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순 | 울티모 디자이너 겸 대표
‘혼 & 열정’ 담은 50년 스토리

mini|22.09.02 ∙ 조회수 19,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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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순 | 울티모 디자이너 겸 대표<BR>  ‘혼 & 열정’ 담은 50년 스토리 3-Image



블랙 코트를 입은 한 마리 흑조를 닮은 자태,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그녀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촬영 현장. 올해로 디자이너 라이프 50년 스토리를 지닌 김동순이다.

그녀는 최근 ‘김동순 패션 50주년 특별전’을 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국뉴욕주립대학교 현대의상박물관(SUNY Korea Museum of Modern Costume)에서 오는 10월31까지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동순 디자이너의 50년간의 디자인 활동의 정수가 되는 작품을 포함해 경험과 영감이 축적된 최근 작업물 위주로 선보인다.

또한 그녀가 그동안 인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이국적인 장소로 여행을 다니면서 접한 자연 경관의 컬러감이나 낯선 나라의 전통적인 핸드 크래프트 작업 등에서 받은 영감을 그대로 반영한 작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50년을 달려온 K-패션의 대표 디자이너 김동순, 그녀가 그리는 다음 미래는 어떠한 색채로 물들여질까.


1970년 톰보이 시절, 트렌드 이끌었던 여제

김동순 대표는 지난 1970년대 톰보이를 비롯한 성도어패럴과 인연으로 패션에 첫발을 디뎠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출발을 맞춤복이 아닌 기성복 브랜드 톰보이에서 시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톰보이 디자이너 시절, 정장 이미지에 캐주얼 라인을 도입해 옷이 불티나게 팔렸다.

그 아이디어를 실행한 주인공은 바로 김동순 그녀였다. 이러한 도전은 시장의 트렌드 캐치와 소신 있는 추진력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더해 그녀가 만든 첫 작품으로 내건 디스플레이용 옷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곳에서 일하자마자 일명 ‘대박 디자이너’라는 닉네임이 달렸다. 이후 1980년대 들어서는 자신의 브랜드인 김동순 울티모를 론칭하며 디자이너로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탄탄한 테일러링과 그녀의 손맛이 컬렉션 곳곳에 스며들며 완성미를 더해 갔다. 이러한 컬렉션의 힘은 바로 수시로 여행을 하면서 그리는 스케치와 현지에서 경험하는 모티브를 빼놓을 수 없다. 인도와 쿠바 등 여행 전문가로 불릴 정도로 이곳 문화에 박식하다.

이 밖에도 스리랑카와 터키 등 색다른 국가와 도시를 섭렵해 나갔다. 지금까지도 컬렉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여행지에서의 영감은 울티모 컬렉션에 숨어 있다.

조소 전공에서 패션디자이너 변신

김 대표는 사실 패션전공이 아니다. 조소를 전공한 그녀는 우연히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게 됐고 숨은 재능을 발휘하게 되면서 패션에 정식 입문하게 됐다. 이대 조소과를 졸업한 그녀의 입체적 시각이 옷을 만드는 입체 패턴 작업으로 활용됐다.

경쟁이 치열한 패션마켓에서 그녀의 기지가 발휘된 셈이다.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녀의 아티스틱한 감성은 축적된 기술과 만나 디자이너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중앙디자인그룹을 거쳐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의 멤버로 활동했으며, 국내 30여 개 매장 전개로 독보적인 커머셜 디자이너 브랜드임을 인정받았다.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그녀가 공부한 조소학은 유감없이 빛을 발휘했다. 인체를 입체적으로 보는 눈과 이를 옷의 패턴과 연결해 그야말로 살아 있는 옷핏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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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행과 책은 ‘컬렉션의 모티브’로

이뿐만 아니라 전통미와 현대 미술적 감각의 조화는 김동순 디자이너의 시그니처로서 문화와 역사를 컬렉션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아름다움을 더했다.

이를 통해 도쿄 · 오사카컬렉션의 러브콜을 받아 1989~1990 오사카 컬렉션에 이어 1993~1996 도쿄 컬렉션에 참가해 대한민국 패션 역동기인 1990년대 대한민국 패션의 중심에 서게 된다. 그녀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프랑스를 비롯한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 김동순 디자이너는 1977년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신작을 발표해 왔다. 또, 중앙디자인콘테스트에 입상한 이후 1977년부터 매년 패션쇼에 참가하고, 이후 서울패션디자이너협의회(SFAA) 초창기 멤버로 최초의 서울컬렉션에 참가하는 등 신작 발표 무대를 쉬지 않고 달렸다.

1990년 오사카컬렉션과 1993년 도쿄컬렉션 등 일본 무대에 ‘디자이너 김동순’을 알리며 글로벌 무대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까지 활발하게 컬렉션과 작품활동을 이어온 김 대표는 그간의 컬렉션 의상을 패션 후진 양성을 위해 한국뉴욕주립대학교 현대의상박물관에 기증하며 그녀의 스토리를 이어나가고 있다.

전통미 더한 울티모, K-패션의 레전드로

1983년, 38세에 서울 압구정동에서 ‘울티모’로 데뷔한 김동순 디자이너, 동년배에 비해 출발이 10년쯤 늦다. ‘울티모(Ultimo)’는 ‘가장 최근(the latest)’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남성명사다. 처음엔 남성복 브랜드로 시작했다가 6개월쯤 뒤부터 여성복으로 전환했는데, 같은 뜻의 여성명사인 ‘울티마(Ultima)’보다 어감이 더 마음에 들어서 그냥 쓰기로 했다고 한다.

패션 디자이너에게 미술, 특히 현대미술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다. 50년을 달려온 김동순의 컬렉션은 여전히 감각적이고 아름답다. 똑 부러지는 그녀의 캐릭터를 반영하듯 군더더기는 없고, 대신 화려하고 웅장하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몇 가지 꺼낸 제품은 옷이 아닌 작품이었다. “여행 갔을 때 문양이 매우 예뻐 옷에 수를 놓아 보았지요. 아직도 그때가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제 옷을 입는 고객이 제 옷을 입으면서 희망을 입고 꿈을 꾸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패션으로의 여행은 50년을 넘어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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