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人3色 스트리트신 만든 주역들
나항영 · 서주형 · 신동수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23.08.16 ∙ 조회수 4,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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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하나 없이 이게 가능해? 기존에 없던 카테고리, 뉴 스타일을 만들다! 스트리트 시장에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3명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나항영 서주형 신동수! 이들은 캐주얼 스트리트 마켓에 새로운 신(Scene)을 창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오버레이(대표 나항영) ‘어나더오피스’의 제조 및 수입, 문화복합공간인 ‘스왈로우라운지’를 전개하고 있다. ‘옷’ 하나만으로 승부를 건 이 회사는 2019년부터 매출이 매년 더블로 성장하고 있으며, 작년에 매출 100억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200억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오버레이가 이렇게 단단한 브랜드 팬덤과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이유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 ‘주도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이 어떻게 오버레이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는지 성공 노하우를 담았다.
오버레이가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근거는 ‘발마칸코트’ ‘산티아고 팬츠’ 등의 역작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발마칸 코트라는 이름도 생소한 2016년에 그들은 남성 비스포크에서 만들어지던 발마칸 코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대중들에게 제시했고, 그 결과는 상상 이상으로 뜨거웠다.
2021년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매장에 200명이 가까운 소비자들이 이 코트를 구매하기 위해 기꺼이 줄을 섰다. 산티아고 팬츠는 현재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와이드팬츠를 2018년도부터 기획해 발매했다. 초기에는 와이드한 실루엣으로 호불호가 갈렸으나 2020년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대세 팬츠’로 자리매김했다.
이 팬츠는 2023년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간 2만5000장 이상을 판매했을 정도로 현재까지도 핫한 아이템이다. 이 외에도 ‘라이터 셔츠’ ‘그랜드마 카디건’ 등 어나더오피스라는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말할 수 있는 대표 아이템들이 수없이 쏟아진다. 이렇게 빠른 트렌드를 정확하게 적중할 수 있었던 점과 지금까지도 아이템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들은 ‘실행력’ ‘끊임없는 개발’ ‘탄탄한 생산 라인’이라고 설명한다.
전형적인 브랜드 NO, 핏&디자인 과감히 수정
신동수 오버레이 CD는 “예전 복식에 워낙 관심이 많았고 ‘클래식한 의상’을 굉장히 좋아했다. 바로크 시대 코트라든지, 1950~1960년대에 입었던 아빠의 셔츠 등등 이러한 것들을 현대적인 느낌에 맞춰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라며 “이 생각을 묻혀 두지 않고 생각이 들었을 때 바로 ‘실행’에 옮겨 디자인했다. 이러한 실행력이 트렌드를 빨리 읽은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첫 고객이 꾸준하게 이 브랜드의 팬덤층으로 남아 있는 이유에는 ‘전형적인’ 브랜드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스테디셀러 아이템은 같은 디자인, 같은 소재, 같은 핏으로 지속적으로 발매되는 것이 특징이지만 어나더오피스는 다르다. 원단의 퀄리티를 매 시즌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핏과 디자인을 디테일하게 수정하고 있다고.
신 CD는 “전체적인 디자인은 같지만 매년 조금씩 트렌드가 바뀌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를 조금씩 받아들이면서 수정 작업을 거치고 있다. 소매의 폼과 총장 등 스펙을 1㎝ 단위로 디테일하게 바꾸고 있어 처음 고객이 봤을 때 의식하지 못하지만 ‘입었을 때’ 비로소 그 차이를 느끼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니멀한 디자인, 그 안에 ‘체계화된 공정’을
마찬가지로 산티아고 팬츠는 당시 2년 동안 판매와 반응이 좋았는데도 과감하게 패턴을 수정해 발매했다. 입었을 때 비로소 느껴지는 디테일의 차이는 실제 고객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고, 같은 제품이어도 매 시즌 새롭게 구매하는 고객도 많다고.
어나더오피스의 전 제품은 심플하고 활용도 높은 아이템들로 구성돼 있으나 그 공정이나 디테일은 트렌디한 여느 디자인의 옷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니멀한 디자인 안에 체계화된 공정으로 오래 입어도 형태가 망가지지 않고 고유의 핏을 유지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대기업의 공정과 도메스틱만의 트렌디함을 완벽하게 합친 브랜드라는 점에서 이러한 ‘걸작’들을 쏟아낼 수 있었다. 제품이 고객에게 발송돼 받아볼 때까지도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다.
모든 제품 행인 상태로 배송, 공간~인력 투자
서주형 오버레이 실장은 “보통 와이셔츠는 마분지를 깔고 제품을 접어서 포장을 해 소비자가 구매 후 바로 입기 불편한 점이 있다. 어나더오피스 옷은 박스에서 꺼내서 바로 입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제품을 다림질한 상태로 검토한 후 배송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티셔츠를 제외하고 모든 제품을 행인 상태로 배송하고 있어 그만큼 운송비용, 인력비용, 공간 비용이 들어가고 있지만, 이런 점이 재구매율을 높였고, 신규 고객층도 결국 이 브랜드의 찐팬이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연 오프라인 매장도 크게 화제를 모았다. 스왈로우라운지 성수점을 오픈했으며 한남점은 약 2개월간 리뉴얼과 가오픈 시기를 거쳐 지난 5월 정식 오픈했다. 특징은 모두 대로변 ‘핫플레이스’에 매장들이 위치해 있는데, 이는 항상 주목받는 장소에서 고객과 만나겠다는 철학과 글로벌 브랜드에도 견줄 수 있는 퀄리티라는 ‘자신감’이 반영돼 있다.
신동수 CD 취향 반영, 편집숍 ‘인산인해’
오프라인 숍 모두 한섬 타임에서 17년 이상 근무한 서현정 비주얼 디렉터와 협업해 VMD를 구성했으며 작은 집기의 경우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해 제작했다. 성수점은 100여 개의 패션 & 라이프스타일 해외 브랜드를 만날 수 있으며 2000여 장의 바이닐 레코드와 해외 매거진도 함께 선보인다. 쇼핑과 더불어 매장 안에서 운영하는 커피숍에서 커피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디렉터의 취향이 전부 담긴 곳’이라는 정평이 나 있을 정도로 신동수 CD의 취향을 전부 찾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편집숍을 방문하는 자체만으로도 이 브랜드가 어떻게 고객과 소통을 하고자 했는지, 이 브랜드만이 가진 스토리는 무엇인지 등을 매장을 체험하며 느낄 수 있다.
한남점의 경우 기존 어나더오피스 제품이 주를 이뤘다면 리뉴얼 후 50여 개의 패션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빈티지 LP 등 다양한 제품을 전개하고 있다. 1년 반 동안 운영한 경험으로 파악한 고객 동선을 최대한 고려해 위치를 다시 정했다. 리뉴얼 오픈 후 3일 동안 약 700명이 넘는 고객이 찾아오며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오버레이 ‘옷’ 하나로 글로벌 공략도 자신
하반기 물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에 올해 가두점 2개와 백화점 1개 매장을 충분히 테스트하고, 재정비한 후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오프라인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편집숍 스왈로우라운지에는 일본 브랜드 70%가 입점돼 있는데 향후 유럽 브랜드 등 다양한 나라, 새로운 브랜드의 비중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고객 비중은 남성 80% 여성 20%로 남성 고객이 많으나 향후 여성 고객을 위해 전문 디자이너 인력을 세팅 중이며 관련 상품 수도 늘릴 예정이다. 여성 소비자를 위한 뉴 브랜드 론칭도 고려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현재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와는 고프코어 트렌드가 접목된 색다른 무드의 라이선스 브랜드도 준비 중이다. 올해 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 비즈니스도 본격적으로 속력을 낼 예정이다. 해외 쇼룸 에이전시들과 시기를 협의 중이며 글로벌 시장에 맞춘 핏, 사이즈, 디자인 등을 추가적으로 고안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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