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암벽화 '부토라' 히트
    21개국 수출... 2020년 전세계 30% 목표

    곽선미 기자
    |
    18.08.13조회수 27132
    Copy Link



    강남역, 압구정역, 신사동 가로수길, 건대입구 등 핫한 상권에 속속 들어서는 레저 시설이 있다. 바로 ‘실내 클라이밍 센터’다. ‘클라이밍’ 하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오르는 암벽등반이 주로 떠오르며 낯선 익스트림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요즘은 롯데타워를 맨손으로 등반한 알랭 로베르와 김자인, 클라이밍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천종원 선수 같은 인물이 알려지는 등 대중화되고 있다.

    이렇듯 클라이밍의 대중화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토종 암벽화 브랜드가 있다. 바로 부토라(대표 남희도)의 「부토라」다. 2013년 6월 미국으로 수출을 시작한 이 브랜드는 2014년부터 국내에서도 온라인과 몇몇 실내 클라이밍 숍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브랜드를 알려왔다. 올해 유럽시장까지 진출하면서 21개국에 수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재 전세계 암벽화 생상물량의 15% 정도를 담당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는 30% 비중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 연간 암벽화 시장 규모가 약 180만족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부토라」의 시장 파워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부토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이유는 국내에도 클라이밍 인구가 약 20만명으로, 지난 2015년 2만명에서 10배 가까이 급증하며 용품 사용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 생기기 시작해 6개 내외에 불과하던 실내 인공암벽장은 2015년 200개 수준이었다가 2018년 6월 기준 500개까지 늘어났고 지속적으로 많아지는 추세다.

    남희도 대표, 클라이머에서 암벽화 생산자로


    시장이 작고, 안전과 연관된 상품이었기 때문에 전문성은 필수였다. 사용자들의 피드백도 아주 중요했기 때문에 「부토라」는 처음부터 좀 더 큰 미국시장 등 해외를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 시작단계에서부터 「이볼브」 「파이브텐」 「라스포르티바」 같은 쟁쟁한 암벽화 브랜드와 경쟁하며 상품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브랜드명인 ‘부토라’는 “벽에서 미끄러지지 말고 착 붙으라”는 의미를 담고, 아울러 외국인도 발음하기 쉽게 만든 이름이다. 아직 클라이머의 수가 적은 국내시장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싶은 바람도 있어서 부산 사투리로 ‘함께하려면 여기 붙으라’는 뜻도 넣었다.

    클라이밍에 대한 애정과 상품 전문성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한 브랜드다. 이유는 설립자인 남희도 대표가 19세 때 스포츠클라이밍에 뛰어들어 전국 규모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도 있는 베테랑 클라이머이기 때문이다. 함께 브랜딩을 하고 있는 허송회 이사 역시 ‘인간 원숭이’로 불리며 부산 중심으로 이름을 날리던 프로 클라이머다.

    자체 ‘네오 고무’, 美 「블랙다이아몬드」로 수출





    중국과 국내에서 신발 관련 경험을 쌓고 자신의 브랜드 기획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가장 중요한 암벽화의 아웃솔을 개발하기 위해서 특수 고무 연구자와 손잡고 「부토라」만의 프릭션 고무 ‘네오 고무’도 개발했다.

    ‘네오 고무’는 2년 전 암벽화 시장까지 영역을 넓힌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다이아몬드」도 수입해 사용할 정도로 기능을 인정받았다.

    암벽화 창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마찰력과 내구성이다. 대부분 수입 암벽화의 창은 마찰력이 좋은 데 반해 마모에 약하다. 반면 네오 고무는 마찰력과 내구성을 모두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수출에도 성공했다.

    최고급 소재와 공법 사용 “기술력 자신 있어!”


    부자재도 퀄리티를 우선해 선정한다. 암벽화 갑피에 사용하는 가죽은 테두리를 잘라내고 두께를 일정하게 가공한 최고급 독일제를 사용한다. 발에 착 붙는 암벽화의 착용감과 안정성을 위해서다.

    암벽화는 사용하는 환경의 특성상, 신어 본 사람들의 입소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실내 암벽장 등 사용자들이 모이는 곳에 직접 영업을 다니며 신발을 홍보했다. 신어 본 사람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

    「부토라」는 현재 멀티피치 등반용, 올라운드형, 렌털용, 어린이용, 여성용 암벽화를 생산하고 있다. 가장 고급품인 멀티피치 등반용 ‘알투라’가 17만원대다. 동일 품질의 해외 브랜드 상품 대비 20% 저렴한 가격. 직접 「부토라」를 알릴 때 강조하는 포인트도 ‘강력한 품질 대비 착한 가격대와 내구성’이다. 아무래도 암벽화는 쉽게 닳아 자주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이기 때문이다.




    2018 아시안게임에 ‘홀드’ 지원하며 마케팅 나서


    허 이사는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품질을 가진 국산 암벽화를 내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지금까지 왔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고, 내년 하반기쯤이면 「부토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는 암벽화 브랜드가 될 것이다”라며, “암벽화 다음은 리지화(암벽창을 아웃솔로 사용한 등산화), 그 다음은 바이크슈즈다. 암벽화 바닥창을 기반으로 한 신발 카테고리를 장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브랜드는 암벽화 외에도 암벽에 장착하는 홀드와 등반자가 착용하는 하네스 등 암벽등반 관련용품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오는 8월18일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리는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클라이밍 경기에 암벽 홀드도 지원한다.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는 스포츠의 장에서 「부토라」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다양한 실내 암벽장이 생기는 등 클라이밍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부토라」가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패션비즈 2018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