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데가르송 ~ 러브앤쇼
핫플 MZ놀이터 ‘한남동 다시 보기’
서울 용산구 한남동이 MZ세대의 신(新)쇼핑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상권이 조성됐던 2010년부터 주목받았지만 최근 5년 사이에 크고 작은 변화를 맞이했다. 청담동에 이어 한남동에 MZ세대들이 왜 모여들게 됐을까?
현재 서울 용산구 한남동은 끊임없이 이슈가 생겨나면서 M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정점을 찍고 있다. 한남동은 일명 ‘꼼데거리’라고 불리는 길에서부터 이름을 알렸다.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 ‘꼼데가르송’ 매장이 이곳에만 있고, 구호와 띠어리 등 기업 브랜드의 대형 플래그십스토어가 즐비하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인 것.
단순히 쇼핑만을 위해서 이곳에 방문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문화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 2011년에 생긴 뮤지컬 전용극장인 블루스퀘어뿐만 아니라 미술관 리움, 워킹 하우스 뉴욕 한남, 조은 등 갤러리가 들어서 있다.
전시회나 뮤지컬을 관람하고 식당이나 카페로 소비자가 유입되면서 ‘한남동 카페거리’가 생겼다. 자연스럽게 집객효과가 커지고 있는 상권이었다. 이러한 한남동이 2022년 들어 더 핫플레이스가 된 이유는 △MZ세대의 선호도 높은 명품 플래그십스토어 △F&B 결합 패션 브랜드 쇼룸 결집 △더스티네이션서울 같은 SNS 화제 공간 오픈 등 때문이다.
‘구찌’, MZ 공략한 한국 가옥 플래그십스토어
서울 강남구 청담동처럼 한남동도 점점 럭셔리해지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물론 청담동처럼 하이엔드 명품 위주의 거리로 변모했다기보다는 MZ세대 중심의 명품화가 중심이다. MZ세대가 좋아하는 신명품 위주로 브랜드가 모여 있는 편집숍 ‘비이커’가 있고, 그 옆은 작년 5월 29일 명품 브랜드 구찌가 플래그십스토어로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한남동에 매장을 열었다.
구찌가 있는 공간은 유니버셜리스트와 프라이탁 등 MZ세대가 좋아하는 매장들이 있는 거리로 제일기획 맞은편에 매장이 있다. 특히 구찌는 명품 중에서도 2030세대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만큼 이곳을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위어드 맨션(Weird mansion)’이라는 저택 콘셉트로 7층 건물이다.
거의 폐허 수준의 건물이 MZ세대를 겨냥한 럭셔리 가옥으로 탈바꿈했다. 멀리서 봐도 구찌 건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한남동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구찌 가옥은 세계에서 첫 번째로 고유한 이름을 매장에 붙였다. 가옥이라는 이름답게 한국 전통 주택의 멋을 더한 것. 한국의 정취와 특색을 구찌의 아이덴티티로 녹여냈고 가옥 스토어 익스클루시브는 한국 색동 문양에서 영감받은 백과 의류 등을 선보여 MZ세대의 흥미를 높였다.
베버리지 & 쇼룸 결합 플래그십스토어 속속
플래그십스토어 6층에는 구찌오스테리아서울도 공식으로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미국, 도쿄에 이어 서울에 3번째로 선보이는 레스토랑이다. 모든 음식은 구찌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용 식기에 올려진다.이렇듯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구찌만의 디자인과 스타일, 요리 등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예약 몇 분 만에 한 달치분이 꽉차는 등 그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나인원한남의 ‘고메이494’가 생기면서 정점을 찍었다. SNS에서 가장 화제성 높은 맛집이 이곳에 집결된 것. 기나긴 줄을 서야 했던 ‘블루보틀’이 지하 1층에 자리하고 브런치 카페 ‘앤더슨씨’ 외에 한식·중식·일식 등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집은 모두 이곳에 모였다.
유명한 다운타우너와 노티드도 한남동에 있다. 이렇듯 줄 서서 먹거나 이미 엄청난 화제를 불러온 맛집이 한남동에 모두 모였고 한남동 이미지였던 조용하고 한산한 분위기는 많이 없어졌다.
브라이틀링, 워치를 넘어 토탈 공간으로
이렇게 유명한 F&B가 모두 있다는 점과 더불어 패션도 베버리지 & 쇼룸 결합 형태로 속속 오픈해 화제를 모았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키키히어로즈(대표 정혁서)의 ‘에이프더그레이트 & 스포츠(이하 ATG)’ 플래그십스토어다.
브라이틀링코리아(대표 조지 컨)의 스위스 럭셔리 워치 브랜드 ‘브라이틀링’도 키친, 카페, 테라스, 미니 뮤지엄으로 공간을 구성한 ‘타운하우스 한남’을 오픈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을 상징하는 디테일의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했으며 특히 고급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복합돼있어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으로 워치를 넘어 토털 공간으로 선보였다.
특히 브라이틀링 키친은 국내 외식업계 거장 김형규 셰프와 협업해 탄생한 최초의 레스토랑이다. 이 브랜드만의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는 항공, 해상, 지상 콘셉트의 프라이빗 룸까지 겸비했다. 또한 1층 매장과 함께 위치한 카페는 고급 케이크와 스페셜티 등을 다양하게 준비해 토털 럭셔리 브랜드의 면모를 보여줬다.
에이프더그레이트, 오가닉 니즈 공략
ATG는 작년 10월, 성수동에서 한남동으로 플래그십스토어를 이전했고, 특히 ATG의 웰니스 콘셉트와 결을 맞춰 오가닉 베버리지 카페를 쇼룸과 함께 운영한다. 이 공간은 디자이너 부부 스티브J & 요니P의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평소 그들이 즐기는 테니스와 골프에 어울리게 오가닉 재료로 만든 음료와 커피를 먹으면서 식물과 우드 인테리어 속 편안함을 공유하기 위한 공간으로 기획됐다. 또한 카페와 패션이 결합된 매장인 만큼 체커보더 패턴 아이템 구매 시 체커보드 모양 쿠키를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이기원 ATG 마케팅 본부장은 “오가닉 베버리지를 원하는 주 상권이 한남동이기 때문에 처음 이 장소로 기획했고 인근 주민이나, 갤러리 전시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 덕분에 평일에도 매장이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다”라고 말했다.
무신사스튜디오, 동대문점과 다른 색을
특히 한남동에는 SNS에서 화제가 된 이슈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무신사스튜디오 2호점 오픈과 폴스타코리아다. 무신사(대표 한문일)는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 2호점을 오픈하면서 패션 브랜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무신사스튜디오는 패션 관련 사업과 브랜드를 준비한 사람을 위한 특화된 공간으로 약 600평에 달한다. 패턴실, 재봉실, 패킹존, 촬영스튜디오 등으로 구성했으며 입주 기업들의 편의를 돕고 입주 기업 간의 네트워킹 협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며, 세미나 클래스 진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1호점인 동대문점과 다르게 2호점 한남점은 트렌디한 F&B와 플래그십스토어, 명품 브랜드 등이 밀집돼 있는 공간으로 동대문과는 또 다른 느낌의 색깔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SNS를 떠들썩하게 만든 ‘더스티네이션서울’도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더스티네이션서울, 한남동 핫플 SNS 화제
더스티네이션서울은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한국 첫 전시공간이다. 폴스타는 테슬라 다음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외국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관심이 고조됐다. 전시장은 미리 오픈했지만 주인공인 폴스타2는 1월18일 전까지 베일에 감싸여 있었다.
매장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베일에 싸여 있는 폴스타2 자동차를 찍기도 해 인기를 짐작게 했다. 이곳은 1층 339㎡, 지하 1층 414㎡의 오프라인 전시장이다. 폴스타2 전시뿐 아니라 부품도 전시해 세세한 옵션까지 확인이 가능해 자동차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에이프더그레이트 옆에 폴스타코리아가 있고 가까이에는 무신사스튜디오가 있다. 한남동은 핫한 매장과 오피스가 앞다퉈 입점하고 싶을 정도로 패션 핫플이면서 나아가 트렌드를 리딩하는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러브앤쇼 등 가정집을 신사옥으로
감성 라이프웨어 브랜드 ‘드파운드(대표 조현수 · 정은정)’의 플래그십스토어 겸 카페 ‘비마이디’도 좋은 호응을 얻으며 한남동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옆에 다운타우너 한남이 위치해 식사 후 디저트 코스로 들르기 제격인 덕에 항상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시그니처 카페 메뉴를 맛보면서 드파운드의 에코백, 모자, 셔츠 등을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이렇듯 브랜드들이 단순히 쇼룸의 개념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카페와 쇼룸의 복합매장으로 오픈하는 것은 상권 자체의 컬처 플랫폼 인프라 형성 특성이 반영됐다고 보인다. 이 외에도 패션과 문화의 복합형 인프라로 최근 1년 사이에 한남동으로 신사옥을 옮긴 브랜드들도 눈에 띈다.
더주하(대표 이정훈)의 여성복 브랜드 ‘러브앤쇼’는 한남동 골목 안쪽 가정집을 개조해 신사옥으로 개조했다. 한남동 골목 안쪽은 주거단지로 형성돼 있어 조용하다는 점과 조금만 나와도 갤러리, 명품, 플래그십스토어가 있기 때문에 신사옥으로 적합하다. 또한 더캐리(대표 이은정)의 키즈 편집숍 ‘캐리마켓’도 한남동으로 신사옥을 이전했으며 홈케어 뷰티 디바이스 전문 브랜드 ‘실큰코리아’도 가정집을 개조해 확장 이전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6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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