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펠로」, 뉴 비즈 성공 모델로 주목

    hyo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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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8.24조회수 17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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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션기업과 인디 브랜드의 조인으로 이윤호 디렉터의 「스펠로(SPELLO)」가 주목받고 있다. 티비에이치글로벌(대표 우종완)의 품에 안긴 지 3년 차, 인디 브랜드의 콘텐츠와 패션기업의 자금, 조직이 만난 「스펠로」가 중국을 발판으로 글로벌 마켓에 도전한다.

    이미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티비에이치글로벌에 합류할 때부터 「스펠로」의 해외 비즈니스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이곳에서 사업 3년 차를 맞은 「스펠로」는 국내 안정화와 중국 시장 진출로 올해 손익분기점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남성 패션이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하던 시기, 남성 슈즈 시장의 가능성을 엿보며 론칭한 「스펠로」는 작은 규모이지만 주요 백화점에 입점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오랜 공정을 거쳐 정성스럽게 만들어지는 이 브랜드는 기존 남성 기성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채로운 컬러의 수제화를 선보이며 성장했다.




    인디 브랜드 창의력 + 기업 자금 • 조직 시너지
    이어 브랜드 확장에 대한 방향성과 콘셉트의 맥을 같이하는 티비에이치글로벌과의 인수합병으로 외형을 키워 오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스펠로」의 슬로건인 ‘스몰 이즈 빅(Small is Big)’에서 잘 드러난다. 그 중심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윤호 이사가 있다. 디렉터로서뿐 아니라 비즈니스맨으로서의 능력까지 검증받은 그의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

    지난 6월 프리미엄 패션박람회 파리 캡슐쇼에 참가하는 등 해외 세일즈에 돌입한 「스펠로」는 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 최대 슈즈 유통회사 벨르(Belle)사를 만났다. 벨르그룹은 파티나 염색으로 유니크한 디자인이 강점인 「스펠로」에 자사가 전개하는 슈즈 브랜드 「타타(TATA)」 ODM을 의뢰했다. 이에 따라 티비에이치글로벌의 중국 법인 백가호상해패션유한공사는 벨르와 제휴해서 「스펠로」의 본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시작한다.

    중국 내 단독 매장만 2000개, 연매출 8000억원 규모의 「타타」는 여성화 브랜드로 포지셔닝돼 있다. 현재 15~20%에 불과한 남성 슈즈 아이템을 강화하기 위한 파트너로 「스펠로」를 택한 것. 「스펠로」와의 협력으로 최근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남성 슈즈 카테고리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타타바이스펠로(가칭)」로 전개되는 이 브랜드는 두 브랜드가 시장조사부터 상품 기획까지 전략적으로 함께 한다. 그뿐만 아니라 세컨드 브랜드로 이코노미 버전 출시도 계획 중이다.






    벨르그룹과 제휴, 중국 남성 슈즈 시장 개척
    「스펠로」는 지난 7월 「타타」의 본사가 위치한 중국 선전에서 시장조사를 진행했으며 오는 9월에는 2017년 S/S시즌 상품 컨펌을 마친다. 티비에이치글로벌은 「스펠로」를 중국 마켓에서 독자적으로 전개하기보다 미리 마켓 테스트 개념으로 중국 내 탄탄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화를 택했다. 이어 해외 비즈니스에 주력하기 위해 프리미엄 쇼뿐 아니라 시장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다양한 국제 패션 트레이드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티비에이치글로벌에 합류하며 한 차례 유통망을 정리한 「스펠로」는 현재 국내에 백화점 매장 5곳(프리미엄아울렛 포함),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플래그십 스토어 등 총 6개의 매장을 구축하고 있다. 급하게 매장 수를 확대하기보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정확한 타깃층과 소비층이 형성돼 있는 매장 위주로 매출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반기에는 백화점 위주의 매장 4~5곳을 추가 오픈한다.

    월평균 6000만~7000만원의 매출이 나오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경우 남성층인 6층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오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고건호 플로어매니저는 “「스펠로」는 남성 패션을 포괄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으로 구성돼 패션에서 라이프스타일까지 남성들의 니즈를 총망라한 맨즈관의 기획 취지에 부합하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또 “「스펠로」의 매장은 클래식한 슈즈부터 캐주얼까지 감도 높은 다양한 콘셉트의 상품을 선보여 층 전체를 감각적으로 꾸미고 있다”고 덧붙였다.



    9월 자사 통합몰 구축, O2O 등 옴니 채널로 공략!
    이윤호 이사는 “「스펠로」 브랜드의 주 타깃인 30~40대 고객은 1980~19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을 경험한 마지막 세대로 이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일상의 여유를 즐기고 위트를 잃지 않도록 상품에 감성과 낭만을 담고자 노력한다. 디지털 방식의 기획과 대량 생산이 아닌, 기존 남성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을 선보이려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스펠로」는 고가 슈즈 브랜드 못지않은 수제 가공과 섬세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슈즈의 필수 기능인 편안한 착화감은 물론 외관의 미적인 부분을 고려해 멋스럽게 디자인하고 품질 좋은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제작한다고 덧붙였다. 원자재 재고를 줄일 수 있는 파티나(천연 가죽 수제 염색) 기법*을 연구해서 양산이 가능하도록 해 「스펠로」만의 제화 기법으로 제품의 품질을 높였다고 부가 설명했다.

    지난 2014년 티비에이치글로벌에 인수된 스펠로는 매출 증대보다는 타깃층과 브랜드 정체성을 만드는 데 집중하며 프리미엄 유통망에 전략적으로 입점해 왔다. 현재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가두점, 백화점, 프리미엄 아울렛을 포함한 현재 6개 매장을 선택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가로수길점)와 백화점 유통망(현대백화점 판교점 킨텍스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롯데백화점 일산점), 프리미엄아울렛(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등 6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원자재 재고 줄일 수 있는 파티나 기법 양산체제
    백화점 채널에만 집중하지 않고 옴니채널 구축으로 서비스의 확장과 통합을 꾀한다. 오는 9월 오픈하는 티비에이치글로벌 통합몰뿐 아니라 모바일에서 주문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수령하는 방식 등 다양한 채널의 유기적 연결을 모색하는 것. 디자이너 브랜드의 DNA로 온라인 마케팅에 특화된 「스펠로」이기에 가능하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가 바로 ‘제로스펠로 프로젝트’다. 「스펠로」가 추구하는 가치를 직접적으로 보여 주기보다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다른 브랜드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사이트에 게시한다. 가구, 바버숍, 실크스크린 아트, 안경 등 현재까지 진행한 브랜드의 상품 카테고리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이들은 천천히 우직하게 자신의 업을 ‘아트’라고 생각하고 전개한다는 공통점으로 엮인다.

    「스펠로」는 영상 콘텐츠 제작에 그치지 않고 이들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한 상품까지 준비 중이다. 이렇게 제작된 결과물은 「스펠로」 매장 내 한쪽에 ‘제로스펠로’ 공간을 꾸려 전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매출 볼륨 확대를 위한 기획 상품이 아니라 차별화 콘텐츠로 익스텐션 아이템을 선보이는 것.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가 ‘제로스펠로’ 1호 매장으로 리뉴얼될 예정이며 이르면 8월 중 만날 수 있다.



    제로스펠로 프로젝트, 브랜딩 강화 + 콘텐츠 다양화
    한 달에 2명의 아티스트와 작업을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아이템 확장이 가능하다.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콜래보레이션 결과물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 양산화한다는 계획도 있다. 남성 슈즈 브랜드를 넘어 토털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브랜드 스토리텔링으로 마케팅 효과까지 겨냥한다. 또 자사 브랜드 「마인드브릿지」의 멀티편집숍 ‘워크스테이션’ 입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스펠로」 매장은 남성층이나 슈즈 전문층에 입점해 있지만 남성 슈즈뿐 아니라 여성화, 레더 굿즈 등의 상품도 보강한다. 지난 1월 첫선을 보인 여성 슈즈 비중도 점차 늘려 간다. 전체 상품에서 40%까지 여성화를 구성하고 판매 비중은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남성 슈즈를 기반으로 탄생한 브랜드의 강점을 살려 힐 종류의 신발은 제작하지 않으며 매니시한 디자인의 여화를 선보인다.




    파티나 기법 레더 굿즈 + 여성화 늘려 토털 브랜드로
    또 「스펠로」의 핵심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파티나 기법을 사용한 가죽으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컬렉션에 일관성을 부여한다. 브리프케이스, 보스턴백, 벨트 등 가죽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을 한정 짓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발한다. 이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가 반영된 생산 기법뿐 아니라 부자재 역시 자체 개발해 퀄리티를 높인다.

    「스펠로」는 지난 3월 2016 F/W 서울패션위크에서 고태용 디자이너의 「비욘드클로짓」과 콜래보레이션해 런웨이를 꾸민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성 국내 제화업체와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디자이너 슈즈의 차별화된 감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는 「스펠로」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_파티나 기법 : 염색이 되지 않은 베지터블 가죽에 장인이 붓으로 직접 한 겹 한 겹 채색하는 기법을 말한다. 투명하고 깊이 있는 색감 표현이 용이하며 덧바를수록 가죽에 깊은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스펠로」에서 사용하는 염료는 알콜 베이스 100% 아닐린으로 가죽에 따라 흡수율과 발색력이 달라지며 덧바르는 횟수에 따라서도 수채 기법의 투톤 느낌이 다양하게 표현된다. 가죽 표면에 고색창연한 빛을 부여하는 세심한 파티나 기법은 스크레치나 마모 등 외부의 충격에 내구성이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멋을 더한다.






    **패션비즈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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