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홍수 속 ‘울트라 하이엔드 브랜드’ 인기

    이광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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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12.19조회수 4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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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소재, 희소성 찾는 명품 매니아층 덕분에 울트라 하이엔드 브랜드 매출 성장세

    패션 시장이 힘든 시기를 겪을 것이란 관측 속에서도 명품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유로 모니터는 지난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가 약 16조 원(141억 달러 상당)이었다고 발표했으며, 올해는 그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명품 시장의 경우에도 거래액 규모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고 명품 시장이 활성화되며 전체 규모는 한층 더 커질 예정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이제는 누구라도 명품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 잘 알려진 하이엔드 브랜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다양한 명품에 대한 갈증과 MZ세대의 명품 구매율이 높아지며 아미, 메종키츠네, 자크뮈스 등 소위 신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백만 원대에서 천만 원대로…잘 알려진 브랜드보다는 실용성, 희소성 찾아



    사진 : 최근 브루넬로 쿠치넬리, 톰 포드, 로로피아나, 발렉스트라 등 울트라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고물가, 고환율 위기 속에 실속 있는 소비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명품 매니아층 사이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명품이 아닌 명품 중에서도 찐명품이라 불리는 ‘울트라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울트라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들은 일반적으로 하이엔드 혹은 프리미엄 브랜드라 불려온 명품들보다 더욱 높은 가격대를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잘 알려진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을 넘어 최근에는 △브루넬로 쿠치넬리 △톰 포드 △키톤 △로로피아나 △델보 △벨루티 △발렉스트라 같은 브랜드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해당 브랜드들의 제품군은 몇십만 원대 잡화류부터 몇천만 원대를 호가하는 고급 소재 상하의나 코트, 재킷 등 아우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최상급 캐시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공예 기술자들이 의류를 직접 제작해 공장에서 저렴한 소재로 찍어낸 의류와 비교했을 때 아우터의 무게가 이루 말할 수 없이 가벼운 점이 특징이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신발은 100만 원대에, 남성 재킷류의 경우에는 1,00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여성 핸드백 브랜드인 델보의 경우 스크래치가 덜한 특수 소재 가죽을 사용하고, 가죽의 두께가 탄탄하면서도 전체적인 가방의 무게는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델보 핸드백의 제품가는 100만 원대부터 1,000만 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벨루티는 가죽 장인으로 꼽힌다. 벨루티만의 독창적인 가죽 가공법을 통해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질감을 표현해내며, 독특한 색감을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가죽 소재의 아우터, 지갑, 신발 등이 인기다.

    울트라 하이엔드 브랜드들, 호실적 전망 발표하고 전 세계에 매장 늘려

    높은 가격대만큼 희소성이 보장되며, 좋은 소재의 제품을 오래,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울트라 하이엔드 브랜드를 찾고 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지난해 대비 올해 매출액이 28%가량 신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해의 호실적에 이어 내년에는 중기 목표 매출인 10억 유로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나폴리의 고급 수제 정장 브랜드인 키톤은 밀라노와 나폴리, 뉴욕, 상하이, 두바이 등에 진출해 있으며, 최근 런던에 매장을 낸 데 이어 곧 서울까지 권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델보를 인수한 리치몬드 그룹과 로로피아나의 상위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도 상반기 해당 브랜드들의 실적이 견고했다고 발표했으며, 델보의 경우 쿨 박스(Cool Box) 백이 2018년 출시 이래로 여전히 품절 대란을 겪고 있을 만큼 수요가 높다.

    이 같은 울트라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인기에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포함해 크롬하츠 등 고가의 해외 브랜드 매장을 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해당 브랜드들이 3분기 매출 상승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명품 플랫폼에서도 울트라 하이엔드 브랜드 인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메리트



    사진 : 명품 플랫폼 ‘구하다’에서 판매되고 있는 울드라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울트라 하이엔드 브랜드 명품의 인기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상에서도 드러났다. 유럽 부티크와의 직계약을 통해 국내 시장에 명품을 유통하고 있는 명품 플랫폼 ‘구하다’는 자사에서 판매 중인 울트라 하이엔드 브랜드의 판매액이 지난해 대비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신명품 브랜드가 크게 약진한 반면, 하반기에는 브루넬로 쿠치넬리, 키톤, 톰 포드, 벨루티 등 하이엔드 브랜드의 판매액이 확연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브루넬로 쿠치넬리, 톰 포드, 벨루티의 경우 세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전년 대비 184%, 벨루티는 368% 상승했다.

    구하다 관계자는 “유럽 부티크와의 직계약 혹은 프리오더 계약을 통해 해당 브랜드들의 상품을 오프라인 대비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고객들에게 제시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하기 힘든 제품과 사이즈도 구하다에서는 만나볼 수 있다. 최대 7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최고급 명품 라인이라 불리는 울트라 하이엔드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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