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시장 ‘숨 고르기’ 국면에~

    김숙경 발행인
    |
    14.07.14조회수 7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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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푹 찌는 무더위와 달리 패션시장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성장기에 들어선 패션잡화 시장과 새롭게 조명을 받는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제외하고는 곳곳에서 힘들다는 한숨 소리만 들려온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 온 아웃도어 시장도 지난 2012년을 정점으로 하향세를 보여 이쪽 조닝의 전문업체들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5년 동안 급등한 만큼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웃도어 업체들은 물량 공급에 급급해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은 뒷전이었고, 캐시카우 역할을 한 등산화와 패딩을 대체할 아이템 개발도 절대적으로 미진한 상황이다.

    연초만 하더라도 패션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컨템포러리 붐으로 여성복과 남성복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였으나,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매기가 완전히 실종됐다. 5월 한 달은 그야말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사회적 정서를 고려해 패션기업들은 판촉이나 마케팅 활동을 자제했고, 설상가상 날씨까지 들쑥날쑥 이상기온 현상을 보여 이중삼중고를 겪어야 했다. 6월 들어 브라질 월드컵 특수로 스포츠 브랜드 중심으로 다시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으나 패션 전 복종으로 확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급변하는 외부환경, 패션 경영실적 적신호

    지난 2008년 금융위기 후 국내 경기는 내리막길을 걷고, 글로벌 SPA가 급성장하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해외 직구가 급팽창하는 등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외부환경은 국내 패션기업들의 경영실적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곳곳에서 브랜드 중단 사태가 줄을 잇고 M&A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특히 라이선스 브랜드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셔츠시장은 드레스셔츠에 대한 소비자 수요 감소와 글로벌 SPA의 적극적인 물량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백기를 들었다. 5월말로 백화점 영업을 중단한 「랑방컬렉션」을 비롯 「파코라반」 「웅가로」 등도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브랜드 사업을 중단한다.

    골프웨어 시장 또한 「엘레강스스포츠」를 전개하던 피오엠디자인이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고 이보다 앞서 최근 3~4년 동안 「트레비스」를 전개하던 오성어패럴 등 10개사가 부도로 막을 내리면서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여성 커리어 조닝도 사정은 마찬가지. 「캐리스노트」를 전개하던 에모다가 작년에 패션그룹형지로 인수된 가운데, 연매출 300억원 전후의 중견 여성복 브랜드 3~4개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캐주얼 · 셔츠 · 골프웨어 · 여성 커리어 직격탄

    글로벌 SPA의 직격탄을 맞은 캐주얼 시장은 이제 중견 패션기업체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중단 사태가 이어질 정도로 힘든 상황이다. 지난 2011년 프랑스 본사를 인수하면서 「까스텔바작」의 새 주인이 된 민복기 서하브랜드네트웍스 사장은 브랜드 사업운영자금 확보 차원에서 끝내 이 브랜드의 국내 상표권을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에 넘겼다.

    리얼컴퍼니(대표 맹주옥)도 「애스크주니어」 아동복만 남기고 캐주얼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올해 S/S시즌을 기점으로 「애스크」를 「스탠다드앤그라인드」로 교체하고 「DOHC」를 「울트라레이스」로 리뉴얼하는 등 혁신에 가까운 변화를 꾀했지만, 몇 년 동안 이어 온 매출 부진을 끝내 이겨 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인가. 얼마 전 내한한 스페인 패션 관계자들은 거리에서 만난 한국 소비자들을 보며 연신 ‘원더풀’을 외쳐댔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 소비자들처럼 멋지게 패션을 즐기며 소화하는 패션 피플이 없다’라며 주저 없이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는 시장으로 평가했다.

    이제는 불경기 최저점. 곧 큰 호황이 온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부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며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의사를 밝혔다. 똑같은 소비자와 마켓을 놓고 해외 기업들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고 평가하고, 국내 패션기업들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며 긴 한숨만 내쉬고 있다. 너무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뒤집어 보면 바로 여기에서 국내 패션사업의 희망의 불씨를 발견할 수 있다. 패션에 대한 감도가 훨씬 높아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만 있다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이다. 실제 대현(대표 신윤건)의 여성복 「듀엘」과 세정(대표 박순호)의 주얼리 「디디에두보」, 그리고 한섬(대표 김형종)의 핸드백 「덱케」 모두 론칭 3년 미만의 신생 브랜드임에도 곧바로 각각의 조닝에서 수직 상승했다.

    이들은 기존의 구태의연한 상품과 브랜드 운영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소비자들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디자인과 퀄리티, 착한 가격 3박자를 갖춰야만 소비자들은 지갑을 연다. 소비자들이 왜 글로벌 SPA와 해외 직구에 열광하는지를 냉정하게 관찰해야 한다.

    「듀엘」 「디디에두보」 「덱케」 수직 상승

    골프웨어 시장이 암흑기라고 말하지만, 작년 한 해 크리스패션(대표 우진석)과 브이엘앤코(대표 이재엽)는 각각 21%와 68%라는 두 자리 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하며 변화를 꾀하는 대현(대표 신윤건)을 비롯, 아이올리(대표 최윤준)와 위비스(대표 도상현)도 작년 10%대 신장을 거뜬하게 일궈 냈다.

    온라인에서 출발해 제도권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난다(대표 김소희)의 「스타일난다」 역시 변화된 소비자 니즈를 정확하게 꿰뚫어 본 경우다. 이러한 패션기업과 브랜드의 성공 사례에서 우리는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감도와 안목이 높아진 소비자에게 맞는 최적의 디자인을 적시에 적량 공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다시 잘 짜야 한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기본에 충실한 것만이 위기를 돌파하고 성공 대열에 동참할 수있는 지름길임을 패션기업들은 깨달아야 한다.




    **패션비즈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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