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한희 카이 대표 & 디자이너
카메라 셔터를 누를 때마다 포즈를 바꾸며 자신의 개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계한희 카이(KYE) 대표 & 디자이너. 카메라 앞뿐만 아니다. 서른이 채 되지 않았지만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끼와 능력을 발휘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승승장구하는 ‘라이징 스타’다. 센트럴 세인트마틴 예술 대학교 패션디자인 남성복 학사 최연소 입학에 예술대학원 최연소 졸업자였고 졸업하자마자 2011 F/W 런던패션위크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카이」를 런칭한 후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주인공이다.
「카이」는 ‘오프닝세레모니(OPENING CEREMONY)’가 전개하는 뉴욕 LA 브로드웨이 런던 등에 입점했고 올해 안에 ‘오프닝세레모니’ 일본에도 입점한다. ‘하비니콜스’ 홍콩과 쿠웨이트, 홍콩 ‘IT’와 ‘Dmop’ 일본 시부야에 위치한 ‘캔디’라는 마니아가 탄탄한 숍 등 세계 각지의 다양한 채널에서 「카이」를 만날 수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사입 체제를 고수하며 「카이」와 잘 맞아떨어지는 편집숍 ‘보이플러스(BOY+)’ ‘데일리프로젝트(DAILY PROJECTS)’ ‘퀸(KWIN)’ 등에서 전개한다.
「카이」는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 장르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중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모던 & 페미닌 & 엘레강스 & 아방가르드 등이라는 일률적인 컨셉이 아닌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 중에는 최초로 시도한 장르이기도 하다. 다소 실험적인 그녀의 선택은 오히려 호응을 얻었다. 서울패션위크 기간에 열리는 「카이」 컬렉션에 참석하는 지드래곤을 비롯해 아이돌 스타들은 단골 관객이다.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다양한 아이돌 스타들이 「카이」의 옷을 직접 구매해 입기도 했다.
국내외 관계자부터 지드래곤 등 아이돌까지 선호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이라는 타이틀답게 계 디자이너는 매 시즌 정하는 테마 속에 의미를 녹였다. 2013~2014 F/W시즌 컨셉코리아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패션위크에 처음 소개됐던 당시 「카이」는 ‘한국의 젊은 실업자와 집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서울의 거리 문화(street wear fashion)를 캐주얼과 힙합, 그리고 예술성을 절묘하게 녹인 의상들을 기발하게 표현했다. ‘오프닝세레모니’도 당시 ‘Seoul’을 타이포그래피로 제작한 프린트 티셔츠부터 벽에 낙서하는 스트리트 문화인 그래피티를 활용한 패턴, 여러 레이어링 기법을 사용해 희소성을 가진 디자인으로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2014 S/S 「카이」는 ‘아름다운 청춘, 힐링이 필요하다’는 테마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제 웰빙이 아닌 힐링이 대두되면서 휴식과 편안함, 안식을 원하지만 취업난 쇼핑중독 성형 등 스스로에게 고통과 상처를 주는 아이러니를 표현했다. 블랙과 화이트, 베이지, 골드 등으로 그동안 사용했던 컬러에 비해 정제했으며 반창고 등의 위트 있는 디테일을 사용하기도 해 재미를 더했다.
해외 매 시즌 2배씩 늘어, 男 라인 선호도 높아
국내외 디자이너들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그녀의 자신감과 당당함은 성장 배경 자체가 ‘글로벌’이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1987년 미국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고 영국 런던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그녀는 세인트마틴 유학 시절 ‘생존’을 위해 치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계 디자이너는 “학사 때도 경쟁이 대단했지만, 석사 때는 다양한 연령대, 내로라하는 글로벌 디자인 하우스에서 실무를 경험했던 학생들까지 실력파들이 다수였다. 총 7명이 정원이었지만 3~4명만 졸업작품전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쇼에 서기 위한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언제나 잘해야 한다’라는 마음이 컸다라는 대답을 통해 어린 나이지만 현재 위풍당당할 수 있는 근원의 에너지를 알아챌 수 있었다. ‘글로벌’이라는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공부하고, 경쟁하며, 승리하는 그녀는 보통 디자이너들과 출발선이 달랐던 셈이다. 하지만 계 디자이너는 자신이 한 번도 ‘코리아 디자이너’가 아니다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한다. 오히려 ‘내가 코리아 디자이너인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자부한다.
뉴욕&서울 크로스! 이제 동시다발 전개하는 시대
계 디자이너는 “‘이제 한국에서 전개하다가 해외로 나간다, 해외에서 하다가 한국에서 한다’ 는 간격을 두고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방식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카이」도 그 시류에 맞춰서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2014 S/S 역시 뉴욕과 서울 동시에 이뤄졌다. 그동안 컨셉코리아를 통해 뉴욕에 무대를 선보였던 방식에서 이번에는 뉴욕의 쇼룸 에이전시 아이디얼쇼룸과 스탠더드호텔에서 캐주얼하게 진행했다.
「카이」의 제품들은 절대 싸지 않다. 홀세일 가격 기준으로 티셔츠 10만~20만원대, 재킷 60만원대 정도다. 하지만 계 디자이너의 이 같은 가격 정책에 대한 고집은 대단하다. 그녀 스스로 ‘매스 프로덕션’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롱 런 하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의류뿐만 아니라 가방, 슈즈, 모자 등을 알차게 완성하며 국내외 팬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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