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생산 빨간불, 중소 브랜드 발 동동<BR>대량 물량 국내 쏠림, 골프웨어 수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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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생산 빨간불, 중소 브랜드 발 동동
대량 물량 국내 쏠림, 골프웨어 수요 급증

Wednesday, Dec. 1, 2021 |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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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웨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 시스템에 제동이 걸렸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이 여러 이슈로 중단되면서 국내 생산 수요가 급증했는데, 국내 생산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브랜드가 난항을 겪고 있다. 해외 생산 시스템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분위기이지만, 코로나19 등 여러 변수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브랜드가 체감하는 생산 기반의 불안정함은 더욱 증폭됐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골프웨어 생산 이슈가 근래 더욱 불거진 건 석 달 가까이 이어진 베트남 호찌민 셧다운을 비롯해 중국의 해외 브랜드 생산 제동 때문이다. 지난 7월부터 호찌민 도시 전체가 10주간 셧다운 되면서 현지 공장에서 생산을 대기했던 주문이 국내로 밀려들었다.

빅 메이저 브랜드까지 겨울 상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다 보니, 연매출 200억~300억원 내외의 중소 규모 브랜드나 수량이 적은 온라인 중심 브랜드는 발 디딜 공장이 없어졌다. F/W 시즌의 특성상 패딩 등 해외에서 대량 생산하는 아이템이 많은데, 생산 주문을 뒤늦게 국내로 돌리려다 보니 어려움이 따랐다. 국내 골프웨어 생산 공장은 대부분 봉제 인력이 노후화되고 인력이 부족해 생산 역량이 크지 않다.  

호찌민 셧다운, 중국 전력 부족 사태 영향  

거기다 골프웨어 특성상 기능성 원단을 많이 쓰다 보니 하루에 봉제할 수 있는 양은 한정적이어서 유동적인 추가 물량 생산이 쉽지 않다. 마켓이 호황이라 메이저 브랜드의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겨울이 비수기인 기존 골프웨어 시장과 달리, 올해는 겨울 골프를 치는 인구가 확 늘어난 만큼 많은 브랜드에서 F/W 상품 물량을 크게 확대했다.  한 골프웨어 브랜드 디자인실 이사는 “F/W 시즌 아이템은 S/S에 비해 재고 물량관리가 더 까다롭다. 단가도 비싸고 한정적인 시기에만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F/W 아이템은 해외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는 베트남 호찌민과 더불어 중국에서도 자국 내 이슈로 인해 생산 공장이 포화였고, 이에 생산 오더가 국내로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F/W 생산 시기에 중국에서는 나이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의 일부 공장 노동 시스템에 대해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하는 사건이 있었고, 이에 대한 반발로 중국 내에서 해외 브랜드 구매를 지양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자국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다 보니 중국 내 생산 공장도 빡빡하게 돌아갔고, 거기에 중국 전력 부족 사태까지 터져 중국 생산도 녹록지 않았다.  

300억 미만 규모 설 자리 없어, 출시 일 연장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올해는 어느 때보다 국내 생산에 대한 니즈가 높았지만, 물량을 확장할 수 있는 생산 역량이 부족해 어려움이 뒤따랐다. 그나마 100억원 이상 규모의 브랜드는 제품 납기 일을 미루거나 임가공비를 평소보다 더 높게 책정해 생산하고 있지만, 초도 물량이 수십 장인 적은 규모의 브랜드는 탄탄한 파트너십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골프웨어 전문 공장을 잡기가 쉽지 않다.  

제품 출시 일이 늦어지면서 11월 초까지 F/W 상품을 매장에 배치하지 못한 브랜드도 여럿이며, 10월 중순 반짝 추위가 몰려왔을 때 이른 판매에 돌입하지 못한 브랜드도 많았다. 오프라인 골프웨어 편집숍에서는 브랜드별로 상품 출시 일이 크게 달라 11월에도 여름 상품과 F/W 상품이 혼재돼 있기도 했다.

한 중소 규모의 골프웨어 브랜드 대표는 “올해 브랜드 규모가 크게 늘어 연매출이 수백 억원대로 점프했는데도, 더 큰 규모 브랜드에 밀려 생산 일정을 2주 미뤘다. 추위가 빨리 온 만큼 다들 생산 일정을 앞당겨 시장을 선점하려 하는데, 규모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K-골프 도약 이전에 생산 기지 확장 필요

골프웨어 마켓 호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국내 생산 기반은, 제품의 퀄리티 저하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장의 포화된 일정대로 브랜드가 끌려가는 만큼 브랜드가 추구하는 퀄리티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브랜드는 여성복과 같은 일반 의류 공장으로 생산을 돌려 전문성이 떨어졌다.  

유명 플랫폼에서 온라인 기반의 골프웨어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는 한 MD는 “요즘 SNS에서 신규 론칭한 골프웨어 브랜드 중 잘하는 브랜드도 있는데, 퀄리티가 뒷받침되지 않는 브랜드가 많다. 이미지는 그럴싸한데 실제로 보면 봉제와 마감 상태, 기능성이 떨어진다. 골프웨어라는 딱지를 떼고 캐주얼웨어 시각으로 봐도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골프웨어라고 하기에는 민망스러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골프웨어가 잘 늘어나는 기능성 원단 비중이 높은 터라, 일반 의류 공장의 봉제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SNS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골프웨어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지만, 생산 기반 미약 등의 이유로 많은 브랜드가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내다본다.

프리미엄 시장이 커지면서 ‘골프웨어=기능성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웨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당위성과 디자인력을 갖춰야 골프웨어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빅 브랜드들 또한 내수를 넘어 해외 수출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해외 생산에만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생산 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K-패션을 대표하는 카테고리가 골프웨어가 될 것’이라는 업계의 중론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국내 골프웨어 생산 기지의 확장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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