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는 스페셜티 커피를 마신다?!

minjae|21.10.20 ∙ 조회수 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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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추진 중인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 그룹은 최근 임직원들을 위한 커피까지 이에 걸맞은 제품으로 바꿨다.

인디텍스는 본사가 위치한 라 코루냐 지방의 커피 유통 기업인 베르다데로 카페(Verdadero Café)와 최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본사와 인접한 국내 기업이라는 점과 더불어 인디텍스가 이 업체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스페셜티 커피’와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스페셜티 커피는 특수한 기후에서 재배해 엄격한 기준에 따라 분류되는 고품질의 커피로 높은 품질과 더불어 재배 농장에 보다 공정한 조건의 거래를 하는 제품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따라서 유통과 판매 가격은 일반 커피에 비해 훨씬 비싼 편이지만 최근 스페인에서는 소비자들의 높아진 입맛과 환경, 윤리에 대한 관심 덕분에 스페셜티 커피들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디텍스의 협력 업체 베르다데로 카페는 이런 스페셜티 커피를 내세움과 동시에 하나를 더 추가했다. 바로 사회적 약자인 여성 보호다. 이 업체에 따르면 커피 재배 인구의 70%는 여성이지만 경영진으로 올라가면 단 17%만이 여성이라고 한다. 베르다데로 카페에서 계약한 과테말라의 농장은 재배부터 유통, 경영까지 오로지 여성으로만 구성된 곳으로 커피 원산지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위해 힘쓰는 곳이다.

인디텍스 그룹에서 이렇게 임직원들이 마시는 커피까지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는 건 결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인디텍스 그룹은 내외부적 차원에서 ESG 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미 2001년 이를 실현하기 위해 주주들의 동의하에 자체 법규를 만들었으며 2006년과 2012년 두 차례 이를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이런 ESG 경영 원칙은 인디텍스가 협력 업체와 공급 업체를 선정하고 유지하는데 주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인디텍스는 매년 거래 공장을 비롯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자체 감사를 실시해 그룹의 ESG 경영 기준에 벗어나는 업체와는 공급 계약을 하지 않거나 해지하고 있다. 또 기준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업체가 이를 개선할 여력이 충분치 못한 경우 이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렇게 인디텍스 그룹에서 ESG 경영에 힘쓰는 건 단순히 회사 내부의 결정만은 아니다. 유럽 의회는 올해 초 EU 소재 그룹뿐만 아니라 EU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까지 포함해 공급망 전 과정에서 인권 및 환경을 침해하는 활동 여부를 확인, 보고, 개선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입법 권고안을 제시했었다.

이렇게 커져가는 EU 차원의 제재 하에 빠르게 ESG 경영으로 전환하고 이를 실현하지 않는 기업은 중장기적 차원에서 성장이나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이미 수년 전부터 이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스페인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 최근 ESG 경영 위험도 조사 결과 인디텍스는 최고 위험도 100 기준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 수준인 9.91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리 패션비즈=홍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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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올 9월 EU 환경위원이 인디텍스 본사를 방문했을 당시 CEO 파블로 이슬라(좌)와 함께 기념 촬영 / 출처_ 인디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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