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멜」, 스포츠로 세상을 바꾸다!

    곽선미 기자
    |
    13.05.06조회수 8786
    Copy Link




    「험멜」 하면 연상되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 ‘축구’, 히트 아이템인 ‘저지 팬츠’, 두 개의 꺾은 선 모양인 ‘쉐브론 로고’일 것이다. 「험멜」이라는 브랜드의 전부는 아니지만 한국시장의 전개사가 「험멜」 소비자들과 융합하기엔 가장 좋은 요소다. 한국에서는 축구 선수들이 모여 가장 가까운 소비자들을 찾아다니며 성장해 온 브랜드, 타깃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커 온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리얼+클로즈(real + close)’는 글로벌 「험멜」의 핵심 정체성이다.

    ‘진정한 스포츠를 통해 세상이 변한다’는 이념을 가진 덴마크 스포츠 브랜드 「험멜」이 올해로 90주년을 맞이했다. 1923년부터 한결같은 방식으로 조금씩 진화하며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브랜드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2012년 5억달러(약 5700억원) 규모로, 동갑 브랜드인 「아디다스」나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나이키」에 비해 몸집은 작지만 그들과는 차별화된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소렌 슈리버 험멜인터내셔널스포츠&레저 A/S(이하 험멜인터내셔널) CEO는 “「험멜」은 다른 스포츠 브랜드들과는 다른 길을 간다. 「푸마」 「아디다스」 등의 브랜드와는 확실한 차별화가 돼 있다. 예를 들어 「험멜」은 아프가니스탄의 자유롭지 않은 여성들에게 축구를 알려주고 국가대표 축구팀을 창단하는 등 축구를 통해 그들의 인생이 변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90년 동안 스포츠를 통해 색다르고 차별화된 세상을 만들어왔고, 그것은 앞으로도 변함없다”고 「험멜」의 차별화 포인트와 비전을 설명했다.


    ‘축구’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성 삶에 변화를!
    실제로 험멜인터내셔널은 ‘카르마(Karma)’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프가니스탄의 여성국가대표 축구팀을 만들어 여성 선수들이 차도르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 또 여성과 아이들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시에라리온에도 여성 축구팀과 유소년 축구팀을 만들어 스포츠를 통해 그들의 인생이 변할 수 있도록 했다.

    카르마는 갈등과 국제문제, 문화를 스포츠를 통해 바꾸자는 「험멜」의 글로벌 프로젝트로,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일시적인 이벤트나 홍보성 행사가 아니다. 약간 종교적인 의미가 있다고 할 정도로 「험멜」의 신념을 담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팀을 만들어놓고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지원하고 그들이 지속적으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함께 활동한다.

    확실히 「험멜」은 오래됐음에도 다른 스포츠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먼저 유명 스포츠 스타를 활용하거나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해 이를 달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다른 스포츠 브랜드와 달리 친근하고 일반 사람들도 실현 가능한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한다. 소렌은 “「험멜」은 유명 스타를 앞세워 현실에서 불가능한 다른 세상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식을 지양한다. 「험멜」은 매우 친근하고 일상과 가깝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라이프와 상품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로고 ‘쉐브론’, 강렬한 이미지로 브랜드 상징
    소렌은 “같은 가격대 퀄리티 좋은 상품을 제안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상품 컬러가 밝고 다양하다. 「험멜」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어필할 수 있다. 무엇보다 「험멜」의 로고인 ‘쉐브론’은 굉장히 강한 인상을 준다. 「나이키」의 스우시 마크와 「아디다스」의 삼색 스트라이프처럼 강렬하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경쟁력이 있다”며 「험멜」의 강점을 일목요연하게 말했다.

    특히 로고인 ‘쉐브론’의 탄생 배경은 「험멜」이 지향하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쉐브론은 「험멜」이 가장 처음 만들었던 신발인 축구화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 넣었던 신발 구성의 일부였다. 발볼이 양쪽으로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밀리지 않게 신발을 옆으로 탄탄하게 감싸는 역할을 한다. 아무런 사인도 아니었던 것이다. 운동력을 높이기 위해 실용적으로 접근한 것이 브랜드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으며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점차 디자인적인 면으로 발전된 것.

    「험멜」의 상품 발전 흐름을 보면 이 같은 면이 잘 보인다. 정통 실용 스포츠에서 시작한 「험멜」도 지난 2000년부터 팀스포츠 라인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라인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 라이프스타일 라인은 팀스포츠의 기능성이나 통일성이 아닌 패션과 일상생활을 위한 상품으로 구성됐다. 운동용이 아닌 러닝, 테니스, 축구 등의 스포츠 슈즈에서 디자인을 발전시킨 패션 스니커즈와 일상생활에서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편안하고 멋진 의류 라인을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소비자들과 융합했다. 또 2008년부터는 키즈라인을 선보이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웨어로 진화했다.


    정통 실용 스포츠에서 패션 라이프스타일까지
    현재 상품구성 비율은 총 팀스포츠를 포함한 스포츠군 60%, 라이프스타일군 40%다. 이 중 슈즈가 27%, 키즈웨어가 15%를 차지한다. 한국에는 팀스포츠 라인이 강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유럽시장에서 「험멜」은 스포츠 전문은 물론 스타일리시한 스트리트웨어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전통 스포츠 브랜드로 특히 인지도가 높고, 제과 브랜드 ‘하리보’나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콜래보레이션으로 한정판 상품을 내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유명하다.

    소렌은 “험멜인터내셔널은 20년 전 굉장히 작은 회사였다. 그렇지만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상업적이기보다는 실질적인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1994년부터는 매년 20%씩 신장했으며 최근에는 매년 20~25%씩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현재 라이선스 진행국가인 한국 일본 터키 네덜란드 프랑스를 포함해 26개국에서 전개 중이며 57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며 험멜인터내셔널의 성장세에 대해 짚었다.

    소렌은 「험멜」의 성장세에 대한 이야기 말미에 한국 전개사인 대원이노스에 대해 언급했다. 험멜인터내셔널과 「험멜」의 방향성과 가장 잘 맞는 전개 형태로 가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이라는 것. 한국의 전개사인 대원이노스(대표 변석화)는 1998년부터 라이선스로 「험멜」을 운영해오고 있다. 실제로 축구 선수였던 사람들이 1개 매장에서 판매하며 영업해 천천히 영업지점을 늘려오며 현재까지 사업을 키워왔다.








    1994년부터 매년 20% 신장, 5700억원 규모로
    “험멜코리아(대원이노스)는 「험멜」이 진출한 국가 중에서 가장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 1개 매장을 두고 20명의 젊은 축구선수 출신 직원들이 일을 했다. 유명 스타를 쓰거나 광고를 하지 않으면서도 한 명 한 명이 매장에서 물건을 판매하기도 하고 매일 축구장을 오가며 직접 영업을 하는 등 축구와 관련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브랜드를 알려갔다. 이런 방식으로 15년 전 1개점에서 시작된 것이 벌써 120개점으로 늘어났다.”

    그는 이어 “시장과 친밀하게 움직이는 「험멜」의 브랜드 전개 특성상 덴마크는 덴마크의, 프랑스는 프랑스의, 일본은 일본만의 스타일이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전개해 왔기 때문에 팀스포츠 색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팀스포츠 라인의 성장세와 함께 라이프스타일의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곧 라이프스타일 라인이 좀 더 잘 드러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언질을 줬다.

    소렌은 아시아에서 한국의 이미지도 매우 좋게 평가했다. 많은 이들이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스포츠 기능성에서 1등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한국이 앞서고 있다고 말한다. 20년 전 이탈리아, 10년 전 영국이 패션을 주도하던 것에서 지금은 북유럽이 그 흐름을 가져온 것처럼,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주도하던 패션을 한국이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젊은 사람들이 옷을 굉장히 잘 입고,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 패션에 대한 본인의 기준이 명확하며 어디서든 패션 스타일에 집중하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한국인이 디자인 OK 하면 다른 나라도 OK”
    “예를 들어 독일인들은 실제적인 의복 생활을 중시하는 반면, 한국인들은 패션이 우선이다. 더울 땐 예쁘면서 시원해야 하고, 추울 때도 맵시를 살리면서도 보온성이 좋은 옷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인들이 좋아하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시장과 한국인들의 스타일에는 항상 관심이 많은 편이다”라고 말한다.

    한국시장에 관심이 많고 소렌의 재직 시절과 대원이노스의 라이선스 기간이 많이 겹치는 만큼 그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깊다. 소렌과 변석화 대원이노스 회장의 사이가 좋을 때는 「험멜」의 한국 전개가 좋은 흐름이고, 사이가 안 좋을 땐 마켓 상황도 좋지 않은 것 같다며 농담처럼 말할 정도. 관계가 깊은 만큼 문제가 있을 때는 서로 돕고 잘못된 부분은 고쳐가면서 함께해왔다는 것. 잘될 때 잘 지내다 문제가 생기면 돌아서는 사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가 함께한 15년, 그동안 많은 브랜드가 생겼다 없어졌지만 험멜인터내셔널과 험멜코리아는 힘들 때 협의를 거치며 서로 도울 부분은 돕고, 양해할 부분은 양해하며 함께해 왔다. 앞으로의 15년도 의심 없다”며 한국 전개사인 대원이노스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한국형 ‘카르마’ 북한 유소년 축구팀 교류 희망
    「험멜」의 핵심 정신인 ‘카르마’도 한국과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 중이다. 가장 큰 계획은 북한에 유소년 축구팀을 만들어 한국 유소년 축구팀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미 대원이노스도 2년 동안 북한의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원해왔다. 여성 축구 국가대표팀도 지원하려 했으나 북한과의 교류가 끊어진 상태라고.

    대원이노스도 ‘카르마’와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체 프로 축구팀 험멜FC를 운영 중이다. 이 팀은 현재 프로 2부 리그에서 8개 팀 중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애인축구협회와 하키국가대표팀 등 주목받지 못하지만 스포츠 정신으로 무장한 단체들을 후원하며 「험멜」의 ‘카르마’와 흐름을 같이한다.

    또한 2008년 신발 라인 라이선스도 시작하면서 직수입 슈즈도 함께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 라인에 대한 관심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소비자층과는 조금 다른 타깃이지만 분명히 본사에서도 트렌디한 스타일의 스포츠웨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본사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One Brand, One Voice)’라는 험멜인터내셔널의 글로벌 마케팅도 함께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판단이다.


    **패션비즈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