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패션’ 애플 행보는…
grooveash|15.04.27 ∙ 조회수 7,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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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24일 애플 워치(Apple Watch)의 발매가 시작된다. 애플의 CEO 팀 쿡은 지난 3월9일 시판용 애플 워치를 공개했다. 통화하고, 이메일을 읽고, 음악을 듣고, 피트니스 관리까지 할 수 있는 ‘패셔너블’한 손목시계다. 작년 9월에 3년을 기다려 온 애플 워치가 최초로 공개돼 화제를 일으킨 후 줄곧 가격과 발매시기에 관심이 모아져 왔다.
애플 워치는 미국에서 출시 전인 10일부터 선주문이 시작된다. 가격은 349달러부터 1만7000달러까지 다양하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애플 워치 스포츠’ 라인인 38㎜ 모델은 349달러, 42㎜ 모델은 399달러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애플 워치’ 라인은 549달러 모델부터 1099달러 모델까지 있다. 마지막으로 18캐럿 금 소재의 럭셔리 라인인 ‘애플 워치 에디션’은 1만달러부터 가격이 올라가며, 확실하게 럭셔리 마켓을 겨냥해서 출시됐다.
애플은 이 스마트워치가 테크 마니아, 얼리 어댑터들만을 위한 제품이 아님을 강조한다. “애플 워치는 모든 애플 제품 중 가장 퍼스널하다. 애플 워치는 단지 우리 피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있다”라고 애플 CEO 팀 쿡은 소개했다. 스티브 잡스가 가장 신뢰한 디자인 수석 부사장 조너선 아이브 역시 ‘퍼스널한 삶’과 ‘테크놀로지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되는 것’을 강조했다.
웨어러블 테크놀로지 시장 확대 전망 기대
로이터 통신은 애플 워치가 올해 1500만대에서 2000만대까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애플의 경쟁사들은 오히려 기뻐하는 분위기다. 애플 워치가 웨어러블 테크놀로지와 스마트폰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워 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의 연이은 성공으로 스마트폰의 시장 전체를 키운 적이 있다. 애플 워치는 모토롤라의 ‘Moto 360’, 페블(Pebble)의 ‘Steel’, 삼성 ‘Galaxy Gear’, 소니의 ‘Smartwatch’ 등과 스마트 워치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아직은 주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제품이 신기하고 편리한 것과 그것이 몸에 착용하고 다니기에도 멋스러운 디자인인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사실 웨어러블 테크놀로지로의 변화는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구글 글래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1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2년 「다이앤본퍼스텐버그」의 패션쇼에도 등장할 만큼 기대를 모았던 구글 글라스는 2015년 1월부터 기존 모델의 생산을 중단했다. 일부 얼리 어댑터에게만 환영받았을 뿐, 디자인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 제기됐고 언론은 구글 글라스의 상용화 실패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결국 전 아이팟 부문 수석 부사장이자 네스트(Nest)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토니 파델이 투입돼 새로운 디자인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단순한 하이테크 제품 아닌 ‘패션 액세서리’
이에 비해 애플은 ‘패션’으로 접근하고 있다. 2014년 9월 오랜 기다림 끝에 베일을 벗은 애플 워치는 같은 달 2015 S/S 파리 패션위크에 등장했다. 파리의 편집숍 콜레트(Colette)의 애플 워치 디스플레이 행사에는 인파가 몰려 길게 줄이 늘어섰다. 안나 윈투어, 칼 라거펠트, 보그의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 등이 직접 참석하고 착용해서 화제가 됐다. 콜레트의 오너 사라 안델만(Sarah Andelman)은 애플 워치가 ‘우리의 패션 라이프에 녹아들 것’이라고 했다.
다음날 저녁에는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 아제딘 알라이아가 호스트로 애플 워치 파티가 열렸다. 믹 재거, 셀마 헤이엑, 레니 크래비츠 등이 참석했고, 애플 워치 디자인 팀의 조너선 아이브와 마크 뉴슨이 직접 제품을 소개했다. 그 며칠 후 디자인 수석 부사장 조너선 아이브의 인터뷰가 미국 보그에 실렸고, 한 달 후에는 보그 차이나의 11월호 커버에서 슈퍼모델 리우웬이 애플 워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3월 미국 보그에는 12페이지에 달하는 애플 워치의 첫 광고 캠페인이 실렸다. 출시를 한 달 앞두고 거액의 광고비를 투자할 매체로 보그를 선택한 것은 애플 워치가 ‘테크 액세서리’가 아닌 ‘패션 액세서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것이다.
폴 드네브와 안젤라 아렌츠 영입 이후 기대 업
보그의 전면광고 비용은 12페이지 광고를 진행할 경우 페이지당 16만9000달러(약 1억8700만원)에 달한다. 즉 이 한 회의 광고 캠페인에 총 202만8000달러(약 22억5000만원)를 투자한 것이다. 보그의 유명 패션 에디터 수지 멘키스와 사라 무어는 애플 워치를 자세히 소개하며 하이 테크놀로지와 하이 패션의 조화를 제안했다.
2013년 「이브생로랑」의 CEO 폴 드네브와 「버버리」의 CEO 안젤라 아렌츠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애플 워치의 디자인을 위해 조너선 아이브의 디자인 팀에는 스타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합류하기도 했다(그의 아내는 「펜디」와 「빅토리아시크릿」의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한 샬럿 스톡데일이다).
또한 디지털 마케팅 디렉터로는 나이키의 전 소셜미디어 담당 수석을 세워 패셔너블한 마케팅을 강화했다. 매킨토시부터 아이팟에 이르기까지, 테크놀로지에 인간의 감성을 담아낼 수 있음을 증명해 온 애플이 웨어러블 테크놀로지와 패션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패션비즈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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