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영 로우 대표 겸 디자이너
유연한 ‘에고’로 캐리 오버템을

hyohyo|23.05.22 ∙ 조회수 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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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영 로우 대표 겸 디자이너 <br> 유연한 ‘에고’로 캐리 오버템을 3-Image



“‘로우(Leau)’라는 브랜드명은 프랑스어로 ‘물’이라는 뜻이다. 물이라는 속성은 얼음이나 수증기, 어떤 형태가 됐든 동일하다. 자신만의 에고(Ego, 자아)를 간직한 채 유연하게 틀에 따라 변한다는 점이 내가 추구하는 브랜드와 닮았다. 어감 그 자체도 좋고.” 정혜영 로우 대표 겸 디자이너의 가치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네이밍이다.

정 대표의 로우를 향한 여정의 시작은 꽤 오래됐다. 개인 브랜드는 아니지만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를 경험할 수 있는 한세실업 해외영업파트로 취직했다. 대학 전공 수업 시간에는 패턴 작업을 중점적으로 배웠다면 회사에서는 봉제, 원단, 해외 공장 관리 등 실무를 경험하며 개인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 정 대표는 “한세실업은 첫 직장이라 각별한 것도 있지만 2년간 국내 근무를 마치면 해외 공장에 2년 파견을 보내주는 등 한 사람 한 사람 인재 육성에 공을 들이는 진정성 있는 기업이다”라고 설명한다.

한세실업 경력, 글로벌 & 저지 아이템 강점

해외 생활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어린 나이에 혼자 타지에서 근무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그는 국내 근무를 끝으로 첫 직장 생활을 마무리했다. 글로벌로 선풍적 인기를 끌던 ‘아베크롬비’를 한세실업에서 직접 소싱했던 경험은 현재 로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정 대표가 직접 고른 단추 달린 티셔츠가 전 세계 아베크롬비 매장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강한 자신감을 얻은 것.

이후 W컨셉으로 이직해 그곳에서 준비 중이던 PB ‘프론트로우’ 론칭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1세대 위즈위드에서 W컨셉으로 중심점이 막 이동하던 시기였다.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가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급속도로 활성화되는 과정을 내부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라고 말하며 개인 브랜드 론칭에 대한 꿈을 현실화했다.

본격적으로 로우를 론칭하기 이전, 리테일 브랜드로 방향을 잡고 홀세일 비즈니스로 시작했다. 그러다 실물 컬렉션이 준비되자마자 로우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한 온라인 플랫폼 29CM에 직접 문을 두들겼다. W컨셉 출신이지만 정 대표 본인이 만들어갈 브랜드의 고객은 여성성이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나’의 취향에 몰입도가 있는 29CM 이용자와 더 잘 맞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W컨셉 PB 론칭 합류, 폭발적 반응 실감

다행히 29CM 담당 MD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이제 전체 매출의 60%를 29CM에서 내며 어엿한 전략 투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지난 4월까지 더현대대구 ‘이구갤러리’ 내에서 비슷한 결의 브랜드와 함께 전시를 열기도 했다. 데일리한 아이템으로 꾸준한 매출과 재구매율이 나왔다. 오는 가을 시즌에는 이구갤러리와 더현대대구뿐 아니라 더현대서울에서도 메인 브랜드로 당당하게 설 예정이다.

론칭 2년 미만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이토록 빠르게 매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정 대표의 뚜렷한 디자인 철학 덕분이다. 그는 “기본 티셔츠, 저지 등 에센셜 아이템을 시작하고 확장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로우가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으로 ‘캐리 오버’ 아이템을 많이 만들어 낼 생각이다”라고 말한다.

스스로도 마음에 드는 바지를 발견하면 같은 상품을 3~4벌씩 산다는 정 대표는 “내가 선호하는 유럽이나 일본의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대표 아이템이 하나씩 있다.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다음 해에 품절돼 못 사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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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컬렉션 ‘한나티’ 수백 장 단위 25차 리오더

대신 시즌마다 소재를 변경하거나 사이즈 품을 트렌드에 맞게 조정하는 방식을 택한다. 실제로 로우의 론칭 첫 시즌인 2022 S/S 컬렉션에서 3시즌 연속 출시하는 캐리오버 아이템 ‘한나티’를 배출하기도 했다. 한번 입고 수량이 몇백 벌 단위임에도 벌써 25번째 리오더를 진행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캐리오버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고 해서 쉽게 이룬 성공은 아니다. 지난봄 컬렉션에 신규 출시한 아이템은 24SKU이지만 누적된 캐리오버 아이템까지 더하면 한번에 100SKU 이상을 핸들링해야 하는 까닭에 오히려 더 부지런해야 한다고. 이 브랜드는 티셔츠, 저지, 데님 등 아이템 확대뿐 아니라 캡슐 컬렉션으로 키즈 라인도 염두에 두고 있다.

요즘 한창 1990년대 패션에 꽂혔다는 정 대표는 1999년 작 영화 ‘노팅힐’에서 영감을 얻는다. 또 당시 최고의 톱모델인 케이스 모스의 20대 시절을 뮤즈로 삼아 다음 작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이전 직장에서 대물량을 핸들링하는 방법과 글로벌 마인드를 세팅했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동반 성장 가능성을 체감했기에 모든 것이 행운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29CM라는 가장 잘 맞는 플랫폼과 만난 로우는 올해는 전년대비 150~200% 성장을 기대한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5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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