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경영자 VS 실무진 마찰, 불신 불안 고조
mini|22.10.05 ∙ 조회수 4,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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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 보겠습니다. 콘셉트가 명확하고, 기획 생산 마케팅력이 뒷받침된다면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 기업 A사의 한 임원이 전하는 열정 가득한 의지와 다짐이다. 하지만 한 시즌도 못 넘기고 6개월이 되지 않아 아웃됐다.
요즘 일명 스아골(스포츠 · 골프 · 아웃도어)이 패션시장을 휩쓰는 대세 마켓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테니스까지 가세하면서 스포츠 카테고리는 더욱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다. 인력풀과 범위도 더욱 다양해지고 커지면서 인사이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하지만 문제는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입사해 보니, 최고경영자가 미팅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상반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실무선보다는 임원 이상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일 경우에 문제가 더 불거진다.
오너의 전지적 참견 시점(?!) 돌입
최고경영자가 디자인이면 디자인, 생산이면 생산 모든 것을 꿰차고 ‘전지적 참견 시점(?)’에 돌입한다는 얘기다. 노터치할 테니 마음껏 해 보라는 약속을 했는데도 말이다. 오너의 마음을 돌려보거나 설득해 보지만 요지부동. 경영자의 조바심과 불신들, 부서장들과의 소통이 마찰을 빚는 순간이다.
한 임원은 “오너의 열정을 알겠지만 K회장이 K디자이너 겸 K과장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패션은 필드맨 · 운영자 · 관리자가 잘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현장 일에서 손을 떼시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패션시장의 변화무쌍한 환경 변화에 따른 한 기업의 인재풀은 팀을 넘어 조직개편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그것도 1년이 못 돼 6개월, 심지어 3개월로 짧아지는 양상이다. 특히 한 브랜드를 책임지고 있는 사업본부장(부서장)의 경우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첫 출근 3개월 만에 조직 개편 ‘멘붕
한 패션기업 C상무는 “변덕이 죽 끓듯 해요. 웬만하면 맞추려고 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브랜드가 나가는 방향과 유통전략 등 처음 협의했을 때와는 완전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사업계획서 수정이 수십 번이고, 이게 맞게 가는 건가 싶었죠”라며 “얼마 전 들려오는 소식은 더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 말고 다른 사업부장을 물색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배신감에 잠이 안 오더군요. 출근 3개월 만에 말이죠.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전한다.
또 하나의 사례로, 절체절명의 경영 위기를 핑계 삼아 회사 전체 조직개편을 공표한 한 패션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경영 위기라는 이유로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결국 디자이너 총괄과 영업책임자 두 사람만 아웃됐다.
단 2명을 위해 형식상 ‘전체 조직 개편’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이다. 최근 일어난 두 사례 모두 패션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50대 커리어맨들이 당사자다. 다년간의 경험을 갖춘 경력자와 이들을 필요로 하는 최고경영자들 사이의 온도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력 허문 ‘스포츠마켓’, 변화무쌍 인력풀
이러한 마찰 속에서 특이한 부분으로 포착되는 것은 바로 스포츠 시장이다. 특히 골프 브랜드들의 인력들의 변화가 크다.
“골프 경력이 전혀 없어도 돼요. 여성이나 캐주얼 쪽이면 더 좋습니다.” “골프 말고 아예 다른 시장에서 몸담았던 분이면 더 좋을 듯해요.” 골프웨어를 만드는데 골프 출신 기피현상(?)이라니. 이러한 변화에 대해 한 헤드헌팅 전문가는 “골프웨어가 단지 골프 플레이할 때 뿐만 아니라 실용성과 패션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룩으로 다각화되고 있습니다”라며 “따라서 기존 방식의 인재가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던 피플을 찾게 되는 것이죠”라고 설명한다.
골프 시장의 변화는 디자인 부문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영 골퍼들의 진입과 골프의 대중화다. 필드 위 떠올렸던 기존 스탠다드룩인 피케셔츠에 치노팬츠의 기본 룩에서 플리츠 슬릿 스트링 리본 등 다양한 디테일이 골프시장의 변화를 얘기해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무쌍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잘 반영할 수 있냐는 사람을 뽑는 바로미터로 직결되는 상황. 따라서 기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자의 선택은 더욱 까다로운 시선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감히 맡길 것인가, 내가 나설 것인가
기업에 인재의 중요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얼마나 좋은 인재를 들이냐가 그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에 비해 ‘요구하는 유형’이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기업에서 찾는 인재 툴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
기존 팀장급을 위로 올려 안정성을 기하는 경우, 일부 새로운 사람으로 교체해 브랜드의 뉴 콘셉트를 노리는점. 또 한 방법은 아예 모든 수장을 바꾸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다. 어떤 형태든 가장 중요한 것은 오너들의 리더십과 시장을 보는 안목이다.
패션시장의 대목인 F/W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모든 팀이 손발을 맞춰 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한 기업을 이끌어 가는 캡틴인 오너의 진두지휘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과감히 믿고 맡길 것인가, 내가 할 것인가!’의 판단이 이번 시즌 패션 비즈니스를 좌우하는 성패의 키가 될 것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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