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브랜드 빅 아이디어! ‘씽씽’

정해순 객원기자 (haesoon@styleintelligence.com)|14.04.14 ∙ 조회수 1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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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리 브랜드들의 화려한 메종과 패스트패션의 글로벌 패션체인이 세계적인 주요 쇼핑가를 장악한 가운데 과연 높은 예산의 마케팅이나 거대 바잉파워 없이 패션 산업계에 진입하고, 심지어 성공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파워풀한 럭셔리 그룹과 날로 늘어나는 컨템포러리 패션 체인들, 그리고 칩시크(cheap chic)로 고객을 사로잡는 패션 리테일러로 붐비는 마켓.
여기에서 독특한 컨셉과 색다른 시각으로 고객의 니드를 개발해 니치 시장을 만들어 가는 브랜드들이 있다. 이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을 일깨워 주고 그것을 가시화함으로써 사람들의 열망을 만들어 내는 크리에이터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을 변화시킨 ‘새로운 아이디어’의 주역들이 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올레바브라운」의 런칭은 남성 수영복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스피도」 같은 스포츠용 수영복과 이국적인 프린트의 레저형 트렁크로 양분화되는 것이 남성 수영복 시장. 「올레바브라운」의 스마트한 분위기에 테일러드 핏의 수영복은 2007년 소개되자마자 스타일 컨셔스한 젯셋(jet set)족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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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바브라운」, 테일러드 수영복 니치 개발
이 브랜드는 <007 스카이폴>에서 제임스 본드가 입고 등장할 정도로 프리미엄 수영복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특히 「올레바브라운」은 비치에서부터 레스토랑에서까지 다용도로 입을 수 있는 반바지 스타일로 휴양지에서 용도에 따라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문제를 해결했다.
테일러드 핏을 특징으로 깔끔하고 점잖은 수영복의 니드를 개척한 「올레바브라운」은 특히 해마다 매출이 더블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그 눈부신 성장에 힘입어 밴처 캐피털리스트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 펀딩으로 상품 레인지는 물론 매장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
「올레바브라운」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전통적인 남성복 바지 패턴을 사용해서 테일러링으로 제작한다는 점이다. 엘라스틱 밴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물에 젖어도 수영복 바지가 흘러내리지 않을 뿐 아니라 허리에 다트를 사용하므로 스마트한 실루엣을 만들 수 있어서 호텔 라운지부터 비치까지 하루 종일 입을 수 있는 것이 키.


새빌로 버전 테일러드 수영복, 매년 급신장
특히 다양한 연령대를 커버할 수 있고 야외 수영장이나 요트·비치 등 다양한 휴양지에 어울리도록 디자인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올레바브라운」의 수영복 반바지는 크게 3개로 구분된다. 가장 짧은 길이의 세터(Setter)는 1950년대 스타일이며, 중간 길이의 불도그(Bulldog)는 베스트셀러로 일반 비치용 트렁크보다 슬림한 핏.
데인(Dane)은 가장 긴 길이의 스마트한 서프용 반바지로 모두의 공통점은 절제된 디자인과 럭셔리한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소재는 프랑스산을 사용하며 부자재는 이탈리아산, 생산은 영국과 포르투갈에서 진행, ‘메이드 인 유럽’을 내세운다.
포토그래퍼였던 애덤 브라운이 수영복 메이커가 된 것은 지난 2005년 여러 명의 친구들과 인도를 여행했던 것에서 출발한다. 트렌디한 패션과 멋진 헤어컷의 쿨한 외모에도 불구 휴가지에서 불편한 트렁크 스타일 아니면 10대에게나 어울리는 헐렁한 서프스타일의 수영복을 입을 수밖에 없었던 것.


애덤 브라운, 수영복 + 비치 + 리조트웨어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고민한 끝에 깔끔하고 세련된 실루엣의 다용도 수영복이자 반바지인 「올레바브라운」이 탄생했다. 진정한 의미의 스포츠용 수영복은 아니지만 수영·비치·리조트웨어를 겸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격대는 17만원에서 40만원(95~225파운드)으로 높은데도 셀프리지스, 해로즈, mrporter.com 등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올레바브라운」은 남성들의 홀리데이 패션에 혁명을 일으킨 가장 쿨한 수영복 브랜드가 됐다.
지난 2008년 1000피스의 수영복을 생산해 3개월 반 만에 완판한 데서 자신을 얻어 시작된 「올레바브라운」의 사업은 2012년 135억원(760만파운드)의 매출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벤렉스, 2013년에는 파이퍼사의 펀딩을 계기로 상품의 구색을 확대하고 리테일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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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홀리데이 패션 혁명, 펀딩으로 확장
특히 글로벌 확장은 「올레바브라운」의 최고 이슈다. 최근 「훌라」와 「조셉」의 CEO 출신인 사라 페레로를 체어맨으로 선임하고 글로벌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운영 체제를 갖춰 가고 있다.
그 시작으로 올해 내에 뉴욕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는 한편 생트로페와 마이애미 같은 국제적 휴양지에 매장을 추가해서 매출 확대는 물론 브랜딩을 강화한다. 특히 리테일은 계속 성장하는 수익 채널로 현재는 55%(온라인 30%, 매장 25%) 비중으로 홀세일의 45%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단독 매장을 늘리면서 리테일의 비중은 물론 마진도 높아지는 구조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올레바브라운」의 주요 시장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호주로, 특히 미국시장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타깃 시장이다. 극동지역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 이미 홍콩의 레인크로퍼드 백화점에 진출해 있고 한국과 일본·대만시장에 10여개의 판매처를 가지고 있다.


여성 아동 등 라이프스타일 레저 브랜드로
현재 250여개의 하이엔드 백화점과 숍에서 판매되여 이제 남성용 수영복 브랜드를 넘어서 여성과 아동을 포함하는 레저웨어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상품 구색을 티셔츠, 폴로셔츠, 니트웨어, 아우터로 확장해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해 수영복 비중(45%)을 추월했다. 향후 레저웨어와 잡화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성복과 아동복 레인지를 추가했는데 이는 여성들의 온라인 선물 구매가 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패밀리 타깃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 특히 A/W 2013시즌부터는 ‘런던 남성복 컬렉션’에 참가하기 시작하면서 「올레바브라운」은 런던을 대표하는 패션 레이블로 성장하고 있다.


「이치아더(Each x Other)」, 패션&아트 퓨전
지난 2012년 런칭한 프랑스 브랜드인 「이치아더」는 ‘아트와 패션을 결합’하는 독특한 컨셉으로 짧은 기간 동안 초고속으로 성장한 인기 최고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다. 광고나 투자회사의 백업도 없이 네 시즌 만에 해로즈, 바니스, 이세탄, 레인크로퍼드, 콜레트 같은 최고의 글로벌 리테일러를 점령했다.
「이치아더」는 유통뿐 아니라 쿨한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브랜드로 부상했다. 이름처럼 패션은 아트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받고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은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얻는 포맷으로 공생하는 것을 보여준다.
의류 브랜드로서뿐 아니라 영화 제작, 설치 및 전시회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잡지를 진행하는 「이치아더」는 패션, 아트, 컬처를 모두 포함하는 유니크한 컨셉으로 2010년대 패션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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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와 콜래보 ‘아트가 대중에게 온다’?
지난 A/W 2012 런칭 컬렉션부터 「이치아더」는 아티스트를 초대해서 그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에센셜 아이템을 재해석하는 캡슐 컬렉션을 운영하고 있다. 미술가, 시인, 영화 제작자, 뮤지션, 패션 및 가구 디자이너, 비디오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부문의 창의 산업에서 재능 있는 개인들을 모아서 함께 작업하게 된다. 그 프로세스는 진스, 티셔츠, 바이커 재킷, 셔츠, 피코트(pea coat) 등 아티스트들이 5개 정도의 아이템을 고른 후 여기에 프린트, 컬러, 소재 등으로 자신의 예술 미학을 옷에 적용하는 것.
아트 작품을 모티브로 한 프린트와 슬로건을 사용하거나 또는 새로운 텍스처를 주기 위한 처리 과정을 거친다. 완성된 콜래보레이션의 상품에는 디자인한 아티스트의 사인과 설명을 넣은 행택을 부착함으로써 컨템포러리 아티스트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패션을 통해 더 넓은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이치아더」가 콜래보레이션한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로는 로버트 몽고메리, 토머스 레루, 대니얼 이나모라토, 나코, 이 주, 알레산드라 두르소, 블레어 치버스 등이다. 이들의 아트가 반영된 옷을 입음으로써 아트와 패션, 그리고 소비자가 연계된다.


앤드로지니 룩, 럭셔리와 스트리트 감성 결합
「이치아더」 브랜드의 가장 중심 요소는 컨템포러리 감성과 결합 및 공존의 개념이다. 미술과 문화, 패션을 엮은 것과 마찬가지로 성별에 따른 컬렉션을 거부하고 남성과 여성을 결합하는 유니섹스 스타일을 지향한다. 남성과 여성에서 동일한 디자인의 옷을 제공하겠다는 의도의 앤드로지니(androgyny)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코어 상품으로는 클래식한 남성복에 혁신적인 소재를 도입한 테일러드 재킷, 스키니 진스, 슬로건 티셔츠 등이 있다. 특히 록시크(rock chic) 같은 스트리트 감성의 거친 스타일 미학과 타임리스의 컬러코드, 럭셔리한 천연 소재를 믹스하는 등 「이치아더」는 최첨단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 아티스트인 로버트 몽고메리의 시에서 발췌한 브랜드명 「이치아더」는 패션과 미술계의 인물인 제니 매너하임과 일란 들루이가 지난 2012년 런칭한 브랜드다. 제니 매너하임은 스웨덴 출신으로 런던과 뉴욕에서 아트를 전공한 후 파리에서 패션과 미술 잡지의 아트 디렉터와 에디터 출신이다. 현재 「이치아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자신의 아트 갤러리인 ‘Nuke Gallery’를 운영한다.


패션 디자이너와 아트 디렉터 만남으로 탄생
일란 들루이는 20대에 이미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런칭해 운영했으며, 현재는 컨템포러리 브랜드인 「페이스커넥션」을 운영하는 패션 디자이너 출신이다.
런칭 네 시즌 만에 25개국의 130여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이치아더」는 최근 패션 인사이더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예술과 패션만이 아니라 창의성과 사업성이 만나고 자기 표현과 매출이 연계되는 등 패션 산업에 흥미로운 이슈를 제기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특히 폽업 매장, 설치, 전시회 등의 이벤트를 통한 마케팅은 물론 패션 영화 제작과 잡지 운영 등 다양한 차원으로 패션과 미술, 문화를 엮고 있다. 이제 아트는 패션을 팔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되는 한편 사람들에게 옷을 통해 새로운 예술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동시에 「이치아더」는 동시대인들의 진화하는 취향에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화와 아트 엮은 패션 브랜드 성공 케이스
20세기 비오네와 스키아파렐리 등의 디자이너가 피카소, 폴 푸아레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와 콜래보레이션한 이래 아트는 패션의 가장 주요한 인스피레이션이 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마크 제이콥스가 스티븐 스프라우즈, 무라카미 다카시, 구사마 야요이 등의 세계적 아티스트와 콜래보레이션해서 아트를 주입하면서 「루이뷔통」은 아트와 가장 밀접한 브랜드로 포지셔닝했다.
이처럼 아트는 패션에 영감과 권위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프라다」의 S/S 2014 컬렉션에서 어번 아티스트의 작품을 모티프로 한 것을 비롯해 데미안 허스트×「알렉산더매퀸」의 스카프 컬렉션, 「코치」의 스웨터, 「앨리스앤올리비아」의 핸드백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이치아더」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는 패션을 팔기 위해 아트를 사용한다기보다는 패션을 통해 아트와 컬처를 즐긴다는 점이다. 「이치아더」는 가장 지속적이고 동시에 성공적이며 쿨한 패션+아트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패션비즈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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