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하 l 전 신세계사이먼 대표<BR> 무엇을 참기는 힘들지만 견디는 것은 보람 있다

People

< 알쓸패잡_패션과 라이프 >

조병하 l 전 신세계사이먼 대표
무엇을 참기는 힘들지만 견디는 것은 보람 있다

Tuesday, Nov. 15, 2022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 VIEW
  • 669
  며칠 전 아내와 함께 ‘인생은 아름다워(2022, 최국희 감독)’란 영화를 봤다. 전 세계를 울린 위대한 사랑 이야기,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1977, 로베르토 베니니)’와 동명의 영화였다. 물론 가족의 사랑을 주제로 하지만 부부간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고 ‘라라랜드’ 같은 뮤지컬 영화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대충 영화 줄거리와 출연진만 확인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  

미리 확인했던 영화 줄거리와는 조금 다르게 웃기면서도 슬프기도 한 로드무비였다. 영화 초반 주인공 진봉(류승룡)의 전형적인 밉상 남편을 보고 순간 영화 보러 온 것을 후회할 뻔했다. 계속 진봉의 대사를 듣고 보면서 영화가 끝나고 나면 나는 또 어느새 죄인이 돼 있을 것 같은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아내는 폭소를 터트리기 시작했고, 유쾌한 장면이 연속되면서 나는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영화 줄거리와는 다르게 매우 유쾌하게 연출됐고 코믹한 장면이 많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아내는 두 가지 장면을 못마땅해했다. 첫 번째는 진봉이 아내 세연(염정아)의 마지막을 위해 세연의 소중한 인연과 가까운 지인을 초대해 파티를 열고 이별식을 연출한 장면이었다.

두 번째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아내 세연이 자신이 떠나고 난 후 남편 진봉의 삶을 걱정하면서 다시 좋은 사람 만나서 즐겁게 살고 난 후 자신에게 돌아오라는 장면이었다. 아내는 현실성이 없는 그런 방식의 이별식은 초대받은 손님은 물론이고 서로를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남겨진 남편의 삶을 걱정하는 것은 몰라도 재혼까지 챙기는 것은 오버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내가 묻기도 전에 어떠한 경우에도 두 번씩 결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의 마음에 드는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결혼 생활은 한 번 해봤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금까지 결혼 · 임신 · 출산 · 육아 · 교육 · 입시 · 취업의 삶을 살아왔고, 내 아이들도 나와 똑같은 삶을 반복하고 있다. 누가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하고 물을 때마다 나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배수의 진을 치고 싸우는 장수처럼 지금 한 번뿐인 이번 생에 최선을 다해 살고 싶기 때문이다. 마라톤에서 죽을힘을 다해 달려와 방금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에게 또다시 똑같은 코스를 더 뛰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도 한 번이면 족하다.

우리가 인생에서 한 사람과 두 번씩 살아낼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 우리는 최선의 선택, 최선의 삶을 살아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마지막 장면, 타이틀 롤이 올라갈 때 아내 세연이 부르는 배경음악인 ‘세월이 가면’(최호섭)의 가사처럼, 우리의 삶은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무한 반복되지 않는다. 생은 누구에게나 처음이자 마지막일 뿐이다.


■ profile
- 1987년 삼성그룹 공채 입사
- 1996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입사
- 2005년 해외사업부 상무
- 2010년 국내 패션본부 본부장
- 2012년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 겸직
- 2016년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
- 2020년 브런치 작가 활동 중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패션비즈를 정기구독 하시면
매월 다양한 패션비즈니스 현장 정보와, 패션비즈의 지난 과월호를 PDF파일로 다운로드받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패션비즈 정기구독 Mobile버전 보기
■ 패션비즈 정기구독 PC버전 보기





■ 패션 구인구직 전문 정보는 패션스카우트(www.fashionscout.co.kr) , Click! !!!

<저작권자 ⓒ Fashionbiz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