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Y2K 패션의 완성 데님! 진캐주얼 부활?
백화점 진캐주얼 조닝의 몰락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듯해 보였던 정통 데님 브랜드들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Y2K 트렌드와 함께 데님룩이 대세로 떠오르고 2010년대 SPA의 대물결 속 시도했던 토털화에 대한 성과가 결실을 맺으면서 다시금 날개를 달았다.
진캐주얼 업계 정통한 한 인사는 "데님이 메가 트렌드인 것은 확실하지만, 진캐주얼이 이런 트렌드의 선두에 있는 것은 아니다. 데님 아이템이 복고한데는 트렌디 웨어와의 적절한 믹스가 주효했던 만큼 진캐주얼의 부활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며 "데님캐주얼이라는 조닝이 새로이 탄생하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레 예측한다.
글로벌 빅3인 '게스' '리바이스' 'CK진'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매출 회복을 이뤘을 뿐 아니라 웨어류의 확장으로 진뿐 아니라 데님 캐주얼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리딩하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에서 데님 전문으로 활약한 브랜드들은 이 기회를 놓칠 새라 프리미엄화와 소비층 확대를 목표로 새로운 전략을 짰다. 최근 1~2년 내 국내 리론칭한 데님 브랜드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리' '랭글러' '트루릴리젼' 등은 Y2K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웨어류와 데님을 적절한 비중으로 가져가며 토털 데님 캐주얼로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게스홀딩스코리아(대표 제임스박)의 ‘게스’는 올 상반기 매출목표를 상회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미 1분기 기준 팬데믹 이전 2019년 동기간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나 점당 평균 매출로 보았을 때 약 5% 신장된 결과치다. 판매 채널 별로 보면 약 85%의 매출 규모를 가진 직영점, 백화점, 대리점 등 오프라인이 7% 신장, 그 외 자사몰을 비롯한 온라인몰 판매에서 약 47% 신장했으며 별도 아울렛 전용 상품을 전개 중인 홀세일 마켓에서 약 14% 신장을 기록했다.
Y2K 대세템으로 등극한 데님, 핏·컬러 다양화
게스는 팬데믹 기간 동안에도 수지를 모델로 공격적인 스타 마케팅 뿐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 프로모션 전개를 통해 지속적으로 브랜딩을 강화하였고, 트랜드를 반영한 다양한 데님과 컬렉션 라인 개발은 물론 전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에슬레져, 액티브웨어 및 팝 라인 등 라인 확장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리뉴얼 등을 통한 효율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날씨와 지역 특색에 맞춘 탄력적 상품 진행과 프로모션을 진행하여 상품 적중률을 높였고, 전반적인 이커머스 시장 신장에 발맞춰 온라인 전용 상품 개발과 공식몰 기술 강화 및 프리오더 등의 단독 프로모션을 진행해 공식몰의 경우 전년비 약 80%의 신장을 기록하였다.
PVH코리아(대표 고유현)의 ‘캘빈클라인진(이하 CK진)’ 역시 데님 상품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웨어류를 적극 확대하며 지난해에 이미 2019년 매출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지난 S/S 시즌에는 새로운 라인 ‘CK 스탠다드(CK Standards)’를 론칭한다. ‘누구나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스탠다드’를 의미하는 라인으로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상품과 아우터, 스웨트 셔츠, 티셔츠, 데님 재킷과 팬츠 등 다양한 품목을 선보였다.
웨어류가 매출을 견인한데 비해 데님 아이템의 화제성 역시 이에 상응했다. 리사이클 코튼 소재의 재킷과 진 셋업은 지속가능 패션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크림 컬러 데님 트러커는 컨실드 플라켓 스타일로 제작되기도 했다. Y2K트렌드와 함께 릴렉스드핏 등 다양한 컬러와 핏이 특징적이다.
글로벌 정통 데님 빅3, 웨어류 강화로 호실적
리바이스트라우스코리아(대표 김규완)의 ‘리바이스’ 역시 Y2K트렌드를 의식해 1990년대 힙합과 스케이트보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출시했다. 1990년대 스케이터와 힙합 아티스트들 사이에 인기를 끌던 이 브랜드의 오리지널 실버탭은 배기핏 실루엣의 오버사이즈 룩에는 워시드 컬러와 색이 바랜 디테일, 루즈한 밑단이 특징이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실버탭 컬렉션은 스타일과 핏을 재구성해 당시의 고유한 애티튜드를 되살렸다.
또 이 트렌드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Z세대를 잡기 위해 올해 3월 네이버제트에서 서비스 중인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입점하기도 했다. ‘리바이스’는 제페토의 주 이용층인 MZ세대에게 브랜드 체험 기회를 늘리고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아이코닉 아이템인 501®오리지널 진을 비롯해 티셔츠, 데님 트러커, 웨스턴 셔츠, 502 테이퍼 진, 하이루즈 진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글로벌 정통 데님 브랜드들이 데님 DNA에 웨어류를 확대하며 성장세를 유지한 것에 비해 최근 1~2년 내 국내 리론칭한 데님 브랜드들은 다시금 출사표를 던지며 일반 캐주얼로 포지셔닝해 Y2K 무드를 재해석했다. 레이어(대표 신찬호)의 ‘마리떼 프랑소와저버(이하 마리떼)'는 이번 F/W 시즌을 맞아 '프레스 퍼즈(Press Pause)'를 테마로 한 데님 컬렉션을 선보였다.
마리떼·리(LEE)·랭글러 리론칭 데님 DNA 인기
기존 주력 상품인 베이직한 데님 라인을 포함하여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를 담은 셀비지 데님 셋업, 빈티지 무드의 슬림 부츠컷 데님 셋업, Y2K 트렌드를 반영한 로우 라이즈 데님 팬츠 등 보다 실험적이고 다채로운 형태의 디자인을 출시했다. 더불어 ‘클래식 로고’를 다양하게 변주한 크롭과 집업 스웨트셔츠, 울 에코백, 스니커즈 등을 함께 출시, 남성 소비자들을 위한 유니섹스 및 맨즈 상품군의 비중을 확대했다.
비케이브(대표 윤형석)는 '리(Lee)'를 성공적으로 국내 론칭하며 리와 랭글러의 자회사인 콘투어 브랜즈(Kontoor Brands)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랭글러'의 사업권까지 확보했다. 이로써 리바이스와 함께 미국의 3대 데님 브랜드 중 두 개의 브랜드의 국내 핸들링을 맡게 된 것. 리는 지난해 200억대 매출을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는 500억대로 볼륨업한다는 계획이다.
두 브랜드는 데님 캐주얼로 전개하지만 이 회사의 강점인 '서브 컬처' 아이덴티티를 더해 로고 티셔츠, 스웻셔츠 등을 함께 구성해 이 브랜드가 낯선 1020에게도 각인시키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3040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트렌드를 반영한 핏과 아이템으로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데님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다양한 카테고리를 내놓되 데님진에만 치중하지 않는 전략이다.
플랙·페이탈리즘 등 남성 프리미엄 데님도 붐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대표 강승현)의 '플랙'은 국내 대표 진 브랜드로 올해를 기점으로 데님 브랜드에서 토털 캐주얼로 리포지셔닝했으나 여전히 데님 아이템의 강세를 보이며 여성으로 소비층을 확대하고 있다. 데님 브랜드르 표방하며 80% 이상을 차지하던 남성 소비자 비중은 60%까지 줄었으나 여성 전용 아이템으로 여성의 유입이 늘어나며 전체 매출은 30%대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플랙은 스테디 셀러 라인인 '051 블랙' 라인에서 블랙 컬러의 데님 셋업을 주력으로 이와 스타일링할 수 있는 웨어류와 액세서리까지 구성해 Y2K트렌드를 정면 공략한다. 특히 과거 데님진에 특화돼 콘밀(CONE MILL), 터키의 칼릭(CALIK), 아시아 밀(MILL) 사의 데님 소재를 사용해 트렌디한 디자인과 다양한 핏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퍼스트브랜드코퍼레이션(대표 한창호)의 온라인 데님 전문 ‘페이탈리즘’은 프리미엄 데님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터키 이스코사와의 50억 규모 대규모 거래를 통해 국내 남성 프리미엄 데님 마켓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는 포부다. 일반 데님에 비해 3배 이상의 시간 투자되는 공정을 국내 도입해 해외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퀄리트를 구현했다. 특히 동양인 체형에 맞는 드레이핑과 기장 옵션으로 수입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꾀한다.
한편 올해 OTB코리아(대표 윌리엄윤)에서 직접 전개를 시작한 '디젤'은 이달 9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프리스탠딩 매장을 오픈한다. 현재 옛 전개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백화점 매장을 제외하면 OTB그룹 하에서 처음 선보이는 단독 스토어로 향후 백화점 점포 계약까지 직접한다는 계획이다. [패션비즈=정효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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