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컴퍼니 ‘새판짜기’ OK!
    애스크→ S&G… 도크→ 울트라레이스로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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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3.07조회수 9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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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를 넘어서 혁신을, 안정보다는 도전으로 생존 전략을 찾는다! 캐주얼 전문기업 리얼컴퍼니(대표 맹주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새해 들어 신규 캐주얼 브랜드 런칭을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리얼컴퍼니는 기존 두 브랜드의 속과 겉을 완전히 바꾸는 작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회사는 「애스크」의 경우 스트리트 캐주얼 「스탠다드앤그라인드(이하 S&G로 표기)」로, 「도크」는 스포츠 브랜드 「울트라레이스」로 바꾸며 대대적인 리프레시 작업에 들어갔다. 2000년대 중반 「애스크」와 「도크」 두 브랜드로 전성기를 누린 회사로서는 과감한 개혁이다. 특히 「애스크」는 리얼컴퍼니의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가장 큰 볼륨을 차지하는 브랜드였다. 안정적으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브랜드를 완전히 새로운 장르로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사업부 체제 전환, 권병국 부사장 중심 조직 개편

    리얼컴퍼니의 혁신은 지난해 합류한 권병국 부사장을 주축으로 사업부 체제를 개편하면서 이뤄졌다. 내부 인원도 새롭게 세팅됐다. 배슬기 크리에이티브디렉터가 상품 디렉팅을 맡고 캐주얼 전문가 김준배 상무, 백화점 영업통 이종휘 이사가 합류했다. 「애스크주니어」는 안원효 이사가 그대로 맡으며, 브랜드별 사업부 체제로 독립 운영된다.

    당초 「애스크」는 스트리트 캐주얼로, 「도크」는 스포츠 캐주얼로 조닝만 바꾸는 정도였으나 지난해 말 브랜드 네임 변화까지 확정하고 신규 런칭에 가까운 작업으로 터닝했다. 권병국 리얼컴퍼니 부사장은 “리얼컴퍼니는 작은 변화보다는 과감한 혁신을 선택했다. 이지 캐주얼 조닝에서 안정적인 노선을 고수한다는 것은 결국 브랜드 도태로 연결된다. 우리는 새로 시작하는 개념으로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개념으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S&G」 사업부를 책임지고 있는 김준배 상무는 “과거처럼 싸게 만들어서 파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소비자가 정말 가치 있는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게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2000억원대 이하의 기업이 글로벌 SPA와 소싱, 가격으로 경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국내 캐주얼 브랜드가 자구책을 찾을 수 있는 방향은 두 가지인데, 그게 바로 스피드와 디자인이다”라고 말했다.

    ‘과거 성공 지워야 산다’ 변화 뛰어넘는 혁신을

    유통가에서도 기존 이름 그대로 미묘한 변화를 주는 것보다 소비자에 완전히 새롭게 인식될 수 있는 ‘섬싱뉴’를 원했다. 백화점도 메이저 위치에 있던 캐주얼 브랜드들이 온라인과 스트리트 브랜드에 자리를 내주는 등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기존 방식 고수에 대한 ‘다름’을 원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애스크」와 「도크」의 컨셉 변경만으로는 파급력이 적다고 판단, 브랜드 네임까지 바꾸며 신규 런칭 못지않은 강도 높은 변화 작업에 돌입했다. 김 상무는 “회사에서 전사적으로 소재를 강화하고 국내 소싱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ow Price’에서 ‘High Quality’로 가는 것이다. 리오더 비중도 30%까지 확대하고 스폿 물량 출고 주기도 기존 2주 이상에서 지금은 7~10일로 대폭 축소했다. 국내 생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만큼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스크」에서 패션스토어로 바꾼 「S&G」는 다양한 콘텐츠가 담긴 편집 브랜드다. 메인이 되는 미국 브랜드 「스탠다드앤그라인드」는 뉴욕 태생의 스트리트 브랜드로 해외 트레이드 쇼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S&G」는 강한 디테일과 패셔너블한 상품군은 20% 비중으로 직수입하며 오리지널에서 볼륨화할 수 있는 아이템은 라이선스로 전개한다.

    리뉴얼의 출발이었던 「애스크」는 「디즈니바이애스크」라는 이름으로 30%의 비중을 유지한다. 단일 브랜드보다는 편집 브랜드 형식으로 소비자 니즈에 맞춰 직수입과 라이선스 비중을 조절해 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직영체제 매장을 확대해 관리 체질개선 작업도 동시에 진행한다.



    스트리트캐주얼 「S&G」, 상반기 27개점 확정

    중간 관리 시스템으로 그동안 빈틈이 생겼던 부분은 중앙집권적 관리 구조로 판매사원부터 집중 교육에 들어갔다. 이지 캐주얼 조닝에서 가격경쟁력으로 망가진 브랜드력에 대한 점검을 다시 해 점포, 점평균, MS(Market Share)를 끌어올려 내실을 키울 요량이다.

    「S&G」와 함께 스포츠캐주얼로 신호탄을 터뜨린 「울트라레이스」도 기존 「도크」에서 조닝 자체를 바꾸며 출발했다. 스타일과 기술력을 믹스한 브랜드로 컬러감이 강한 「울트라레이스」 상품을 통해 퍼포먼스 액티브웨어를 제안한다.

    특히 스포츠 성향을 베이스로 하지만 다양한 익스트림 활동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접목할 수 있는 캐주얼 웨어로 웨어러블함도 살렸다. 이종휘 리얼컴퍼니 이사는 “20대 중반에서 30대 고객을 메인 타깃으로 러닝문화를 즐기는 액티브한 소비자를 공략한다. 올해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행사가 많아 이를 활용한 다양한 매장 이벤트도 준비 중에 있다”고 전했다.

    테크 + 스타일 접목 「울트라레이스」는?

    기존 「도크」 매장을 전점 철수하고 새롭게 유통에 진입하는 「울트라레이스」는 롯데백화점 본점 등에 입점해 올해 35개점을 목표로 한다. 조닝은 백화점별 구분에 따라 스포츠캐주얼 또는 스타일리시 캐주얼로 포지셔닝한다.

    한편 리얼컴퍼니가 기존 브랜드를 모두 포기하고 신규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새로운 소비자의 유입도 좋지만 그동안 「애스크」를 사랑했던 소비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회사의 볼륨을 잡아주는 브랜드의 매출을 어느 정도까지 포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이다. 또한 캐주얼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온 리얼컴퍼니가 ‘스포츠’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을 때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메이저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표다.

    하지만 수많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도전이라는 깃발을 내건 부분에서는 한 목소리로 응원하는 분위기다. 리얼컴퍼니의 시도로 새로운 자극을, 또 이 회사의 성공으로 국내 패션전문기업들이 혁신이라는 단어를 다시 상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도전했다는 리얼컴퍼니의 새로운 혁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올해 이 회사의 움직임에 눈길이 쏠릴 전망이다.


    **패션비즈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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