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리천 「루이엘」 성공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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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4.28조회수 1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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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상품 들어왔나요?” 멋쟁이 손님들이 한 매장에 줄지어 서성인다. 33.5㎡ 남짓한 이 매장은 9만원대에서 700만원대의 모자를 판매하는 「루이엘」 숍이다. 모자를 주 아이템으로 판매하는 이곳은 최근 신상이 나오기가 무섭게 마니아들이 몰리면서 제품이 하루 만에 솔드아웃되기도 한다.
    한 고객은 신상이 나올 때를 기다렸다가 구입한 모자들이 드레스룸을 꽉 채울 정도가 됐다. 고가임에도 「루이엘」의 디자인과 퀄리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정된 결과다. 옷 매장도 아니고 모자 매장에서 보여지는 이러한 반응에 백화점 바이어들도 놀라는 분위기다. 현재 「루이엘」의 고객들만 1만명에 다다른다.
    「루이엘」의 어떠한 매력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국내 1호 모자 전문 디자이너인 셜리천은 얘기한다. “나에게 모자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것은 “모자를 정말 쓰고 싶어요”라는 고백이라고. 모자를 꺼리는 소비자 하나하나의 심리를 디자인에 반영해 ‘대중화’하고 있는 것이 「루이엘」의 성공 비결이다.
    프랑스 유학 중 패션과 운명 같은 만남
    지난 1999년 「루이엘」을 런칭하며 고급 디자이너 모자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샤뽀(대표 조현종)는 기획에서 생산까지 핸들링하며 고급 이미지의 모자만을 제작해 왔다. 이곳의 디자인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셜리천, 그리고 든든한 파트너이자 경영 조력가인 남편 조현종 대표. 이들의 모자 사랑은 남다르다.
    이 브랜드를 직접 디자인하고 있는 셜리천은 패션에서 ‘모자’라는 아이템이 결코 어렵고 무거운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현재 국내 매장뿐만 아니라 일본 등 다양한 아시아 지역 유통채널을 뚫어 세계적 한국 모자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떨쳐갈 계획이다. 결코 지금에 머무르지 않고 일본·중국은 물론 유럽 등 세계로 뻗어나갈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며 오늘도 뛰고 있는 이들 부부에게서는 장인정신이 묻어난다.
    그녀는 “모자의 역할은 이제 기능성에서 스타일을 완성하는 패션 아이템으로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할 때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루이엘」은 모자 문화를 국내에 정착시킨 최초의 모자 브랜드라고 자부합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녀가 패션 아이템 중 ‘모자’를 만난 것은 운명이었다. 건국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로 유학길에 오른 그녀는 불문학 공부에 열중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이 너무 많이 와 학교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집에서 머무르다 룸메이트의 재봉틀을 발견하게 되면서 패션과 만나게 된다.


    신세계강남점 등 30곳 세팅, 일본도 입성
    그녀는 디자인하는 것과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이 점점 좋아지면서 아시아인 최초로 프랑스 파리의 모자 전문학교 CMT에 입학해 체계적인 모자 디자인 수업을 받았다. 이곳을 졸업하고 이후 1999년 모자 전문 디자이너 브랜드 「루이엘」을 런칭했다. 「루이엘」은 백화점을 비롯한 로드숍, 골프숍, 일본 도쿄 제국호텔 등 40여 곳의 엄선된 프리미엄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 유통망은 신세계 강남점과 대백프라자 명품관 등 주요 핵심 백화점 외에 삼청동점 화동점 인사동점 일산점 등 로드숍과 이스트밸리 등 전국 유명 골프장 프로숍 30개점에 입점해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도쿄 제국호텔 아케이드와 오사카 리츠칼튼호텔 아케이드, 세계일주 크루즈(크리스털 크루즈)와 중국 이우 하이서울 상설 브랜드관에서 볼 수 있다.
    모디스트(모자를 만드는 장인을 뜻하는 불어) 셜리천은 파리 활동의 경험과 국내에서 활동을 바탕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모자 디자이너의 심벌이 되는 것이 꿈이다. 얼마 전 열린 화려한 패션쇼에서는 피아노 건반과 나비들을 모티브로 활용한 여러 모자 디자인을 내놓아 박수갈채를 받았다.





    책에서 얻은 모티브, 환상 패션쇼로 연결
    그녀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는데, 그 책에 나오는 스토리들은 모자 디자인에 활용되는 아이디어의 샘터가 되고 있다. 불문학을 전공한 그녀의 서정성 넘치는 상상력과 여기에 섬세한 손끝이 만들어내는 우아함과 로맨틱함이 디자인으로 표출된다.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쏟아내는 상품력과 대중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 예술적 터치로 풀어내는 그녀만의 감성은 대중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늘 고객들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국내 상표임에도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한때는 소비자들이 외면했지만 이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지속적으로 러브콜이 들어오면서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갈 계획이다.




    모자박물관 개관 등 콘텐츠 사업 강화
    셜리천은 “20세기 초에는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칭했을 만큼 문화예술이 풍요롭던 시절이었습니다. 모자 역시 부흥했던 시기죠. 21세기 현재 우리가 흔히 보고 쓰는 야구모자나 등산모자는 물론 파티를 위한 칵테일 모자 등 그 모양이나 쓰는 방법도 훨씬 자유로워졌습니다. 그중 「루이엘」은 이제 ‘보는 것보다 썼을 때 더 아름다운 모자’로 이름을 알리면서 개성 있는 문화패턴을 즐기는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패션 피플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루이엘」은 모자축제는 물론 국내 최초의 모자 패션쇼 개최, 모자 인력의 양성을 위한 모자 아카데미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통해 스토리가 있는 고급 패션 모자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단순한 모자의 판매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모자 문화의 저변을 넓혀 가고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녀의 동반자이자 남편인 조현종 사장은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그녀의 열정만큼이나 모자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모자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이기도 하다. 샤뽀는 지난 2010년 전라북도 전주 지역에 ‘모자 박물관’을 개관했다. 전통문화의 도시 전주에 문화 복합공간이 된 ‘「루이엘」 모자 박물관’은 모자 아카데미, 모자 전문서적 출간, 대학강의를 통해 모자 문화를 알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모자전시, 모자체험, 모자카페 등 모자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세계 전통 모자에서 현대 모자까지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전시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모자의 판매와 함께 모자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관 등 모자에 관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아시아 최초의 모자 박물관이다. 삼국시대 금관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전통 모자와 세계 각국의 모자들도 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미디움 오픈 등 매장 확대
    문화 콘텐츠 사업이라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모자 기업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는 샤뽀는 이번 시즌에도 로맨틱과 엘레강스를 주축으로 예술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다.
    최근 <모자 만들기>라는 책을 내고 강의를 시작한 셜리천은 드라마 영화 오페라 신문 잡지 등 많은 분야로부터 모자에 관한 자문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벌여 나가며 모자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최근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루이엘」을 포함해 총 7개 브랜드로 구성된 시니어 잡화 코디숍인 ‘Modium’을 롯데 측에서 제안한 것. 3월말 롯데백화점 광주점에 오픈하는 이 멀티숍 안에는 「루이엘」의 모자뿐만 아니라 스카프·장갑 등 등 다양한 컬렉션들도 함께 꾸며질 예정이다.








    **패션비즈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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