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석 디자이너 '제너럴아이디어' 리셋 성공
최범석 디자이너의 '제너럴아이디어'가 대중성을 지닌 패션 브랜드로 터닝해 승승장구 하고 있다.
컬렉션으로 유명했던 제너럴아이디어는 2019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디자인과 유통 마케팅까지 브랜드 방향성을 180도 뒤집었다. 핵심적인 브랜드 소울을 제외하고 모든 걸 바꿨다.
이후 4년이 흐른 지금 온라인에서만 연매출 180억원(2022년 기준)을 기록할 정도로 막강한 팬덤을 지닌 커머셜 브랜드로 터닝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오프라인 40개 매장에서 전개하던, 이미 유명한 브랜드 제너럴아이디어의 모든 걸 한 번에 바꾼 과감한 결정이었다. 위험도 따랐지만 변한 패션 마켓에 대응하려면 그렇게 해야한다고 판단했다.
최범석 디자이너는 "과거 오랜 시간 컬렉션을 보여주는 디자이너로 일했고, 동시에 화장품 비즈니스와 교수를 맡아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여러 일을 하면서 집중이 분산돼 있을 때 문득 스스로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때 다시 한 번 '나는 옷을 해야한다'는 결심히 섰고, 그때 전체적인 패션 마켓을 다시 파악해 브랜드를 리셋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랜드를 재정비하면서 이익구조와 유통, 마케팅까지 브랜드를 다각도로 보고 그 방향을 결정해야했다. 디지털에 집중해야겠다고 판단했고, 당시 갖고 있던 오프라인 매장 40개를 모두 접고 온라인 유통에 맞춰 브랜드 방향성을 바꿨다. 여러 유통을 깊이 관찰한 후 제너럴아이디어에서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과 가격대를 정했다"고 말했다.
한 번에 체질을 바꿔버린 만큼 초반에는 부침이 있었지만, 온라인 유통에서 금방 반응이 올라왔다. 한 시즌에 200종류(sku)에 달하는 다양한 스타일과 빠른 상품 회전율 & 리오더 대응까지 체계적으로 갖춰 탄력을 받았다. 한 시즌에 누적 5만장을 판 상품이 나올 정도다.
최 대표가 과거 동대문에서 패션 일을 처음 시작해서인지 리오더와 타이밍에 맞는 생산에 대한 감이 남아있었고, 온라인 마켓 환경에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
그는 "내 식으로 패션 비즈니스란 '그 온도에 몇 장의 파느냐'에 달렸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 온도에 정해진 수요를 어느 브랜드에서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제너럴아이디어는 라이브방송을 통해 사람들의 반응을 미리 파악하고 예측해, 이를 통해 보다 기획적이고 정확한 수요 분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너럴아이디어가 '무신사' 'W컨셉'과 같은 메이저 유통뿐만 아니라 자사몰과 스마트스토어의 매출도 특히 신경을 쓴 건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팬덤을 쌓아, 유통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탄탄한 기반을 잡는 데 성공했다. 스마트스토어에서는 팬(찜 수)만 22만명이 될 정도로 톱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그는 "스마트스토어는 초반부터 내가 직접 관리할 정도로 신경을 썼던 채널이다. 수수료율이 낮고 라이브 방송 등 브랜드의 활동에 따라 매출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콘텐츠다. 룩북 촬영을 한 달에 두 번 진행할 정도로 자주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신상품을 끊임없이 공급한다. 라이브방송은 그가 직접 나와 고객과 소통하고, 그들의 피드백을 브랜드에 즉각 반영하고 있다.
과거에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렸다면 이제는 CEO란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최범석 대표. 예전처럼 컬렉션에 대한 마음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20년을 디자이너로 살았기에 디자이너로 돌아가는 건 언제든 할 수 있다. 지금은 지금 나름대로 그때는 몰랐던 것들을 배우고 있다. 과거에는 나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키웠다면 지금은 조직적으로, 다같이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제너럴아이디어가 천 억 원대 브랜드로, 한국을 대표하는 빅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 동시에 또다른 브랜드를 육성하며 패션 브랜드 그룹으로 도약하려 한다.
그는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해야 할 롤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보다 긴 호흡으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브랜드와 후배 디자이너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패션비즈=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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