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서 본원적인 사업모델은 4가지뿐이라고 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사업모델인 플랫폼 사업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많은 기업이나 개인이 플랫폼 구축을 꿈꾸지만 이는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모델이다. 무모한 도전보다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1) 양면 시장 모델 : 플랫폼 사업은 기본적으로 공급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장소를 제공해 주는 사업모델이므로 공급자 시장과 소비자 시장이라는 두 개의 시장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다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소비자가 아마존이라는 플랫폼에서 거래를 한다.

물론 모든 플랫폼이 양면 시장인 것은 아니다. 직접 물건을 구매해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직영 모델도 플랫폼 모델이다. 양면 시장 모델이 가진 특성 때문에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난다. 네트워크 효과란 네트워크에 참여자 수가 증가할수록 네트워크 내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효용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공급자가 증가할수록 소비자 효용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2) 자산 기반 사업모델이어서 대규모 투자 필요 :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오프라인 플랫폼 구축에는 부동산 등에 천문학적인 자본투자가 필요하고,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는 IT인프라 투자와 기술 투자, 공급자를 충분히 모으기까지 막대한 마케팅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는 사업가는 자산 투자 계획에 대한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3) 서비스 기반 사업모델로 글로벌 진출 애로 : ‘서비스는 Local, 상품은 Global’이라는 말이 있다. 기본적으로 상품이나 상품화된 서비스는 국경을 넘어 유통되기 쉽다. 그러나 서비스는 사람 중심 사업이므로 현지화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

플랫폼 사업모델은 기본적으로 서비스 사업모델이므로 글로벌 진출이 어렵다. 전 세계에서 미국 등 일부 선진국만이 글로벌 플랫폼 구축을 시도해 성공했고 대부분은 자국 내의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콘텐츠 사업은 글로벌로 진출하기가 쉽다.

한국과 같이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는 상품 콘텐츠의 경쟁력을 길러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산업 전략이다. 미국의 유통 플랫폼인 월마트와 아마존이 한국을 아직 점령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미국 기업이라도 해외에서 플랫폼 구축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4) 공공성 기반 사업모델로 수익 구조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 플랫폼은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시장이므로 공정하면서도 공공의 이익에 맞는 시스템으로 운영돼야 한다. 따라서 초기에 수익 구조를 만들기가 어렵다.

만약 수익 구조를 위해 가격을 올리면 대중이 외면해 플랫폼 기능이 어렵게 되므로 대중을 끌어들이기 위해 초기에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외 플랫폼 기업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을 호소하는 이유다.

5) 독점을 통해서만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고 꾸준히 생존할 수 있다 : 플랫폼 모델의 최대 장점은 독점에 성공하면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고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지속 생존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다만 독점에 성공하기까지는 막대한 손실을 견딜 수 있는 죽음의 계곡을 넘어야 한다.

■ PROFILE
• 2009년 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 EMBA(Executive MBA)석사 과정 졸업
• 1988년 2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 경력
• 2019년 꼬끼오 대표(부사장)
• 2016년 미니소코리아 대표
• 2012년 세정 전략기획실장
• 2009년 인디에프 전략기획실장
• 2005년 한섬 경영기획실장
• 2004년 코오롱FnC 경영기획실 담당 임원
• 2002년 9월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
• 1989년 이랜드그룹 기획조정실 & 전략기획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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