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연구소, 올해 10대 이슈는?
◆2015년 패션 산업 10대 이슈◆
1. 탈경계 무한 경제시대(Ultimate Competition)
패션시장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패션 브랜드의 라인 확대와 콜래보레이션 상품 출시가 활발해 지는 등 소비자들의 한정된 소비를 이끌어 내기 위한 복종, 업종을 가리지 않은 무한 경쟁 시대가 됐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외형 확대의 한계가 드러나는 저성장 시대에는 업종 업태간 경쟁이 불가피하며 온•오프라인의 구분도 무의미하다. E-커머스를 통한 글로벌 쇼핑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가간 경계까지 사라진 상황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니즈와 소비가 반영된 트렌드라면 업종을 불문하고 연관을 지어 소비자의 접점을 늘려가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핵심이 되고 있다.
2. 재화 소비를 넘어 체험∙경험∙지향∙소비∙추구(Consumption for Experience)
과거 트렌디 아이템이나 브랜드 구매에 집중됐던 소비 패턴이 최근에는 여행, 맛집, 공연, 취미, 운동, 요리, 인테리어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체험과 경험을 소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에게 아이템 이나 브랜드 자체만으로 어필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에 상관없이 그 경험 자체를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은 상품을 판매하는 기능보다 즐거운 경험을 위한 공간으로 소비자에게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사물인터넷 등의 신기술을 상품은 물론, 매장을 통해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3. 완벽한 정보력 갖춘 실속 가성비 추구 소비자(Informed Consumer)
IT 기술 발전에 따라 지금의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쉽게 학습할 수 있고 제품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으면서 이를 근거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따지는데 가격이나 성능 위주의 선택이 아닌 필요한 기능에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합리적, 실속형 소비를 추구한다.
저렴한 가격과 만족스러운 품질로 가성비의 대표가 된 ‘샤오미’, 가격대비 압도적인 사이즈로가성비의 매력을 발산한 ‘빽다방’, 브랜딩 비용을 절약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재화를 돌려주는 노브랜드 전략의 이마트 ‘노브랜드’ 등 모두 소비자의 니즈가 그대로 반영된 상품들이다.
4. 캐릭터전성시대: 성, 연령, 시대를 초월하는 인기
디즈니, 스누피, 스폰지밥 등 전통적인 캐릭터부터 마블, 스타워즈 등의 영화 캐릭터를 비롯해 라인프렌즈, 카카오프렌즈로 대표되는 SNS 메신저 캐릭터까지 다양한 캐릭터와 패션의 협업 사례가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하면서 캐릭터가 ‘때 아닌 호재’를 맞고 있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상품에 신선함을 주는 한편,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쉽게 구매로 연결시킬 수 있게 한다. 주로 의류, 가방, 모자 등 패션 상품에 적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최근에는 뷰티브랜드와의 협업이 활발하며 문구, 라이프스타일 소품까지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5. 80년대 문화 코드: 레트로 무드, 오버사이즈 핏
지난해까지 90년대 문화 코드의 인기가 이어졌다면 2015년부터는 그 중심이 80년대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역시 교복 자율화를 맞이한 고등학생들의 자유 분방한 패션을 선보이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데, 당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렸던 「르까프」와 80년대에 론칭한 「빈폴」은 이에 맞춰 레트로 마케팅을 펼쳤다.
「빈폴」은 카세트 테이프, 조이스틱, 비디오 게임기 등의 80년대 아이코닉한 아이템을 모티브로 더플 코트, 데님 재킷과 팬츠, 체크 및 스웨트 셔츠, 야구점퍼 등의 아이템을 현대화해 출시했다.
6. 웨어러블 테크(Wearable Tech): Fashion과 IoT의 접목
사물인터넷이 패션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처음에는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밴드 같은 상품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의류, 잡화 등으로 확대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IFA 2015(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에 참가해 스마트 슈트, 온백,
바디 콤파스, 퍼펙트월렛 등의 4개 상품을 공개해 관심을 받았다.
「쿠론」도 NFC와 블루투스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백 1.0;글림’을출시했고, 「블랙야크」는 스마트웨어 ‘야크온P’를 선보였다. 「빈폴골프」는 NFC 기술과 앱(애플리케이션)의 연동을 통해 코스 공략 팁 등 스마트 캐디 서비스가 가능한 의류를 내놨다.
7. 셰프 마케팅(Chef Marketing): 쿡방, 셰프테이너
2015년 한국 방송계의 최고 이슈였던 요리 예능, 일명 쿡방 열풍은 백종원, 최현석, 이연복 등 유명 셰프를 탄생시키며 연예인과 같이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뜻의 셰프와엔터테이너가 합성된 ‘셰프테이너’란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했다.
셰프테이너의 인기는 요리 관련 예능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은 물론 광고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셰프테이너의 높은 인지도와 전문성으로 제품 신뢰도를 강조할 수 있고,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쌓은 유쾌한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 제품 호감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8. 힐링 홈(Healing Home):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공간+상품 부각
자신의 공간을 좀 더 멋지고 아름답게 꾸며 일상의 풍요를 누리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정서적인 공허와 허기, 불안감을 집에서의 휴식을 통해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껴 안티 스트레스에 집중하고, 집에 머무는 동안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나만의 공간과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선 공간은 거창한 인테리어 시공이 아닌 간단하게 집을 꾸밀 수 있는 ‘홈 퍼니싱’을 통해서 이뤄진다.
‘홈 퍼니싱’이란 집 꾸미기를 뜻하는데 실제로 한국에서 ‘이케아’가 판매하는 제품 중 절반 이상이 이 ‘홈 퍼니싱’을 위한 생활 소품이고 매출 비중도 60% 이상이라고 한다. 심신의 안정과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향초, 디퓨저, 룸웨어와 같은 상품에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류, 잡화에 집중했던 패션 브랜드의 리빙 라인 확장도 눈에 띈다.
9. 글로벌 쇼핑 확장(Global Shopping Expansion) : 중국 광군제, 역직구 강화
중국의 광군제,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로 이어지는 해외 대형 쇼핑 행사가 몇 년 전부터 국내 시장에 정착한 해외직구 발달로 익숙해지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광군제 시작일인 11월 11일 하루 매출이 약 16
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 가까이 상승했다.
중국의 광군제 기간동안 알리바바의 티몰을 통해 한국 상품이 중국으로 판매된 금액은 약 90억원으로 그 중 59%가 화장품으로 나타났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온라인 쇼핑과 관련된 통신, 물류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했던 우리의 저력을 글로벌 쇼핑 시장에서도 발휘해야 할 때다.
10. O2O 서비스 경쟁: 핀테크와 물류 선진화를 통한 차별화
유통업계 전반에서 화두가 되었던 옴니채널은 통합 사이트 및 모바일앱 오픈,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 등 다양한 업계의 시도 이후, 최근에는 핀테크를 통한 간편 결제 서비스와 물류 인프라 구축을 통해 소비자에게 실제적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주력한다.
핀테크는 결제 편의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객들의 실제적인 소비 관련 빅데이터 축적이 가능해 유통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 유통에서는 티몬의 ‘티몬페이’, 이베이 코리아의 ‘스마일페이’, 11번가의 ‘페이핀’ 등이 이미 출시되었고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신세계가 ‘SSG페이’, 롯데백화점 ‘L페이’, 현대백화점 ‘H월렛’ 등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2016년 패션 시장 전망◆
신선한 변화를 담은 새로 고침, ‘Fresh Reloading’
2016년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미 한국도 저성장기라는 긴 터널에 진입했으며 이에 적응하기 위한 고민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성과를 위한 일시적인 정책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마켓 환경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유행에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취향에 집중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제 모든 분야에서 소비자의 취향을 존중하는 개인화가 당연시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업은 소비자들의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은 빅데이터 기반의 CRM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며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미처 인지하지도 못한 취향을 미리 제안할 수 있을 정도의 서비스가 요구될 것이다.
패션 스타일은 다채로운 프린트와 패턴, 정교한 크래프트맨십(Craftsmanship)으로 감성과 창의력을 선보이는 가운데 실용성(Wearability)에 대한 이해는 어느 때보다 잘 드러난다. 레트로 무드는 당분간 지속되고 다양한 요소를 창조적으로 믹스한 소재가 중요해지며 시즌을 넘나드는 아이템 제안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정보력, 경험 소비의 확대 및 지속되는 불경기에 따른 가성비의 추구 등으로 브랜드 자체가 소비의 기준이 되지 못하는 큰 흐름은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소수의 취향 저격을 위한 상품은 오히려 작은 전략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나 중소상인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이 작긴 하지만 남들이 아직 주목하지 않았던 취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할 수도 있다.
나인경 삼성패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016년은 과거를 탐구하며 아름다움을 찾고, 노하우를 거쳐 바탕을 만들면서 인간과 유기적인 기술을 동반한 새로운 창조와 발상의 전환으로 현재의 삶에 신선한 변화를 불어넣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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