운 사옥을 오픈하기도 했다. 사옥 오픈은 「아리스토크레이지」가 성장함에 따라 같이 늘어난 업무량을 더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함이며 특히 글로벌 매장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브랜드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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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명품거리에 200㎡ 플래그십 스토어

이들이 가장 중점을 두는 시장은 우선 스페인과 같은 언어권인 중남미시장이다. 이미 멕시코 등에 진출했으며, 파나마·도미니카공화국·칠레 등 중남미의 다른 국가들에서도 매장 확대를 논의 중이다. 같은 언어권이라는 장점으로 운영이 더 수월하다는 것 외에도 「아리스토크레이지」 경영진은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한 동력으로 중남미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전했다.

또한 상위 브랜드 「수아레스」가 이미 중남미시장을 경험했기에 이에 따른 정보력 역시 중남미를 전략시장으로 선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무래도 아직은 초기 성장 중인 브랜드이기 때문에 모험보다는 가장 자신 있는 곳에 안전하게 투자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북미시장에서는 미국 마이애미에 첫 번째 매장 오픈을 진행 중이며, 아시아권에서는 우선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 같은 중동권 진출을 모색 중이다.

매장의 형태는 다양하다. 직접 진출한 뒤 파트너 회사를 물색하기도 하고 아예 처음부터 프랜차이즈로 진출하기도 했다. 스페인 내에서도 직접 운영하는 매장 외에 백화점 코너에 입점하기도 하는 등 형태가 다양하며, 선별된 창구를 통해 사업을 확장 중이다. 그 결과 작년 한 해 글로벌 매장 수가 총 65개를 달성하며 불과 4년 새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의 면모를 과시했다.

친근한 중남미시장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본격화

지금까지 1990년대 감성과 볼드한 디자인을 주요 컨셉트로 선보인 「아리스토크레이지」는 올해 디자인 콘셉트를 확 바꿀 예정이다. 보다 밝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변화할 것이며, 더 많은 상품을 선보여 최근 늘어난 고객의 수요와 요구에 발맞출 요량이다.
또한 주얼리 라인의 생산은 그대로 스페인과 유럽에 있는 자체 생산 라인에서 조달하는 한편 시계 제품의 경우 부속품은 중국 공장에서 가져온다. 좀 더 효율적인 생산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다.

「아리스토크레이지」는 아직 공식적인 매출지표를 발표한 바는 없지만 작년 한해 50만개의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한다. 새로운 브랜드의 출현과 성장이 전무했던 최근 스페인 패션업계에서 ‘주얼리’라는 한정적인 제품의 한계를 딛고 스페인 젊은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 ‘핫한’ 브랜드가 된 「아리스토크레이지」가 올해는 어떤 진화와 성장을 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패션비즈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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