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타는 소비자 ‘썸슈머’ 주목하라

FIRSTVIEW|15.01.01 ∙ 조회수 9,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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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도 경제적, 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고장 난 자본주의’에 기인한 다양한 경제 문제가 불거지는 것과 더불어, 사회적으로는 심각한 자본 부족을 겪는 개인들이 이를 메우기 위한 과다 업무로 시간 빈곤에 시달리며 결국 번아웃(탈진)돼 버리는 총체적 ‘부족’ 현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부족 현상은 ‘불평등’ 심리와 함께 심화한다. 2013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에서 이야기하는 불평등의 논리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면서 탈진한 개인들의 사기는 더욱 떨어진다.
‘고장 난 자본주의’의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이의 대안으로 연결을 바탕으로 한 ‘작고, 실용적이며, 인간적인’ 특성을 띠는 ‘공유경제’가 급부상했다. 하지만 일상화된 연결은 필연적으로 변동성과 불안감을 급증시키고, 신상털기나 마녀사냥 같은 사생활 침해와 보안의 문제들이 함께 대두했다. 또 정보공유의 활성화로 국산 제품이 해외에서 오히려 더 저렴하고 품질도 좋다는 불편한 진실도 함께 공유돼 소비자들의 불신을 낳고, 그 결과 직구족이 양산됐다.

소비자들은 이처럼 고장 난 자본주의로 심화하는 부족, 불평등으로 힘겨운 가운데 그 대안으로 공유경제로 환승하고자 한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와 보안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이전에는 몰랐던 불편한 사실들로 인해 세상과 기업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불(不)’의 시대를 살며 분노 게이지가 극에 달해 있다.

자본주의도 불안하고 공유경제도 불안한 과도기적 공황 상태에 빠진 이들은 고장 난 자본주의와 불안한 공유경제에 대한 니즈와 리스크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하며 간절히 안정을 원한다. PFIN은 욕구와 안정 사이에서 갈등하며 니즈와 리스크 사이에서 썸을 타는 소비자 ‘썸슈머(SOME•sumer)’에 주목하고 이들을 위한 안정 전략을 제안한다.

불황과 부족 속에서 죄의식 없이 유행과 소비를 즐기고 싶은 썸슈머, 실용적 공유와 썸 타다

서울 시민의 42.1%가 새로운 장소나 브랜드, 신제품에 항상 관심이 높고(PFIN FIBA 리서치 2014), 미국 여성의 60%가 ‘유행하는 아이템’을 찾고 있다(Euromonitor, 2013). 이렇게 유행소비를 추구하고 과시를 원하지만, 부족한 예산과 함께 허세로 분류될까 두려운 허세불안증으로 이들은 소비행위에 죄책감을 느낀다. 이들은 좋은 물건을 싸게 득템해 ‘잘샀다’는 위안을 얻기를 간절히 바란다. 소비는 포기할 수 없지만 예산과 비난의 리스크를 지기는 싫은 이들을 위해 공유경제의 장점들을 결합하라. 공유와 나눔, 연결을 통해 최대한 경제적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급스러운 유스호스텔을 뜻하는 ‘포시텔(posh-tel)’이 내년도 여행업계의 화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불안과 불신의 세상에서 안전하게 공유하고 싶은 썸슈머, 차단과 썸 타다

시카고 컨설팅 기업 그래비티탱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1%가 공유를 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는 부수입이라고 답했다. 소비와 수입 양 측면에서 망가진 자본주의의 리스크를 해소하는 대안으로 공유경제에 참여하고자 하는 인구는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공유에는 사생활 침해의 불안감이 상존한다. FIBA 리서치에서 ‘공유 서비스에 거부감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공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증명한다. 공유는 하고 싶지만 불안의 리스크를 지기는 싫은 이들이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기존의 개인화된 시스템으로 보호막을 제공하라. 암호화된 시스템으로 해킹을 차단하는 텔레그램이 대표적이다. 셰어하우스 우주(woozoo)는 공유로 얻는 경제적인 이득을 내세우면서도, 다른 이들과의 공유에서 생기는 위험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 시스템을 강조해 큰 인기를 얻었다.

불황과 불평등 속에서 차별화된 고취향을 유지하고 싶은 썸슈머, 작은 다양성과 썸 타다

과반수의 소비자가 여전히 고취향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원하지만(트렌드모니터, 2014), 브랜드 제품을 소비하기엔 예산이 부족하고 소득의 격차는 커져만 가는 현실이다. 이 안에서 소비자들은 플랜B와 남다른 기준들을 대안으로 찾고 있다. 클래식 명품의 상승률이 하락하고 신흥 명품의 상승률이 증가하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호하는 20대의 특징이 이 같은 경향을 뒷받침한다. 슈퍼 럭셔리로 차별화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고취향을 포기할 수도 없는 이들을 위해 공유경제의 작고 혁신적인 다양성으로 접근하라. 최근 파리의 핫스팟으로 부상한 ‘라 젠느 뤼(la jeune rue)’는 부동산 갑부 세드릭 노동이 거리 전체를 사들이고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을 기용해 리모델링했지만 명품 브랜드가 아닌 지역 먹거리들을 입주시켜 작고 지역적인 공간을 만들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사랑받고 있다.

부족과 불안 가운데 정으로 위로받고 싶은 썸슈머, 고취향과 썸 타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소비자들이 시간적, 정신적으로도 탈진 상태에 이르러 있다. 휴식을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 정, 아날로그적 관계들을 통해 위로받으려는 경향(PFIN FIBA 리서치 2014)이 높게 나타나면서 집밥, 디너테이블, 색칠공부책 같은 아날로그적인 상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FIBA 리서치 결과 평소에 주 1~2회 이상 외식한다는 비중이 전체의 74.8%에 이를 정도로, 탈진한 소비자들은 아날로그적인 따뜻한 정도 느끼고 싶지만 편안함도 포기할 수 없는 썸슈머다. 이들을 위해 정에 편리함과 세련된 고취향을 결합하라. 집밥을 원하지만 그렇다고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닐 수는 없는 썸슈머들을 공략한 슈퍼푸드 도시락이나 세련된 마이보틀 같은 제품, 손쉽게 취미를 즐길 수 있는 1회성 클래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패션비즈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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