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지 l 변리사 · 마크비전 법무팀장
온라인서 판치는 짝퉁과의 전쟁, 대책은?
패션업계는 소위 ‘짝퉁’이라 불리는 위조 상품의 단골 희생양이다. 가방, 의류, 신발 등 패션 제품은 과거부터 각종 위조 상품 적발 건수 통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단순히 위조 상품이 많은 것보다 심각한 문제는 위조 상품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위조 상품 시장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패션업계의 짝퉁 전쟁은 전례 없는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
대량의 위조 상품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빠르게 확산되는 온라인 환경은 본질적으로 패션의 강한 유행성과 맞아떨어진다. 위조 상품이 유행을 타고 우르르 쏟아졌다가 다시 우르르 사라지는 상황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민·형사 등 법적 구제책은 사실상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는 노릇. 다행히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의 위조상품 유통방지 책임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대부분의 이커머스나 SNS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지식재산권 침해신고센터를 운영하며, 권리자의 정당한 신고가 있는 경우 위조 상품을 빠르게는 일주일 내로 제거한다.
이는 위조 상품 피해를 입은 브랜드에게 전통적인 법적 구제책을 보완해 대량의 위조 상품을 적절하게 제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또한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위조 상품 탐지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어떤 국가에서 어떤 위조상품이 어떤 형태로 유통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현재는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이미지, 가격, 키워드, 판매자 정보 등을 분석해서 전 세계 위조 상품 유통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체적인 형세 파악이 중요한 이유는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위조 상품 피해가 심각한 국가에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상표권과 디자인권 등의 권리가 없다면 그 나라에 권리 등록을 진행해야 한다.
각국에서 위조 상품이 판매되는 현황을 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권리를 등록받아야 하는지도 알 수 있고, 대량 판매자나 상습 유통업자에게 집중해 오프라인 단속이나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진행할 수도 있다.
글로벌 패션그룹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위조 상품의 온상지인 아마존을 ‘테러리스트’에 비유했다. 세계 최대 패션기업도 여전히 짝퉁과 전쟁에 몸살을 앓는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층 더 강력해진 짝퉁 테러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위조 상품 현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효과적인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 PROFILE
• (현) 마크비전 법무팀장
•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리사•(전) 특허법인 화우 변리사
• 특허청 특허상담센터 공익변리사
• 대한변리사회, 국제상표협회
•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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