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아웃도어 열풍과 흡사~<BR>골프웨어 광풍(?) 패션 지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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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아웃도어 열풍과 흡사~
골프웨어 광풍(?) 패션 지도 ‘흔들’

Friday, Oct. 1, 2021 |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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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웨어가 완전 붐인데, 지금이라도 신규를 론칭해야 할까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골프웨어를 신규 론칭하려 하는데 적당한 라이선스 브랜드가 있을까요?” “60만 팔로워를 보유한 메가 인플루언서인데, 이번에 골프웨어를 신규 론칭했어요.” 곳곳에서 골프웨어 관련 신규 브랜드 론칭 문의가 빗발친다.

뿐만 아니다. “2030 영 골퍼들을 겨냥해 이번에 대대적으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어요.” "골프웨어가 잘 된다고 하니까 윗선에서 골프라인을 만들라고 성화라서 신규 라인을 추가했어요." 그야말로 골프웨어 소식으로 눈이 핑핑 돌 정도다. 오프라인 기반의 기존 패션기업뿐만 아니라 온라인, 더 나아가 SNS 기반의 브랜드들도 속속 등장하면서 골프웨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패션업계는 고도의 상업주의와 시장경제로 움직인다.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장치산업군에 비해 패션시장은 진입장벽이 현저하게 낮다 보니, 한번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 너도 나도 불나방처럼 뛰어들어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친다. 그러다 붐이 사그라지면 냉정하게 승자와 패자로 나뉜다.  

애석하게도 패션시장의 생존율은 3~4%에 불과하다. 살아남는 브랜드보다는 도태되는 숫자가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수록 급락하는 것 또한 불변의 진리다. 이렇듯 패션업계는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며 상업주의와 시장경제에 의해 진화를 거듭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4조 골프웨어 시장 놓고 50개 브랜드 경합  

1980년대는 남성복(특히 신사복 중심)이 패션시장의 정점을 이뤘고, 1990년대는 여성복 브랜드들이 주도권을 잡고 패션시장을 쥐락펴락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합리적 소비를 근간으로 한 캐주얼 브랜드에 바통이 넘어갔고, 2010년대는 주5일제 정착 등 사회구조 변화로 인해 아웃도어가 이를 주도했다.  

그렇다면 2020년대 들어서는 어떤 양상일까? 현재 패션시장은 그야말로 ‘골프웨어 광풍’이다. 10년 전 불어 닥친 아웃도어 열풍보다 더욱더 뜨겁다. 당시 아웃도어는 주5일제 시행과 함께 서서히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확대된 흐름이었다면 지금의 골프웨어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불길 속에 2030세대까지 합류하면서 더욱 뜨겁게 시장이 달아올라 출혈경쟁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골프 시장은 스크린골프의 영향으로 수년 전부터 2030 젊은 골퍼들이 유입되기 시작하더니,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골린이(골프+어린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골프 인구가 확산됐다. 현재 추정되는 골프 인구는 약 500만명으로, 이는 국내 인구의 10%에 해당된다.  

10년 전 아웃도어 열풍과 흡사, 과당경쟁 양상  

이들 골퍼를 공략하기 위해 ‘닥스골프’ ‘잭니클라우드’ ‘먼싱웨어’ ‘엠유스포츠’ 등 기존 전통 골프웨어뿐만 아니라 ‘타이틀리스트’ ‘PXG’ ‘캘러웨이’ 등 기능성 골프웨어, ‘파리게이츠’ ‘왁’ 등 패션 골프웨어, 여기에 ‘마크앤로나’ ‘제이린드버그’ 등 수입 골프웨어 등이 백화점 유통 채널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루이까스텔’ ‘와이드앵글’ 등 가두상권 전문 브랜드들과 ‘아디다스’ ‘클리브랜드’ 등 홈쇼핑 채널을 공략하는 골프웨어와 ‘어뉴골프’ ‘페어라이어’ 등 온라인 및 인플루언서발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유통채널별로 골프웨어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랄프로렌’을 비롯해 ‘구호’ ‘아이잗바바’ ‘SJYP’ 등 여성복 브랜드들도 속속 골프웨어 라인을 내놓는 등 골프웨어가 골프장만이 아닌 일상생활 전반으로 파고들었다.

‘가파른 상승, 가파른 내리막길’ 교훈 되새겨야  

이러한 흐름은 흡사 10여년 전 아웃도어 열풍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당시 대한민국의 유니폼이 된 아웃도어는 해외여행객 복장까지 완전 점령했다. 시장규모 역시 아웃도어 1위인 미국과 견주는 6조~7조원에 이르는 등 무섭도록 고공비행을 거듭했다.  

한국 패션시장에서 가장 큰 M&A 거래 금액으로 기록된 ‘네파’ 역시 이때(2013년) 성사됐다. 신생 브랜드인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도 단일 브랜드 기준 3000억원을 가뿐하게 달성하는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패션시장의 정점에 우뚝 섰다.  

그러나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브랜드들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과 2015년을 정점으로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라벨만 떼면 어느 브랜드인지 모를 비슷비슷한 상품이 넘쳐 나면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지 못한 브랜드들은 무대 위에서 속속 내려왔다.  

브랜드력 상품력 우선해야 지속성장 가능  

국내 최고의 패션기업 삼성물산패션이 아웃도어 열풍에 뒤늦게 합류해 2012년 빈폴아웃도어를 내놓았지만, 결국 시장 공략에 실패하고 2018년 F/W 시즌 빈폴스포츠로 리뉴얼했으나, 끝내 2년도 채 안 돼 브랜드 중단이라는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많은 M&A와 통폐합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아웃도어 조닝은 살아남은 강자 중심으로 재편이 이뤄졌다.  

아웃도어와 흡사한 흐름이 골프웨어 시장에 재연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 아웃도어보다 더 빠르게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지금은 ‘보복소비심리’ 등이 더해져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골프에 열광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전환되면 골프웨어 조닝이 지금처럼 활황을 탈 수는 어렵기 때문이다. 뒤늦게 막차를 타면 수십억 내지 수백억원의 손절매를 각오해야 한다.

패션사업은 어느 조닝이든 자기 브랜드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트렌드는 수용하더라도 포지셔닝이 수시로 흔들리면 소비자들은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교과서적인 말이지만 자기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며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는 브랜드만이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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