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패션위크’가 남긴 것?

minjae|12.11.21 ∙ 조회수 7,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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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을 대표하는 패션 업계의 가장 큰 행사인 마드리드 패션위크가 올해 56회를 맞이해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 최대의 컨벤션 센터 이페마(IFEMA)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최대 후원사의 이름을 따서 ‘메르세데스 벤츠 패션위크 마드리드’라는 명칭 아래 행사가 진행됐으며 프랑스 화장품 회사 로레알과 스페인 최대의 패션업체 인디텍스가 주요 후원사로 참가했다. 행사의 기본 목적은 2013 S/S시즌을 대표할 컬렉션을 선보이고, 대중과 업계에 다음 시즌을 이끌 트렌드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행사가 끝난 지금 다음 시즌에 대한 명쾌한 해답보다는 아리송한 질문들만이 가득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특히나 획기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부재하고 지난 시즌의 트렌드를 또다시 답습한 패션쇼 무대에 대한 비판이 많다. 그렇다면 이번 마드리드 패션위크가 보여준 스페인 패션 현황과 비전 그리고 트렌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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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 받은 디자이너는 다비드 델핀

이번 마드리드 패션위크에서 제일 주목 받은 디자이너는 다비드 델핀(David Delfin)이었다. 스페인 남부의 작은 도시 론다 출신의 이 디자이너는 패션위크 후원사인 로레알 측에서 주는 최고의 컬렉션 상을 받았다. 2001년 본인의 예명에서 가져온 「다비델핀(Davidelfin)」이라는 브랜드를 처음 탄생시킨 이후 약 10년 동안 다비드는 주요 패션쇼에 참가하며 커리어를 쌓아왔으며 마드리드 패션위크에도 이미 여러 번 컬렉션을 선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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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Nowdays’라는 컬렉션으로 본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으면서도 더 넓은 층의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을 보여줬다. 그는 특히 이번 패션쇼에서 비디오 아티스트 디에고 포스티고(Diego Postigo)의 영상을 쇼에 접목해 예술적인 면을 추가함으로써 쇼의 품격을 높였다.

이러한 활동에서 알 수 있다시피 그는 다른 예술 분야에도 깊은 조예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영상 쪽에 두각을 나타내며 2002년에는 스페인 최고 권위의 영화제 고야(Goya)에서 단편 영화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또한 스페인의 유명 뮤지션이자 「다비델핀」의 뮤즈인 빔바 보세(Bimba Bose)의 가족 미겔 보세(Miguel Bose)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이력도 있다.




경기 불황에 너도나도 안전한 디자인?

경기 불황의 그림자는 패션위크에도 짙게 드리워졌다. 마드리드 패션위크 주최 측은 올해 새로운 후원사를 물색했으나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었으며 참가자들에게 행사 개최 약 일주일 전에 올해는 참가에 따른 어떠한 경제적 보상도 없을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러한 동향을 디자이너들도 감지했는지 대체로 경력 10년 안팎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대거 참여했음에도 신선한 디자인보다는 기존보다 좀 더 대중적인 디자인의 컬렉션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번 패션위크 최고의 컬렉션으로 뽑힌 「다비델핀」도 좀 더 대중적인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띄워 디자인의 획기성이나 유니크함보다는 옷감의 재단과 마감에 더 신중을 가했다.

1996년 「로킹쇼킹(Locking Shocking)」이라는 브랜드를 처음 런칭한 뒤 2003년, 2004년 연속해서 각종 국내 패션쇼에서 최고의 컬렉션 및 최고의 디자이너상 등을 수상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아나 로킹(Ana Locking)도 다르지 않다. 그녀가 선보인 런웨이는 ‘아나 로킹의 컬렉션 중 가장 상업적인 컬렉션’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그녀가 이번 컬렉션에서 선보인 목걸이는 액세서리 디자이너 안드레스 갈야르도(Andres Gallrdo)가 이미 선보인 디자인과 너무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이번 패션위크의 최대 구설수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스페인 최고 디자이너 아나 로킹도 진부한 컬렉션

올해 마드리드 패션위크는 많은 의문과 숙제를 남기고 끝이 났다. 디자이너들은 소극적이고 진부한 컬렉션을 내놓았고 주최 측은 행사장 안에 Wifi(무선 인터넷)도 설치해 놓지 않은 데다가 3G환경까지 제대로 구비해놓지 않아 기자들을 비롯해 많은 방문객들이 정보 전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쇼가 끝난 뒤에 스페인 패션업계에 대한 반성과 각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 식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과연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이 행사의 목적은 무엇인가? 왜 패션쇼가 연일 매진됐던 것에 비해 컬렉션의 판매는 미진했는가?

어떻게 하면 패션위크를 좀 더 활성화시켜 진정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성장시킬 것인가? 이와 같이 끝도 없는 질문만을 남기고 올해 마드리드 패션위크가 막을 내렸다.



**패션비즈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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