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트렌드 「파타고니아」 고공비행
    친환경으로 수익창출 성공...새해 60% 폭풍 성장 예상

    곽선미 기자
    |
    19.01.17조회수 27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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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디함을 거부하고, 소비자의 잦은 소비를 자제시킨다. 그런데도 2018년에는 전년 대비 70% 신장했고, 올해는 60%의 매출 성장을 자신한다. 전 세계 파타고니아 지사 중 최단기간 기록을 세운 파타고니아가 반전 성장의 주역으로 손꼽혔다.





    ‘우리 옷 사지 마세요.’ ‘고쳐서 다시 입으세요.’ 트렌디함을 거부하고, 소비자의 잦은 소비를 자제시킨다. 그런데도 2018년에는 전년 대비 70% 신장했고, 올해는 60%의 매출 성장을 자신한다. 2013년 합작 형태로 한국에 진출했다가 2016년 미국 지사가 100% 지분 흡수 후 직진출해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전 세계 파타고니아 지사 중 최단기간 기록이다. 조용한 행보 속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반전 성장’의 주역 파타고니아코리아(지사장 최우혁)가 국내 아웃도어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상품 판매보다는 환경에 관심이 높은 브랜드, 사회적 기업 같은 느낌을 풍기면서도 의도와 다르게 현재 트렌드의 선두에 서 있는 브랜드가 바로 「파타고니아」다. 2018년 12월 진행한 본지 <패션비즈>의 베스트 브랜드 선정 과정에서도 많은 바이어들로부터 “매출 규모는 메이저 브랜드의 1/10 수준이지만 현재 한국 아웃도어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라는 평을 들었다.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고,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는 것이 「파타고니아」의 글로벌 사명이다. 한국에 첫 진출했을 때만 해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었지만, 5년 만에 아주 개운하게 해소됐다.

    작년 점포 4개 늘리고 매출은 70% 폭풍 신장

    「파타고니아」의 파격 성장과 눈에 띄는 행보에는 지난 4~5년간 크게 변한 국내 아웃도어시장의 분위기가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에 이어 글로벌에서 두 번째로 큰 국내 아웃도어시장은 그동안 탄탄한 ‘토종’ 브랜드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내수가 워낙 든든하다 보니 신규 브랜드들이 살아남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러나 아웃도어 붐이 사라지고 거품이 꺼지면서 「파타고니아」가 반짝거릴 수 있는 틈이 생겼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브랜드를 원하고 라이프스타일도 산에서 서핑이나 암벽등반 등으로 확장됨에 따라 후발주자인 「파타고니아」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기능과 디자인이 아웃도어 소비의 큰 목적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친환경과 윤리적인 생산 방식을 중요한 소비가치로 여기는 고객이 늘었다는 것도 주효했다. 친환경, 윤리적 생산이라는 분야에서만은 「파타고니아」가 전 세계 1등이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는 브랜드가 설립된 1973년부터 도축되는 거위의 털만을 사용해 다운재킷을 만들고, 서핑 슈트에는 석유에서 추출한 폴리 화합물을 주로 사용하는 타 브랜드와 달리 식물성분 소재를 사용한다. 기능이 떨어질 것이란 편견도 깨진 지 오래. 국내 브랜드 「블랙야크」는 물론 글로벌 스포츠웨어 「나이키」, SPA 브랜드 「H&M」 등이 이런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아웃도어 정체 속 ‘뉴 페이스’ 반짝!

    사실 「파타고니아」는 국내 진출 후 합작 형태로 운영되던 약 2년의 과도기를 거쳤다. 2013년부터 2015년은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시장이 큰 호황을 누리던 때다. 당시 파타고니아코리아는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처럼 나들목 상권에 330m² 이상의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서울 강남상권에 화려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의 유통 전략을 답습했다.

    단기적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성과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당시 인지도 면에서 파워풀한 광고를 진행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이길 수 없었다. 게다가 기존에 이 브랜드의 가치를 알고 있던 마니아들로부터는 브랜드 정신에 어긋나는 행보라는 날카로운 질타를 받기도 했다. 마니아는 국내에서 상품을 소비하지 않았고, 신규 유입은 적었다.

    2016년 7월 미국 본사가 합작 지분을 100% 인수해 직진출하면서 방향이 전환됐다. 지사장을 맡은 최우혁 대표는 가장 먼저 35~60세로 벌어졌던 소비자 타깃을 25~30세로 확 낮추고, 불필요한 유통은 정리했다. 소통하는 방식과 마케팅 채널, 상품 구성 등 모든 것을 바꿨다. 약 1년 후부터 매출이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소비자 타깃 25~30세로 다운, 신장률은 업

    최우혁 대표는 「파타고니아」와 다른 브랜드의 차별점으로 우선 ‘속도’를 꼽았다. 그는 “오너 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패션 기업들은 항상 빠르게 결정해서 기획하고 속전속결로 생산해 소비자에게 반응을 얻어내고 또 빠르게 바뀐다. 그러나 「파타고니아」는 생각하는 기간이 상당히 길다. 어떤 이벤트가 있을 때 그 일이 정말 맞는 일인지 따져보고, 그 일로 인해 생길 여러 환경 문제 등을 생각한다. 작년 말 진행한 캠페인은 2017년부터 기획해 준비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품 판매와 소비자의 반응에 대한 의견도 좀 다르다. 트렌디한 것을 지양한다고 할까. ‘트렌디 = 과소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국내에서는 수년 전부터 「파타고니아」의 클래식 스타일이 트렌드로 온 상태다. 모자나 가방 등 액세서리는 꾸준했는데 올해는 플리스 재킷 등이 특히 그렇다. 많이 팔리는 상품에 대해 재생산을 요청하면 ‘NO’라는 대답만이 돌아온다. 트렌드를 좇아 생산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는 것이다”라고 브랜드의 특수한 정신을 들려줬다.

    소비자가 입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디자인 면에서 트렌드를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정도일 뿐이다. “트렌드에 대단히 관심이 없는 브랜드”라는 것이 최 대표의 생각이다.

    트렌디 = 과소비, 인기 상품 리오더 요청 ‘NO!’

    그럼에도 파타고니아코리아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신장률은 전년 대비 70%에 이르지만 매장은 전년 대비 불과 4개 늘렸다. 그만큼 「파타고니아」의 철학에 공감하고 이 브랜드를 소비하는 고객이 대중적으로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속도도 전 세계에서 1등이다. 일본이 7년, 호주가 6년 걸렸는데 한국은 단 5년 만에 성공했다.




    재미있는 것은 본사가 이 사실에도 크게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최 대표는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는 리포트를 제출했더니 본사에서는 가장 먼저 ‘이제 (한국도) 환경 미션을 시작할 때’라는 반응을 보였다”라며 “작년 10월 말부터 파타고니아코리아는 론칭 이후 처음으로 자체 환경 캠페인 ‘Single use Think twice’를 론칭해 진행 중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고객들의 서명을 받고 특별 제작한 텀블러도 판매했다”고 말했다.

    매출이 높아진 것을 그린 라이트로 여겨 더욱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아니라 환경보호에 대한 철학을 공유할 적절한 시점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본사에서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한국에서는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행동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 세계 지사 중 성장속도 1등, 환경운동 시작

    목표는 ‘5년 내 국내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여 보자’다. 파타고니아코리아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해 매장이 있는 주변의 카페나 타 산업군과 협업해 연합체로 활동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대기업과의 연합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최 대표는 “파타고니아코리아는 작년 초에 사업부 내에 환경팀을 신설하고, 매출액의 1%를 풀뿌리 환경단체에 지원하는 ‘지구를 위한 1%(1% For the Planet)’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작년에 환경운동연합과 여성환경연대 등 23개 단체를 지원했다. 글로벌에서는 지사들이 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파타고니아코리아는 이제 이런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시작점에 섰다”며 “앞으로 의류 사업을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해 글로벌에서 전개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을 들여와 국내 소비자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전했다.



    ■ 「파타고니아」 식품 사업 ‘맥주’ 론칭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등반가 겸 서퍼 ‘이본 시나드’가 설립한 아웃도어 기업. 친환경 상품 생산이 수익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다양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화두는 재활용으로,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과 더불어 근원적으로 쓰레기를 만드는 상품의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상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갖고 있는 아이템을 수선해 입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내에서는 재생 농법을 기반으로 한 식품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최근 다년생 귀리로 만든 맥주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의류 분야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만큼 이제 좀 더 적극적인 환경보호 활동을 펼치기 위함이다. 비옥한 토지를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 농작물의
    절반을 다년생 식물로 바꾸는 것 등이다. 이를 통해 대기 중 탄소를 정화하고 지력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패션비즈 2019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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