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무인화 바람 부는 편의점·패스트푸드점 ··· 패션은?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18.11.05 ∙ 조회수 16,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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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 속에 부는 무인화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거리의 자판기, 은행 ATM, 티켓발권기 등 익숙한 무인 기계는 많았지만 올해는 4차산업 이슈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 부담 축소 이슈 등으로 인해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크다. 편리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백화점, 은행 등이 앞다퉈 무인&셀프 점포를 개발해 테스트하고 있다. 공항과 백화점 일부에서는 로봇이 고객을 안내하는 색다른 무인 서비스도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특히 다양한 유통망에서 무인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편의점 5개사는 무인편의점, 자동판매기, AI 챗봇 안내와 셀프 계산대 등의 무인 판매 시스템 등 각 사의 무인 시스템 전략을 경쟁적으로 홍보하며 무인 점포를 늘리는 중이다. 매장 안에 직원이 없어도 신용카드 한장만 있으면 24시간 언제든 입장해 물건을 구매해 나올 수 있는 편의점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맥도날드, KFC,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이 주문을 받지 않고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에 설치된 키오스크 화면을 터치해 주문하고 주민번호를 받아 기다린 후 완성된 음식을 받아가는 시스템이다. 키오스크가 익숙지 않거나, 현금이 없을 때, 기기에 문제가 있을 때만 직원 데스크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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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최저임금 이슈 등으로 무인 시스템 관심 확산

젊은층은 SPA 매장에서의 쇼핑이나 온라인 구매 등으로 어릴 때부터 비대면 접객 서비스에 익숙해 무인 서비스에 높은 호감도를 보인다. 앞으로의 소비자들 역시 이런 서비스에 더욱 익숙할 것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 유통도 무인 시스템 도입을 오랫동안 고민하며 테스트 중이다. 단순히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가져가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쌓아 대응하기 위한 인공지능 서비스에 주력한다.

현대백화점(대표 이동호 외 2인)은 아마존과 함께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한 공동 연구에 나섰다. 아마존고의 ‘저스트 워크아웃(걸어나가면서 결제되는)’ 기술을 활용한 무인 슈퍼마켓이나 드론 기술을 활용한 야외 매장 내 식음료 배달, 아마존 AI 기술로 구현한 무인 안내 시스템 구축 등을 연구해 도입할 생각이다. 2020년 하반기 서울 여의도 파크원 부지에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이 이러한 기술을 도입한 미래형 백화점으로 탄생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45년 유통 노하우를 보유한 현대백화점그룹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아마존이 만나 최고의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여의도점, 아마존 무인 기술도입한 미래형 백화점으로

롯데백화점(대표 강희태)은 작년 12월 인공지능 채팅봇 ‘로사’를 시범 운영했다. 테스트 기간 중 데이터를 쌓으며 고객 대응에 대한 고도화 과정을 이어갔고, 지난 9월부터는 ‘KT 기가지니’의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백화점 쇼핑 정보도 제공했다. 로사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과 연계해 고객의 구매정보, 행동정보, 관심정보, 선호정보 등을 수집하고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개개인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한다. 고객 요구를 분석해서 선호하는 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다.

롯데백화점은 고객이 식품 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 없이 매장 출구에 위치한 무인 계산대를 이용해 상품을 구매하고 집까지 물건을 배송받을 수 있는 ‘스마트 쇼퍼’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직원의 도움 없이 물건 구입부터 배송까지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대표 장재영)도 작년 처음으로 인공지능 고객분석 시스템 ‘S마인드’를 공개했다. 회원인 고객의 최근 구매패턴과 선호 장르를 분석해 맞춤형 쇼핑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패딩재킷을 결제한 고객에게는 아웃도어나 스포츠의류 관련 이벤트 정보를, 립스틱이나 파운데이션을 구매했던 고객에게는 화장품 행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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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엠진·랩원오원, 청바지 무인 점포 오픈 화제

온라인 청바지 브랜드 ‘JMjean’을 전개하는 제이엠진(대표 김완기)이 지난 6월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인근에 작은 무인 매장을 오픈했다. 매장에는 ‘제이엠진’의 대표 아이템들이 사이즈별로 걸린 헹어와 그 아이템에 대한 자세한 설명 액자, 그리고 피팅룸과 결제 키오스크가 전부다. 키오스크에 선택한 청바지의 바코드를 갖다대면 결제 시스템이 진행된다. 이후 배송지 정보를 입력하면 택배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핏이 중요한 청바지인만큼 오프라인에서 직접 입어보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무인 매장을 오픈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랩원오원(대표 안재영)도 무인매장 실험에 나섰다. 이 브랜드는 주로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선보여 왔는데 지난 10월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상권에 오픈한 첫 오프라인 매장을 무인 점포로 공개했다. 실버 메탈 외관으로 외부에서는 내부를 전혀 볼 수 없고, 입장객은 출입승인단말기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대고 들어갈 수 있다. 66㎡(20평) 규모의 매장은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다. 링거를 꽂은 청바지들이 수술대 위에 놓여있던 수술실을 연상시킨다. ‘데님을 되살리자’라는 콘셉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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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는 내부에 무인판매단말기가 있는 2개의 피팅룸이 준비돼 있다. 청바지를 골라 입어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피팅룸 내부에서 결제하면 된다. 피팅룸 밖에도 1개의 무인판매단말기가 있다. 결제 후에는 2가지 상품 수령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현장 수령하거나 택배로 받는 것이다. 현장 수령하면 무인 매장 뒤에 있는 히든 부스에서 상주하는 직원이 매장내부와 연결된 통로로 상품을 전달한다. 매장은 24시간 운영하지만 현장 수령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운영한다.

아마존·징둥닷컴 등 글로벌 유통기업 무인 기술 주목

정형욱 랩원오원 마케팅 과장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패션업계에서는 무인 매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무인 매장에 대한 기술 활용이 삶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도전하는 것이 ‘랩원오원’의 정체성이고 우리가 한국에서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싶다”고 전했다. 랩원오원은 이번 무인점포 오픈을 시작으로 2,3호점에는 청바지 무인자판기 같은 시스템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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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통기업 징둥닷컴(JD.COM)이 지난 8월, 자사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무인상점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PIK 애비뉴 쇼핑몰에 오픈했다. 이름은 ‘JD. ID X-MART’. 점포 면적은 약 270m² 규모로, 첨단 인공지능 기술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것이 JD.ID X-마트에서 옷을 구매한 소비자는 탈의실에서 옷을 입어본 후 갈아입거나 계산대를 지날 필요 없이 바로 매장 밖으로 나가면 된다.

징둥닷컴은 2017년 10월 본사가 있는 중국 베이징에서 첫 번째 무인상점을 연 후 중국 전역에 20개 이상의 무인상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온-오프라인에 관계없이 원하는 것을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징둥닷컴의 ‘경계없는 유통(boundaryless retail)’ 비전에 따른 것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 패션업계 무인 매장 논의 활발

많은 패션 관계자들은 ‘패션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산업’, ‘감성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단순히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처럼 무인점포가 빠르게 확산되는 유통에서 취급하는 물품은 동일상품, 소액, 반복구매가 가능한 물건이라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온라인, SNS, O2O 서비스도 그랬다. 패션에 도입하기는 무리라고 했다. 시스템이나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판매처나 마케팅 채널에 국한된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한 기업은 도태됐다. 소비자들의 일상에 스며든 다양한 신기술들은 어떻게든 패션의 구매 방식이나 접하는 경로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SPA 브랜드의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고 기본 티셔츠, 속옷, 양말 등 사이즈가 정확한 생활용품 개념의 아이템은 편의점이나 자판기 구매도 경험해봤다. 고가의 럭셔리 아이템이나 실물을 한번도 보지 못한 해외의 디자이너 아이템도 별다른 서비스 없이 온라인을 통해 선뜻 구매한다. 최근 국내 대형 쇼핑몰에서는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설렘(중고 책)과 꽃도 자판기에서 팔고, 싱가포르의 아우토반모터스와 중국의 알리바바는 고가의 수퍼카(중고)도 무인 시스템으로 거래한다. 가능한 복종이나 분야의 차이는 있겠지만 앞서가는 소비자와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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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 심지어 매장도 없다?! →아디다스 가상 스토어 방문하기

아디다스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에 VR 기술을 적용해 전세계 고객들이 매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360도 촬영된 약 3분 40초의 영상을 통해 소비자는 매장을 둘러보고, 직접 구매도 할 수 있다. 상품별 전문성을 가진 직원이 소개하는 것을 따라가는 느낌으로 매장 전체와 상품을 경험하는데, 영상 시청 중 뜨는 표식을 클릭하면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와 쇼핑 링크가 나온다.
아무래도 아직은 직접 매장 곳곳을 클릭해 둘러보거나,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등 실시간 소비자 주도 서비스까지는 되지 않지만 색다른 아디다스를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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