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원 남성 편집숍 열풍 거세다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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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06조회수 3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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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숍 비즈니스 열풍이 뜨겁다. 그중에서도 남성복 바람이 특히 거세다. 획일화된 남성복 브랜드들에 식상해진 20~30대 젊은 소비층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다른 아이디어가 다른 세상을 지배한다’라는 시장의 패러다임이 소비자를 자극한다. 개성 있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자유 직종 젊은이들의 패션이 소규모 편집숍에 의해 움직이니 마켓이 점점 흥미로워진다.

    블로그를 기반으로 인지도를 얻은 남성 편집숍은 아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다. 이들에게는 마치 ‘보물지도’를 들고 보물을 찾으러 가는 기분이다. 보물을 찾은 소비자의 희열은 남다르다. 어디에서나 살 수 있고 볼 수 있는 ‘보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클럽모나코」와의 콜래보레이션을 위해 한국을 찾은 패션 포토그래퍼 토미 톤(Tommy Ton)도 ‘므스크샵(MSK shop)’의 팬이다. 이 숍에 들러 남성 디자이너 브랜드 「스펙테이터」의 옷을 사고 민수기 대표와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해 화제가 됐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도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 북유럽 수입 브랜드로 구성된 ‘므스크샵’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숍의 민수기 대표는 “매니저를 통해 이 부사장이 다녀갔다는 얘길 들었다. 이 부사장이 주변에서 관심이 많아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왔다고 해 최근 대기업을 비롯한 패션 관계자들이 편집숍에 얼마나 빠져 있는지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포토그래퍼 토미 톤도 男 편집숍 투어 중

    그렇다면 국내외 패션 셀럽들의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므스크샵’ 등 소규모 남성 편집숍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각자의 색깔을 내는 6개 숍을 만나 그들의 경쟁력을 살펴봤다. ‘므스크샵’ ‘파운드(F.OUND)’ ‘매료(MAERYO)’ ‘바버샵(Barbershop)’ ‘스컬프(sculp)’ ‘티피(TEPEE)’ 등이 주인공이다.

    이 6개 숍을 주목하는 이유는 뚜렷한 컨셉, 이 숍에서만 살 수 있는 온리원, 브랜드와 상품을 블로그나 모임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사교 모임까지 갖는 진화된 패턴을 실천하며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숍들은 컨셉별로 각각을 규정할 수 있을 정도로 숍마다 색깔이 뚜렷하다 (‘디퍼런트’ 남성 편집숍 현황 참조).

    6개 숍들의 MD 구성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점은 콜래보레이션과 디깅(digging)*이다. 콜래보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숍은 ‘므스크샵’과 ‘티피’다. 기존 콜래보레이션을 트위스트해 숍만의 매뉴얼로 적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프리 오더’라는 매뉴얼을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의 니즈의 접점을 찾아 제안했다.

    이 숍들은 규모, 면적, 인력 구조 모두 작다. 작지만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숍의 색깔과 정체성(identity)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숍마다 특성과 분위기가 모두 다르다. 숍의 MD를 살펴보면 겹치는 브랜드가 있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같은 브랜드라도 ‘므스크샵’에 있을 때와 ‘티피’에 있을 때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명확한 아이덴티티와 블로그 파워 적극 활용

    작지만 이들 남성 편집숍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백화점에서 이탈하는 2030 소비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과 전문 기업이 전개하는 브랜드의 소비자와 이 숍들을 찾는 소비자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므스크샵’의 매니저는 “방문하는 고객이 옷을 탈의할 때 보면 「유니클로」 「엠비오」 「커스텀멜로우」 등을 즐겨 입는다. 일단 오면 70% 이상이 구매로 이어진다. ‘므스크샵’이 워낙 찾기 힘들고 블로그를 통해 숍에 대한 이해와 구성된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있는 상태에서 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이들 숍의 오너들이 소비자와 동일한 1980년대생(20대 후반~30대 초·중반)이라는 점이다. 패션 선진국을 다니며 기업의 거대 자본 없이 작지만 특색을 가진 숍을 보고 ‘왜 이 같은 숍을 해외에서만 봐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회의와 열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 중 흥미로운 프로세스를 자행하는 숍은 ‘므스크샵’과 ‘티피’숍의 색깔과 정체성을 확연히 엿볼 수 있는 특성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를 기반으로 성장 중(특히 ‘므스크샵’)이기 때문이다.숍별로 추진하는 콜래보레이션 라인과 숍과 브랜드의 상생 프로세스 ‘별도 주문’ (‘티피샵’은 이를 ‘별주’라 한다)으로 특화된 상품을 선보인다.






    특화 MD 키, 콜래보레이션과 별도 주문도



    ‘므스크샵’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존경(respect)을 기반으로 성장 중이다. 민수기 대표는 “국내 브랜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보석 같은 브랜드를 찾아서 소개하고 콜래보레이션이라는 방식으로 디자이너와 숍, 숍과 소비자가 소통한다”고 말했다. ‘므스크샵’은 지금까지 「비욘드클로젯」을 비롯해 최근 이슈 메이커로 꼽히는 「스펙테이터」 「블랭코프」 「오리지널컷」 등의 브랜드와 ‘므스크샵’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했다.

    민 대표의 의지처럼 ‘므스크샵’은 숍만의 특별한 브랜드 유치를 영리하게 해낸다. ‘티피’는 국내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를 나누기 보다 ‘컨셉’에 MD포커스를 뒀다. 김형국 대표는 “국내에서 아웃도어 하면 하이테크를 생각한다. 하지만 ‘티피’의 ‘아웃도어의 오리지널리티’는 미국 헤리지티 캐주얼과 아웃도어를 결합한 형태로 여기에 ‘티피’만의 구성과 스타일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티피’는 온라인 홈페이지도 없고 온라인 스토어도 없다. 제품만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보고 이해했다며 클릭으로 넘기는 ‘대충’이 아니라 브랜드를 설명하고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숍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잘만들어진 제품’이 이 숍 MD의 핵심이다. 구성된 브랜드를 봐도 ‘퀄리티의 끝’으로 꼽히는 브랜드들이다. 「RRL」 「해리스트위드」「팬들턴」 「화이트부츠」 등 해외 브랜드부터 「스펙테이터」 「커버낫」 「리타」 「MNW」 등 국내 브랜드 등이 대표주자다.




    ‘시어서커데이’ 등 사교 모임까지 만들어

    이 숍에서 주목할 만한 브랜드와의 조우는 ‘스폐셜리 오더(Specially order)’다. 다른 말로 ‘별도 주문(별주)’이라고 한다. 이 기획으로 숍만의 특별한 아이템을 제안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리미티드 상품과 별주의 개념은 다르다. 리미티드 상품의 주체는 디자이너다. 디자이너가 숍에 제안하는 것이다. 별주는 숍이 주체가 되어 디자이너와의 회의를 통해 숍만의 특별한 상품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의 에너지를 기대하며 물꼬를 터 가는 숍은 ‘파운드’다. 조현준 대표는 “입점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와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의 작업을 통해 한국적인 것이 이렇게 멋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바버샵’의 황재환 빛과 장과 김청수 소금상무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블로거이기도 하다. http://blog.naver.com/renton1006를 통해 패션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애정과 정보를 전달하며 메신저 역할을 했다.

    이 메신저의 역할은 ‘시어서커데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실천했다. ‘바버샵’과 ‘스컬프’는 디깅을 통해 국내 없는 브랜드를 찾고 또 찾아 숍에 소개한다. 두 숍의 대표들 모두 “해외 전시나 쇼를 통해 소개하는 브랜드와 국내에 들어온 브랜드를 제외한다. 누구도 찾지 못한 멋진 브랜드를 소개하고 공유할 때 희열을 느낀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오늘날 패션 전문 기업이나 대기업이편집숍 비즈니스의 스타를 내놓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남성 편집숍의 오너들은 일관된 목소리를 냈다.




    대기업 & 전문 기업들의 ‘숍 디렉터’로 나서

    바로 숍이 가야 하는 방향이 없다는 이유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막연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앞다퉈 구성한다.해 보니 돈도 안 되고 디자이너 브랜드의 상품을 공급받는 체계는 속 터지고…. 과연 왜 소비자가 여길 와야 하는지, 왜 우리의 숍이 존재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봤다면 이름만 다르고 같은 구성으로 비슷한 분위기, 스타일링의 차이만 가진 의미 없는 숍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들의 또 한 가지 공통된 의견은 “1년 내에 돈을 벌고 싶으면 하지 말라”는 것이다. 디자이너 브랜드를 기존의 비즈니스 방식과시각대로 진행하기보다 그 옷을 왜 만들었고, 어떻게 만들었으며 그래서 어떤 브랜드가 되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는 교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상품 기획에 대한 철저한 준비는 디자이너의 기본적 자질이자 자격이다.

    기본이 갖춰진 브랜드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므스크샵’은 대기업과 전문 기업이 전개하는, 전개하려는 편집숍 운영에 대한 디렉팅 역할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유럽 미국 일본 등 해외시장의 편집숍 성장기와 성숙기를 보면 오늘날 국내 패션시장에서 일어나는 과도기와 닮았다. 지금 패션 산업의 현재가 내일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밟는 스텝이 될지 ‘디퍼런트’ 숍의 역할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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