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문 매각 결렬! 넥스트는?
독립문의 이번 매각은 ‘제2의 네파 매각’으로 불리며 매각 금액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했다. 그러나 매각 카드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면서 김형섭 사장의 향후 빅피처 안에 어떠한 포트폴리오가 숨어 있을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지속적으로 마켓에 떠돌았던 독립문 매각설. 급기야 하반기 들어와서는 S사로의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패션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가져다 준 사건(?)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독립문과 S사 사이에 이상기류가 흐르면서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결렬 배경에는 매각 협상 과정에서 독립문 측과 S사 간의 보이지 않는 팽팽한 신경전이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하려고 했던 S사가 국내 경기침체에 대한 환경적인 변수에 더해 패션사업에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각 사의 의견이 막판까지 좁혀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실질적으로 독립문 지분 70% 이상을 갖고 있는 김형섭 사장의 판단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 카드를 회수하고, ‘독립문을 새롭게 다시 세우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기존대로 김형섭 사장의 동생인 김형숙 사장과 그의 남편 조재훈 부회장이 다시 지휘봉을 잡고 「엘르」와 「PAT」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별도법인으로 움직였던 「데미안」 역시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형섭 매각 카드 회수, 약일까 독일까
항간에는 독립문의 이번 매각이 ‘제2의 네파 매각’으로 불리며 매각 금액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했다. 그러나 매각 카드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면서 김형섭 사장의 향후 빅피처 안에 어떠한 포트폴리오가 숨어 있을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매각 시도가 패션시장 내에서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다시 브랜드를 리셋해 전개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독립문이 70년에 걸친 업력과 노하우로 다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들려오고 있다. 현재 조직 분위기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건물까지 매각한 상태여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오는 5월까지 이곳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라 입주 사옥을 알아보고 있는 중.
과거의 전성기를 재현해 낼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곳의 스토리를 되짚어 본다. 독립문은 1947년에 설립된 패션회사로 지난 1954년 국내 최초의 의류 상표 '독립문'을 출원한 후 1963년 스웨덴 수출 등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우리에게 낯익은 상표 'PAT'는 1971년 출원됐고 1975년 증권거래소에 상장되기도 했다.
1970년대에는 휘경동을 비롯해 춘천과 인천 주안 공장을 설립하고 직원 수 3000명에 이르는 패션 대표기업으로, 1979년 수출액 1300만달러를 달성하는 금자탑을 세우기도 했다.
휘경동 사옥 매각 후, 새 사옥 마련 총력
독립문은 고 김세훈 회장에 이어 김형섭 대표가 수장이 되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지난 2005년 이탈리아 아웃도어 네파를 인수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고 지난 2012년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에 네파 지분 87%를 9731억원에 매각하는 등 큰 변화를 겪기도 했다.
네파 매각으로 김형섭 사장이 손을 뗀 이후 그의 동생인 김형숙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아 전개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3000억원을 목표로 했던 이곳은 간판 브랜드인 「PAT」를 비롯해 「엘르골프」 「엘르스포츠」 그리고 지난 2016년 여성복 브랜드 「데미안」을 인수하며 여성복 시장에 대한 야심도 보였다. 72년의 한국패션 역사를 담고 있는 독립문이 매각을 뒤로하고 또다시 반전의 드라마를 쓰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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