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하 l 전 신세계사이먼 대표<BR>“소고기 사주는 사람을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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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하 l 전 신세계사이먼 대표
“소고기 사주는 사람을 주의하세요”

Tuesday, Aug. 17, 2021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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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섬, 제주도를 다녀왔다. 서귀포에 있는 호텔에 묵으면서 어느 하루는 김영갑갤러리, 이왈종미술관, 이종섭미술관을 찾아 산책하면서 한가롭게 문화적 사치를 마음껏 누렸다.

또다른 하루는 쇠소깍에 들러 카약을 타고는 열심히 노를 저었다. 그날 저녁 가볼만한 제주 흑돼지 맛집을 찾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했다. 많은 추천 맛집 중에서 재미있는 주인장의 말이 천장에 걸려 있는 맛집을 찾았다.  

“소고기 사주는 사람을 주의하세요. 대가 없는 소고기는 없습니다. 순수한 마음은 돼지고기까지예요.” 비록 그 흑돼지 맛집 주인장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름 매우 공감하는 주장이었다.

돼지고기 맛집이니 당연히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에 진심을 다해야 하는 것은 이해하면서도 삶의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통찰력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대체적으로 소고기 가격은 한우 기준 돼지고기 가격의 다섯 배 전후다. 돼지고기에 비해 이렇게 많은 가격 차이가 나는 소고기를 사줄 때는 주인장의 말처럼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사줄 리가 없다는 말에 일견 동의하기 때문에 그의 말에 공감이 가는 것이다.

일반 회사에서도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팀단위 회식에서 한우 소고기 회식은 없다. 오죽하면 상업 광고에서 한우 소고기 회식을 소재로 한 광고가 있겠는가.  

오랫동안 정을 나눠온 관계나 가족도 아닌데 그런 값비싼 소고기를 사회에서 알게 된 어떤 사람이 사준다면 그 돼지고기 식당의 주인장 말처럼 일단 한 번은 “왜”라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소고기를 사준다는 사람에게 내가 과연 소고기를 얻어먹을 만한 어떤 이유가 있는지 돌아보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후회할 일이나 거절할 수 없는 부탁을 받을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뒤늦은 후회에 씁쓸한 입맛을 다실 때는 이미 때가 늦은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아주 평범하고도 당연한 말을 뒤늦게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가족끼리가 아닌 다음에야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는 상호 이해관계를 기본으로 형성된다.

비즈니스 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우정은 우정대로, 연애는 연애대로 서로에 대한 기대와 순수한 감정의 상호 공유라는 이해를 기본으로 하며, 어느 한쪽의 기대가 어긋나거나 자신의 감정이 존중받지 못할 때 반드시 그 관계는 파국에 이르게 된다.

물론 어떤 오해나 실수가 속 시원하게 해명되고 상대방이 받아들이게 되면 또 금방 회복될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반복이 거듭된다면 그 사람의 삶의 태도로 인식되어 더 이상의 회복할 수 없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역지사지,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을 해보면 어떤 상황이 내가 소고기를 얻어먹어야 할지, 돼지고기를 얻어먹어야 할지 금방 판가름이 날 것이다.

아니면, 각자 더치페이해야 될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한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소고기를 사주겠다는 사람에게 부담스러우면 바로 “No, Thank you”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또는 상대방의 호의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할 때에는 돼지고기, 삼겹살이면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훗날 불편한 부탁이나 껄끄러운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진리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 profile
• 1987년 삼성그룹 공채 입사
• 1996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입사
• 2005년 해외사업부 상무
• 2010년 국내 패션본부 본부장
• 2012년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 겸직
• 2016년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
• 2020년 브런치 작가 활동 중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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