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 돈부터 받고 보자?!
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
어느 사업을 막론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데는 자금 조달이 가장 중요하다. 패션기업들도 어느 순간 돈에 발목이 잡히거나 가뭄에 단비 같은 돈 덕분에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결국 효율적이면서 안정적인 펀딩이 사업 성패의 큰 관건이다. 최근 몇 년 사이 IT기술을 접목한 크라우드 펀딩이 주목받고 있다. 집단지성이라는 특성을 활용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더 넓은 범위에서의 자금조달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법이다.
새로운 펀딩 흐름 속에서 국내 패션 대기업들도 국내의 대표적 크라우드 펀딩업체인 ‘와디즈(WADIZ)’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앤듀의 ‘슈퍼마 티셔츠’와 버커루의 ‘쿨 파워 티셔츠’를 와디즈를 통해 출시했고, 인디에프의 테이트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시장에 등장했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도 와디즈 펀딩에 합류하면서, 2020년 하반기 신제품 ‘국민 울 캐시미어 스웨터’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최초 공개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 패션기업에 속속 녹아들고 있는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단순한 돈 놀음이 아니다. 이 시대에 의미 있는 자금 모집을 추구하는 것이다. 수익성만 따지지 말고, ‘혁신’ ‘테크놀로지’ ‘윤리’ ‘환경 ‘소통’ 등의 키워드를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스파오를 포함한 패션업계의 크라우드 펀딩의 핵심도 바로 여기에 있다. 스파오 제품은 3번의 워싱 과정에서 원사 불순물을 제거해 부드럽고, 소방모를 사용해 보풀 발생을 줄였다. 고품질의 내몽골산 캐시미어와 최적의 원사 사용으로 손쉽게 홈케어와 물세탁이 가능한 기능성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첨단 기술과 환경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치에 공감한 크라우드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크라우드 펀딩은 한없이 자비롭지 않다. 펀딩 제품 하자와 먹튀 논란 등 소비자 피해 분쟁이 간간이 터져 나온다는 점은 항상 유의해야 한다. 이에 와디즈 측도 반품 정책을 강화하고, 펀딩 제품 하자 발생 시 펀딩금을 반환하는 지침을 세웠다. 펀딩 프로젝트 내 스토리상의 표시된 광고 내용과 배송 받은 제품이 현저히 다른 경우도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과 소비자법상 책임이 발생된다. 더 나아가 그런 차이점의 유발행위가 적극적인 의미의 기망행위로 판단될 위험이 있다면, 형법상 사기죄의 책임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와 동시에 단순 하자에 대한 반환 정책도 와디즈 자체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므로 자금을 조달받는 사업체 입장에서는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이 한층 더 강화된 상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의 돈줄이 점점 말라가는 상황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악용해 벼락 성장하려는 몇몇 업체들이 하자 제품의 먹튀 논란으로 소비자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패션업체는 이런 유혹과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 꾸며낸 스토리나 기술적 혁신 없는 아이템은 애초에 크라우드 펀딩에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성숙한 크라우드 펀딩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펀딩금 반환 정책이 실시된다는 상황을 충분히 사전에 숙지해야 할 것이다. 돈은 돈이고, 책임은 책임이다.
■ 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 profile
•건국대 교수 / 변호사
•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
•패션협회 법률자문
•국립현대미술관 / 아트선재센터 법률자문
•국립극단 이사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이사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부회장
•런던 시티대학교 문화정책과정 석사
•미국 Columbia Law School 석사
•서울대 법대 학사 석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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