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기업, 파워 피플...캉골 ~ LCDC 플랫폼 확장
    SJ그룹 ‘DNA + 스토리텔링’ 승부

    강지수 기자
    |
    21.03.04조회수 18351
    Copy Link



    2008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에스제이그룹은, 기업 설립 10년이 흐른 지금 패션업계의 리딩 컴퍼니로 자리잡았다. 수익률뿐만 아니라 브랜딩과 콘텐츠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여러 브랜드의 귀감이 되고 있다.


    라이선스 브랜드에 가치와 스토리를 입혀, 지속 성장하는 브랜드로 키워내는 에스제이그룹. 영국 브랜드 ‘캉골’과 호주 브랜드 ‘헬렌카민스키’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국내에서 각각 700억원과 200억원대의 브랜드로 키워낸 이주영 대표는 ‘캉골키즈’를 근래 키즈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다시 한번 브랜딩 실력을 드러냈다.

    지난 2018년 론칭한 캉골키즈는 침체된 키즈 시장에서 유일하게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는 유아동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기존 메이저 브랜드를 제치고 매장 단위 매출 1위 유아동 브랜드로 올라섰다.

    이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하반기 여행 & 라이프스타일 공간 ‘LCDC’ 론칭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럭셔리 항공 브랜드 ‘팬암’의 라이선스를 확보해 패션으로 풀어내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로 바쁜 가운데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이주영 대표는 브랜드를 전개함에 있어서 기초를 닦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캉골키즈를 탄탄하게 준비하기 위해 인력을 세팅하고 1년 넘게 사전 준비한 일이나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수개월 동안 고민한 팬암 역시 내년 F/W 시즌 론칭 예정이지만 2월에 사업부장을 결정하고 3월부터 출근하기 시작했다. 올 하반기 성수동에 오픈하는 ‘LCDC’는 이름을 짓고 공간 스토리텔링을 구상하는 데만 8개월이 걸렸다.

    스토리텔링 가능성 본 5번째 브랜드 ‘팬암’

    이주영 대표에게 에스제이그룹의 5번째 브랜드로 팬암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비(非) 패션 브랜드면서, 그 자체가 스토리인 브랜드라 매력을 느꼈다”라고 답했다. 무궁무진한 스토리텔링의 가능성과 패션으로 풀었을 때의 매력을 확신했다.

    과거 팬암은 비행기 안에서 패션쇼와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초럭셔리 항공이자, 당대 최고의 직장이었다. 여러 영화와 이야기 소재로 다뤄졌으며, 지금도 포털 사이트에 ‘팬암’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스토리가 그려지는 이미지들이 쏟아진다.

    럭셔리 워치 브랜드 ‘롤렉스’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브랜드 자체로 힘이 없으면 수많은 고비용 마케팅을 해야 하고, 그렇게 한다 해도 효과는 보장할 수 없다. 아카이브가 풍부한 브랜드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 자체로 바이럴이 되고, 수많은 유명인이 알아서 찾는 브랜드가 된다”라고 말했다.




    이업종 전문가 컨설팅으로 다양한 시각 흡수

    팬암사업부는 현재 사업부장, 디자인, MD 등 인력을 세팅했고 2022 F/W 론칭을 예정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앞서 올해 9월 성수동에 오픈하는 공간 ‘LCDC’에서 전시회를 통해 브랜드의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팬암의 빈티지한 매력을 담은 전시회로, 일부 액세서리 아이템을 캡슐 컬렉션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그는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지금은 공간 기획이나 건축, 에디터 등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에게 컨설팅을 맡겨 어떤 콘셉트와 포지션으로 브랜드를 전개하면 좋을지 의견을 듣고 있다.

    그 의견이 정답이든, 그렇지 않든 브랜딩에 있어 다 피와 살이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옥석을 가리고 다양한 전문가의 시선을 흡수하기 위해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론칭하는 ‘LCDC’도 마찬가지다. 성수동을 개척한 오르에르 대표이자 공간 컨설턴트로 알려진 김재원 씨와 함께 공간을 기획했고, 김재원 대표의 열정과 결과물에 크게 만족해 협업의 범위를 확대했다.

    공간 ‘LCDC’ 협업 전문가 의견 전적 수용

    이주영 대표는 “LCDC를 구성하면서 김재원 대표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부분이 많았다. 김 대표는 한번 프로젝트를 맡으면 정성을 갈아 넣는 성격이기도 하고, 그만큼 결과물도 좋았다. 원래 나는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터치를 아예 안 하는 성격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뜻을 지닌 LCDC는 변화하는 콘텐츠 구성을 통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는 살아 있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 패션과 리빙, 와인, 베이커리 등의 콘텐츠가 있으며 에스제이그룹 자체 브랜드와 입점 브랜드가 유동적으로 들어선다.

    기존 건축물 구조를 있는 그대로 쓰는 재생건축 흐름에 따라 기존 4층 건물 구조와 마당을 그대로 살렸으며, 유명 시공사와 협업해 공간 자체의 매력을 강조했다. 성수동 LCDC 공간 기획을 모듈화해 여러 지역과 유통에서도 접할 수 있는 공간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금 많은 패션 기업에서 온라인 플랫폼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주영 대표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오프라인’이라고 생각했다.




    판매율 80% 엄수, 무리한 매출 확장 지양

    그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여러 브랜드와 함께 공간을 구성했고, 공존하는 곳이 됐으면 한다. 에스제이그룹의 브랜드를 제외하고 입점만 받는 임대 공간으로 구성하고 싶지 않아 자체 브랜드도 함께 넣게 됐다.

    철학이 깃든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에스제이그룹은 2025년 연 매출 30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이는 각 브랜드의 무리한 확장이 아닌 LCDC와 같은 새로운 브랜드와 기존 브랜드의 일정하면서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한다.

    급격하게 매출 외형을 확장하는 것보다 브랜드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절대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또한 원활한 재고 회전을 위해 판매율 80%를 엄수하려 한다.

    이 대표는 “브랜드의 기조와 방향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편이다. 다만 브랜드의 방향에서 벗어나거나 브랜드의 지속성장에 영향을 주는 판매율이 떨어지면 길길이 날뛴다(웃음)”라고 말했다.

    직원 행복은 팀워크로 직결, 워라밸 강조

    이주영 대표는 직원들의 복지와 행복에도 관심이 많다. 직원이 행복해야 여유가 있고, 여유가 있어야 직장에서도 팀워크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이에 10시 출근 6시 퇴근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금요일에는 4시에 퇴근해 워라밸을 추구한다. 지속적으로 성과 기반의 승진 인사도 이뤄지고 있다.

    주요 직급에 있는 직원들이나 브랜드 론칭 멤버들이 현재까지 에스제이그룹에 몸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헬렌카민스키 론칭부터 함께한 강민정 이사는 올해 상무로 승진했고, LCDC 사업총괄도 함께 맡게 됐다.

    더불어 캉골사업부장이었던 심수진 상무는 캉골사업본부장 직책을, 상품기획 실장인 정준영 부장은 올해부터 캉골사업부장 직책을 새롭게 맡았다.

    기존 패션기업 대표 사이에서는 신선한 자극이, 패션 스타트업 대표들에게는 귀감이 되고 있는 이주영 대표는 처음부터 패션기업으로의 성장을 꿈꿨던 것은 아니다. 금융업계에 종사했던 이주영 대표는 영국으로 출장을 갔을 때 캉골을 처음 알게 됐고, 브랜드에 매력을 느껴 처음부터 라이선스 확보를 위해 본사를 설득했다.

    “순리대로 살 것…자유롭게 변하는 기업”

    패션 비즈니스를 해 본 적 없던 이 대표를 보고 본사에서는 고개를 저었지만, 결국 그의 끈질긴 설득에 두 손을 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에스제이그룹과 2036년까지 캉골의 독점 수입 및 마스터 라이선스 장기 계약을 체결했으며, 모자를 제외한 캉골의 다른 아이템은 에스제이그룹이 역수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 대표는 “‘순리대로 살자’는 게 지금의 목표다. 패션기업을 설립하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흘러오게 됐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자유롭게 변화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를 정기구독 하시면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패션비즈 정기구독 Mobile버전 보기
    ■ 패션비즈 정기구독 PC버전 보기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