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자이너들, 올 가을 향수에 올인
이영지 객원기자 (yj270513@gmail.com)|23.10.10 ∙ 조회수 2,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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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벨기에를 대표하는 아방가르드 패션 디자이너 ‘앤 드뮐미스터(Ann Demeulemeester)’를 비롯 우루과이 출신의 디자이너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와 다수의 향수를 론칭한 ‘장 폴 코티에(Jean Paul Gaultier),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및 독일의 유니섹스 의류 브랜드 ‘마르코 폴로(Marc O'Polo)’ 등 패션 및 뷰티 분야의 여러 이름들이 향수의 세계에 뛰어 들었다.
앤 드뮐미스터의 첫 번째 향수 'A'
앤 드뮐미스터의 첫 번째 향수 'A'
이탈리아 기업가 클라우디오 안토니올리(Claudio Antonioli)가 2020년 인수한 40년 역사의 브랜드 앤 드뮐미스터가 첫 번째 향수를 론칭한다. 간단히 A라고 네이밍한 이 제품은 브랜드 설립자인 디자이너가 2013년 패션계에서 은퇴한 이후 처음으로 제품 디자인을 포함해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향수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밀라노 소매업체에서 제안했다. 드리스 반 노튼, 마틴 마르지엘라 등 벨기에 유명 디자이너들의 모임인 ‘안트베르프6’의 멤버로도 잘 알려진 그녀는 이미 20년 전부터 향수 론칭에 대해 생각해왔고 지난 3년 동안 프로젝트에 참여, 향수 론칭을 준비했다.
프로젝트를 위해 그녀는 남프랑스 향수의 도시 그라스부터 베르사유의 오스모테크까지 연구를 진행하면서 본질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고 니콜라 비앙키(Nicola Bianchi)를 포함한 이탈리아 조향사들의 지원을 받았다. 순수한 에센셜 오일로 만들어졌으며 천연 원료만을 극도로 농축한 이 향수는 특별하고 귀중한 제품을 지향한다. 판매가는 고가인 편으로 75ml 병이 330유로다.
제품은 상큼한 향(베르가못 ,레몬)과 스파이시한 향(시나몬, 커민, 정향)으로 시작해 귀한 꽃(자스민과 로즈 드 마이)과 자작나무 껍질이 들어간 가죽의 독특한 조합으로 발전하여 흙향(베티버, 백단향, 파출리 등)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특별히 앤 드뮐미스터의 남편 패트릭 로빈(Patrick Robyn)과 아들 빅터(Victor)가 함께 디자인과 포장에 참여했다. 젠더와 나이를 뛰어넘는 본능적인 감성의 향수는 긴 직사각형 병에 아들이 그린 A가 새겨져 있고, 올 화이트의 포장 상자에는 1992년 남편이 그린 디자이너의 작은 초상화가 담겨 제품을 이상적으로 구현했다.
가브리엘라 허스트, 푸에기아 1833와 협업으로 향수 첫 걸음~
근래 열린 2024 S/S 파리 패션위크에서 열리는 패션쇼를 끝으로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떠나는 우루과이 출신의 가브리엘라 허스트도 향수 사업에 나섰다. 첫 번째 진출을 위해 그녀는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을 따르는 아르헨티나의 줄리안 베델(Julian Bedel)이 2010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설립한 니치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1833(Fueguia 1833)’과 팀을 이루었다.
환경 보호에 대한 그녀의 약속은 제품과 원자재 소싱에 항상 큰 주의를 기울여온 가브리엘라 허스트의 헌신을 반영한다. 그들은 함께 디자이너의 경력을 대표할만한 두 가지 향수 '페이산두(Paysandú)'와 '뉴욕(New York)'을 개발했다. 이들 제품은 각각 315개씩만 출시되었으며 두 브랜드의 부티크와 온라인 사이트에서 415달러에 판매된다.
첫 번째 이름은 디자이너가 자란 곳이자 그녀의 가족이 6대에 걸쳐 양모를 생산해 온 출신지 ‘이산두’에서 이름을 따왔다. 꽃향기와 아로마틱 향으로 구별되는 이 제품은 가족 목장에서 수확한 특이한 식물로 만들어졌으며, 그 중 일부는 카르케하(carqueja)나 마르셀라(marcela)와 같이 향수 제조에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향이다. 두 번째는 가브리엘라 허스트가 2000년에 정착해 2015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메종을 설립한 미국의 대도시 ‘뉴욕’으로 우디한 향이 혼합돼 있다.
장 폴 고티에, 고티에 디바인 출시
지난 1993년 프랑스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가 시그니처인 여성 흉상 모양의 병에 담긴 첫 여성 향수를 출시한 지 30년이 되는 올해에 새로운 향수를 출시했다. 스페인의 패션, 향수 회사 ‘푸이그(Puig)’에 인수된 브랜드의 새로운 향수 ‘고티에 디바인(Gaultier Divine)’은 미국 출신의 여배우 야라 샤히디(Yara Shahidi)를 뮤즈로 새로운 백합향의 플로랄 베이스로 조향사 쿠엔틴 비쉬(Quentin Bisch)가 작업했다.
포장은 1990년 장 폴 고티에가 마돈나의 ‘블론드 앰비션 투어(Blond Ambition Tour)’를 위해 제작한 뾰족한 가슴 코르셋을 모티브로 한 유명한 향수병을 골드 버전으로 제작했다. 리필도 가능한 신제품 ‘고티에 디바인’은 시대에 맞는 컨템퍼러리한 감성으로 자유롭고 관능적이며 급진적인 여성을 위한 향수다(30ml 약 77유로).
‘쟈도르 바이 디올’ 새로운 비전 ‘로르 드 쟈도르’
또 다른 향수의 클래식 ‘쟈도르 바이 디올(J'adore by Dior)’도 새로운 버전을 선보인다. 프란시스 커정(Francis Kurkdjian)의 리더십 하에 2010년 탄생한 이 향수의 새로운 버전은 ‘로르 드 쟈도르(L'Or de J'Adore)’라는 네임으로 론칭했다. 크리스찬 디올의 향수 제작 디렉터이며 자신의 퍼퓸 브랜드를 보유한 커정은 세계 향수 업계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쟈도르’의 정수를 선보인다는 목표로 기존의 향수를 재해석했다.
회사는 신상품에 대해 “자스민과 장미향은 때때로 둥글고 두드러지며 은방울꽃과 보라색 제비꽃은 환희와 빛을 발한다”고 설명했다. 9월 1일 출시한 신제품 로르 드 쟈도르(50ml당 약 170유로)는 오는 2024년 3월 리필 포맷도 선보일 예정이다.
향수 사업 진출한 패션 브랜드 마크 오폴로
이 밖에도 독일의 기성복 브랜드 ‘마크 오폴로(Marc O'Polo)’가 '루티드(Rooted)'라는 세 가지 향수 컬렉션을 출시한다. 독일에서 개발되고 프랑스 향수 마을 그라스에서 생산되는 이 새로운 향수 라인은 자연 요소에서 영감을 받았다. 하늘(Sky), 비(Rain), 땅(Earth)은 라인을 구성하는 세 가지 향기다. 마크 오폴로가 향수를 선보이는 것이 처음은 아니며 이번 신제품은 브랜드 e-숍과 부티크(50ml에 64유로)에서 구입할 수 있다.
메이크업 라인 출시로 분주한 이탈리안 럭셔리 ‘프라다(Prada)’도 1년 전 출시한 리필형 향수의 새로운 버전인 ‘프라다 파라독스 인텐스(Prada Paradoxe Intense)’를 최근 출시했다.
또한 이벤트 측면에서, 뉴욕 패션 위크와 동시에 9월8일부터 10일까지 샤넬은 브루클린에 '럭키 샹스 디너(Lucky Chance Diner)'라는 임시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샹스 퍼퓸 컬렉션의 최신 버전‘샹스 오 후레쉬 (Chance Eau Fraiche)’ 향수의 론칭을 축하하는 의미로 열린 이 장소는 브루클린의 샤넬 향수 및 뷰티 부티크에서도 몇 걸음 거리에 위치했다. [정리 패션비즈=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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