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하우스 「랑방」, 또 팔리나?

이영지 객원기자 (yj270513@gmail.com)|15.04.06 ∙ 조회수 9,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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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돌았던 소문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이 루머에 대한 거론 자체를 터부시하는 파리를 제외하고는 이제 거의 모든 패션 캐피탈에 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889년 설립된 「랑방」은 프렌치 쿠튀르 메종 중 가장 오래된 브랜드로 지금 이 시각에도 '비하인 더 신(behind the scenes)'에서는 이를 위한 네고가 진행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랑방」의 주식 75%를 소유한 대주주 마담 왕샨란(Shan-Lan Wang)은 이 유서깊은 메종의 파이낸스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 이상 자신의 회사를 둘러싼 매각 소문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사실 이번에 소문의 근원지는 ‘WWD‘잡지다. 물론 이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의 대변인이 미국 패션 저널지에 애매하게 설명한 것이 불씨가 됐는지도 모르겠다.

“마담 왕이- 지난 몇년간 종종 있어 왔듯이- 「랑방」의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그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고 말한 그의 이런 코멘트는 여러 추측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올해 안으로 무슨 일인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WWD’의 신임을 얻고 있는 믿을만한 소스는 밝혔다.

지난 2001년 로레알 그룹으로부터 「랑방」을 매입한 마담 왕은 같은 해에 알버 엘바즈(Alber Elbaz)를 영입했다. 지난 20여년 이상 마이너스 매출 행진을 이어오던 「랑방」은 마담왕과 엘바즈 듀오가 손 잡은지 6년이 지난 후로부터 경영에 청색 신호가 켜지기 시작한다. 「랑방」은 2007년 마담 왕이 향수와 코스메틱을 ‘인터퍼퓸 랑방’에 2,200만유로(약 275억원)에 매각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레디투웨어와 액세서리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같은 해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긍정적인 사인을 보이기 시작한다.

‘WWD’지의 보도에 의하면 이 프렌치 럭셔리 메종은 지난해 2억5000만유로(약 3,125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두 자리수 이익을 냈다. 「랑방」은 현재 400여개의 유통망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직영매장만 32개로 레디투웨어 전체 생산량의 70%를 프랑스 현지에서 작업한다. 이런 상황에서 왜 매각을 생각하는 걸까 ?

두 가지 가정이 있다. 첫번째 이유는 마담 왕이 「랑방」을 세계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하지만 수익율이 좋은 가죽 제품(대다수 럭셔리 브랜드의 캐시카우인)의 영역(한계)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차분히 재고하는 것이다.

2013년 파리의 패션계에 파다하게 퍼진 루머에 의하면 JDD라 불리는 이 은행가는 «왕샤란이 현재까지 「랑방」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계속되는 현금 투입을 예방하기 위해서 자본을 개방하고 일본과 한국에 일부 라인의 브랜드 라이선싱을 허락하는 등 자산을 재배치 했다.»고 전했다. 이미 그녀는 지난 2012년 스위스의 사업가 랄프 바르텔로부터 총1,750만유로(약 218억원)를 유치(전체 자본금의 25%)하는데 성공하면서 경영 상황을 재정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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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유는 덜 전략적이지만 동등하게 중요한 부분이다. ‘칼 라거펠드는 영원하지 않다.’ 이 주제는 그리 달갑지않지만 파리 패션계의 모든 사람들이 캄봉가(rue Cambon)-샤넬의 본사가 위치-에서 칼 라거펠드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 이름이 바로 알버 엘바즈라는 사실에는 동의하기 때문이다.

샤넬의 오너인 워트하이머(Wertheimer) 형제는 더블C 왕국(?)을 이어갈 미래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현재 「랑방」의 디렉터인 알버 엘바즈를 지명하는데 이미 동의한 바 있다. 물론 지금은 미래의 일로 느껴질 수 있으나 만약 엘바즈가 「랑방」에 더 이상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아무도 이 프랑코필(프랑스를 사랑하는 사람을 칭함)인 타이완 출신의 억만장자가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믿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현재 팔레 갈리에라(Palais Galliera)에서는 최근 몇주간 파리지앤들을 기쁘게 하는 전시회가 진행중이다. 바로 「랑방」의 설립자 잔 랑방의 창조적이고 그녀만의 노하우가 간직된 열정적인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알바 엘버즈도 오프닝에 물론 참석해 여러 장인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 그녀의 타임리스한 여신 스타일의 의상들을 돌아보며 감동 받았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중 엘바즈가 사인된 작품은 없었다.

전시회의 큐레이터는 알바 엘바즈가 진행한 것은 오직 필름 상태로 남아있는 1934년 겨울에 탄생한 '콘체르토(Concerto)'라는 드레스를 선정해 메종의 아틀리에에서 재탄생 시킨 한 모델 뿐이라고 전한다. 어찌보면 「랑방」은 노블하면서도 우아한 방식으로 "우리의 에센스는 모든 것을 이겨나갈 수 있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천재적인 창조성을 가진 아티스틱 디렉터가 없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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