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식스, 「아식스타이거」 론칭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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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3.10조회수 17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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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스코리아(대표 박장수 www.asics.com)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신규 브랜드 「아식스타이거」를 론칭했다. 「아식스」 상품군 중 클래식 러닝화인 젤라이트 시리즈를 주력으로 선보이는 카테고리형 브랜드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젤라이트3과 젤라이트5를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다가오는 하반기부터는 의류와 액세서리 라인도 선보인다.

    이 브랜드는 이름에서 나타나듯 「아식스」와 「오니츠카타이거」의 교집합 시장을 노린다. 스포츠 퍼포먼스에 충실한 기능성과 패션시장에서도 먹히는 디자인의 상품을 선보인다는 것. 브랜드 타이틀 역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이다. 기능성과 정통 스포츠에서의 「아식스」의 강점과 하이엔드 스포츠 패션을 제안하는 「오니츠카타이거」의 매력을 모두 담으려 한다.

    김정 아식스코리아 마케팅 부장은 “최근 「나이키」 맥스 90, 「아디다스」 스탠스미스와 슈퍼스타, 「리복」의 퓨리와 클래식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클래식 러닝화가 패션의 핵으로 떠올랐습니다. 스포츠는 퍼포먼스나 기능성이라는 테두리에 갇히지 않고 적극적으로 패션의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스포츠와 가장 멀 것 같던 10~20대 여성 소비자들이 ‘운동화’ 구매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지요. 클래식 슈즈인 ‘젤라이트’를 중심으로 한 「아식스타이거」만의 스트리트 스포츠 패션 스타일을 선보이기에 적절한 시점이었습니다”라고 자평했다.

    「아식스타이거」 클래식 기능화 + 스트리트 패션

    「아식스타이거」의 론칭 모델은 「오니츠카타이거」다. 「오니츠카타이거」는 「아식스」의 상품 중 패션 스니커즈 경향이 강한 ‘멕시코66’ 라인을 특화해 론칭한 브랜드다. 「아식스」와 동일한 상품은 물론 디자인적으로 특화한 아이템, 그리고 다양한 콜래보레이션 라인으로 ‘멕시코66’이라는 한 아이템을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신발이 자리를 잡은 뒤에 그 신발과 걸맞은 의류와 액세서리, 용품으로 상품군을 확장한 것.

    「아식스」와 똑같은 상품을 제안함에도 「오니츠카타이거」와 「아식스」는 시장 내에서 포지셔닝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소비자층, 소비 형태까지 모두 다르다. 특히 유통 면에서 「오니츠카타이거」는 전개 유통도 프리미엄 슈즈 편집숍, 단독숍, 하이엔드 셀렉트 숍 등으로 특화해 고급스럽고 패셔너블한 이미지로 정착했다. 매장 수도 2015년 2월 중순 현재 39개로 볼륨화하지 않는다.

    「아식스타이거」는 우선 「아식스」의 상품 중 ‘젤라이트’ 라인의 독립형 브랜드로 시작한다. 현재는 「아식스」와 거의 동일한 상품으로 구성돼 있으나 점차 독자 상품군을 확충해 나간다. ‘젤라이트’는 운동화 중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기능성 슈즈에 속한다. 아웃솔에 「아식스」의 특허 기술인 ‘젤’ 쿠셔닝 기능이 들어간 상품으로 워낙 대표상품 이미지가 강해 ‘「아식스타이거」만의’ 어떤 것을 만들기는 아직 어렵다. 그래서 곧바로 하반기부터 의류와 액세서리 카테고리를 추가해 특유의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멕시코66 → 오니츠카타이거’ 사례 롤 모델로



    유통은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못했다. 이 때문에 론칭 전 일본 본사가 수없이 한국을 방문해 유통을 살피고, 아식스코리아 측과 협의를 진행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상반기에는 「오니츠카타이거」 전 매장과 백화점에 입점된 「아식스」 매장에만 숍인숍으로 구성한다.

    대중에게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 본사에서 컨트롤 가능한 프리미엄 도어(door)를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단독숍은 아직 예정에 없다.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독립매장을 꾸밀 수 있는 상품군이 확충된 이후에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한국 스포츠시장에서 오랜 시간 「아식스」를 전개하며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아식스코리아가 「아식스타이거」를 론칭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하는 면이 가장 크다. 「아식스」가 2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한 이후 성장폭이 1%대로 줄고, 지난 2~3년간 빠르게 크던 「오니츠카타이거」가 작년 ‘해외직구’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성장을 위한 대안을 찾아야 했다.

    백화점 등 프리미엄 유통 중심, 단독숍은 아직

    특히 재작년부터 대리점 확대를 시작한 「오니츠카타이거」의 부진은 심각했다. 호감도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승승장구하던 찰나 직구의 공격이 시작된 것. 멕시코66의 가격이 10만원 중반대로 형성된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대량 수주하는 미국은 같은 상품의 가격이 10만원 이하로 책정된다. 이 때문에 미국의 대형 벤더를 통해 직구하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월재고 운영을 하지 않고 남는 재고는 모조리 태우면서까지 지킨 가격 정책과 프리미엄 이미지에 금이 갔다. 브랜드 인기가 높아질수록 위기감이 고조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그래서 좀 더 편안한 가격과 참신한 이미지, 히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로 선택한 것이 바로 「아식스타이거」다. 운동화 소비에 적극적인 1020세대와 통할 ‘스트리트’ 감성도 충족됐다.

    물론 신규 브랜드로 「나이키」 「아디다스」가 잡고 있는 스포츠시장의 진입장벽을 뚫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은 하지만, 「오니츠카타이거」의 성공 사례를 베이스 삼아 차근차근 키워 볼 생각이다.

    한편 아식스코리아는 올 초 「아식스타이거」 론칭과 함께 내부적인 변화도 병행했다. 기획, 생산, 영업 총괄에 이성호 전무를 영입하고, 의류기획 총괄에 이미경 상무를 앉힌 것. 거의 10년 넘게 변화가 없던 임원진에 외부인사 영입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작년부터 「아식스」 리프레시를 위해 브랜드 최초로 러닝 대회를 개최하는 등 색다른 움직임을 선보였는데, 그것을 전사적 규모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패션비즈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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