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선ㅣ감성코퍼레이션 대표
스노우피크어패럴 1000억 돌파... 3세대 아웃도어 연 열정 승부사!
3세대 아웃도어 연 열정 승부사!
“올 하반기부터는 지금보다 훨씬 잘할 겁니다.” 색다른 감성과 놀라운 성장세로 3세대 아웃도어 시장을 연 ‘스노우피크어패럴’이 해외 진출과 유통 프리미엄화, 상품력 강화 등 새로운 전략 카드를 내놓으며 또 다른 도약을 예고했다. 매번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는 이 브랜드를 이끄는 김호선 감성코퍼레이션 대표를 만나 그의 열정과 결단력, 정공법에 기반한 리더십을 들여다 봤다.
“옷도 좋아하고, 아웃도어도 좋아하다 보니 ‘스노우피크어패럴’을 제 인생 마지막 사업으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4년 동안 휴일 없이 죽어라 달렸어요. 이제 조금, 브랜드 밸류를 상품과 유통으로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생각해요.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는 지금보다 훨씬 잘할 겁니다. 상품에서부터 자신있어요.” 김호선 감성코퍼레이션 대표의 말이다.
인수할 당시만 해도 연 50억원 이상 적자를 내던 기업이 3년 만에 매출 1174억원, 시가총액 4149억원(2023년 7월 11일 기준) 회사로 변혁했다. 올 초 1870원이던 주가는 4590원으로 2.5배 늘었다. 개인 재산 182억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인수하고, 승부를 건 첫 패션 사업 ‘스노우피크어패럴’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3세대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많은 후발주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서버 시스템 통합, 엔터테인먼트, 텐트 ODM, 게임 등 여러 분야에서 상장사와 비상장사 대표를 지내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김 대표지만, 정작 패션업계에서는 초보였다. 그럼에도 이제 막 패션업계에 발을 디딘 그를 설명하는 몇몇 일화가 여기저기서 들려올 정도로 범상치 않은 행보를 보여왔다.
일단 정하면 ‘정공법’ 뚝심 있는 리더
패션사업을 하기 위해 새로운 회사를 인수했다든지, 스노우피크어패럴 상품력을 보여주기 위해 입고 있던 옷에 라이터를 대서 불티가 튀어도 상하지 않으니 캠핑에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한다든지, 1차 소비자인 매장 매니저들의 근무 만족도를 위해 타 브랜드 대비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김 대표는 “모든 것은 스노우피크어패럴 사업을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감성코퍼레이션(전 버추얼텍, 데브그루)은 그가 회사를 맡기 전인 2018년부터 영업손실을 이어왔다. 2019년 회사를 인수하고 대표이사에 오른 후 주변에서도 걱정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는 대표가 되자마자 폐지와 모바일 연료전지 등의 사업으로 영유하던 기존의 카테고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패션, 그것도 아웃도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고 회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텐트 ODM 공장을 운영했는데, 스노우피크를 비롯해 코오롱스포츠, 코베아,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 등 쟁쟁한 브랜드들의 텐트를 많이 만들었어요. 이들의 성장 추세와 이익률을 보면서 브랜드 사업을 주의깊게 지켜보게 됐었죠. 그래서 10년 넘게 함께 일했던 ‘스노우피크’에 직접 접촉했습니다. 그리고 흔쾌히 허가를 받아 시작했어요.”
‘스노우피크’ ODM 인연, 라이선스 취득으로
김 대표가 봤을 때 이 시장은 ‘후발주자도 3000억까지 올릴 수 있는 시장’이었다고 한다. 텐트 ODM 사업을 하던 2006~2011년 라이브플렉스(현 ES큐브) 대표 시절부터 눈여겨봤던 ‘스노우피크’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오랜 인연을 경시하지 않는 스노우피크의 기업 문화 덕에 좋은 파트너십도 얻을 수 있었다.
론칭을 결정하고는 회사 인수부터 인력 구성, 사업 전개까지 논스톱이었다. 패션 사업 초보로서 역량을 기르는 데도 공을 들였다.
“옷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구조는 정확히 몰랐는데, 스노우피크어패럴을 전개하면서 옷 구조까지 마스터했습니다. 이제 누가 입은 옷을 보면 사이즈와 사용한 패턴도 알 수 있어요. 알고 싶어서 했다기보다는 ‘먹고 살려고’ 했어요. 기획과 생산, 관리, 영업까지 팀장급으로 움직일 수 있게 배웠습니다. 이제는 전체적인 것과 디테일한 것까지 살필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이 있습니다.”
이례적일 정도로 빠르게 스노우피크어패럴이 안착한 데에는 캠핑 업계의 톱티어인 ‘스노우피크’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도 도움이 됐지만, 김 대표의 결단력과 과거 다양한 사업체를 인수하고 전개하며 겪은 경험들이 가장 주효했다. 브랜드 이미지, 기업 가치 상승, 직원들과의 상생 등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 결과다.
빠른 유통망 확장으로 인지도 확보 주력
“회사는 돈을 못 벌어서 망하는 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망하는 겁니다. 상장사의 순기능이 여기 있어요. 초반 매출이 안 좋고 적자가 날 수 있는 기간도 사업성을 보고 투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무엇보다 회사가 잘되면 직원들도 잘될 수 있는 상생 기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모든 사업에서 이것을 가장 먼저 생각해요.” 이익이 나지 않던 초반 1년 반 동안은 월급도 받지 않았다.
주말에 쉬기 시작한 것도 최근 일이다. 그러면서도 본사 직원들과 매장 매니저들을 위한 급여와 복지는 자신의 업무 스타일과 별개로 세세하게 챙겼다.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직원들도 업무 역량은 물론 금전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일을 열심히 하는 만큼 여가도 충실히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신속하게 기업과 브랜드, 직원들을 두루 살핀 성과는 증권가의 평가에서도 드러난다. “초반에 적자 기업을 인수해 패션사업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지금은 평이 다 좋습니다. 이미지는 단기간에 바꿀 수 없잖아요.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우리 회사 주식을 사는 데는 지난 4년 간 보여준 것이 있기 때문이에요”라는 말에 그동안의 행보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매출 1등’ 보단 품위 있는 브랜드 추구
2019년 하반기 브랜드를 론칭하고 2020년 1년 동안 스노우피크어패럴로만 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1년 상반기에는 이미 전년도 매출을 넘어섰다. 1000억대 브랜드로 올라서기까지 TV 광고 한 번 없었다는 것도 의미있는 부분이다. 그는 외형 확장이나 해외 진출 같은 다음 스텝을 위해서는 인지도 강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나면 마케팅 활동에 알뜰하게 사용했다.
그 결과 론칭 4년 차가 된 스노우피크어패럴은 2021년 171%, 2022년 140%라는 연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패션시장은 물론 코스닥 시장의 관심까지 한 몸에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이나 캠핑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가, 고프코어 룩 인기 등 시기적으로 좋은 흐름, 패션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김 대표의 발 빠른 대처, 스노우피크 본사와의 협업 등 3박자가 맞으며 순풍에 돛을 단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870억원이다. 올해는 스노우피크어패럴의 상품력 강화와 함께 대만 등 중화권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초부터 스노우피크타이완 지사(지사장 김남형)에 의류와 용품을 수출하면서 대만 현지 스노우피크어패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스노우피크 지사를 통해 어패럴 부문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고, 매장 반응도 상당히 뜨거운 편이다.
대만 현지 직영점 운영, 연내 중국 진출
김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 공개 때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소비자 소통을 이어가며 올해 최소 60% 이상 신장해 메스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실제 국내 면세점에서 스노우피크어패럴의 인기가 높아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가 ‘고프코어’이기도 하고 중국에서도 아웃도어 소비층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올 하반기부터 상품력엔 더욱 자신이 붙었다.
국내에서는 올해 소비자 타깃을 여성과 아동으로 넓히고 상품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고기능성 방수 소재, 고신축 소재, 난연 및 발수 원단 등을 직접 개발해 아웃도어는 물론 기능성 워크웨어까지 커버할 수 있는 ‘고기능성 유틸리티 아웃도어웨어’ 브랜드로 진화할 생각이다. 여성 라인에 신규 아이템을 강화하고, 키즈 라인도 추가해 영역을 확장한다. 유통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이원화해 각기 채널에 맞는 방식으로 마케팅 및 영업을 진행한다.
우선 오프라인은 브랜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백화점과 프리미엄아울렛 등에 올해에만 35개 신규 매장을 오픈해 총 170개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월평균 점매출 1억원대를 찍는 점포가 대부분이어서 추가 신규 유입을 위해 주요 소비층인 MZ세대 소비 성향에 맞춰 동선과 구성, 콘텐츠를 다양화해 프리미엄 전략을 펼칠 생각이다.
기능성 강조 ‘유틸리티웨어’ 올해 60% 신장
온라인 부문은 온라인 협업 콘텐츠를 강화해 늘 신선하면서도 브랜딩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자사몰 운영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협력사인 무신사에 집중해 브랜드 인지도를 위한 마케팅과 매출 극대화에 주력한다. 자사몰에서는 온라인 단독 상품으로 소비자 유입률을 늘리고, 상품 라인별 특성 정보 등을 제공하는 정보센터로 활용한다.
김 대표는 “스노우피크어패럴의 성장 방향은 매출 1등보다는 지속적으로 품위 있는 브랜드로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브랜드 밸류는 지키면서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리오더를 남발하지 않고, 이월 상품 할인율은 20% 수준으로 안정적인 가격정책을 유지하고, 매장 수를 대폭 늘리기보다는 점포별 컨디션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합니다”라고 정책을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스노우피크어패럴의 정상 매출은 독보적 1등이다. 계속 만들면 많이 팔 수 있겠지만 희소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들과 브랜드 가치를 위해 적정선을 유지 중이다. 이런 정책을 유통에서도 좋게 생각해서인지 이번 시즌 MD 개편에서 스노우피크어패럴의 매장 위치는 대부분 조닝의 핵심 구역에 넓게 재배치 됐다.
‘전부 쏟아부은 패션사업’ 역량 결집에 집중
그는 “브랜드 론칭과 동시에 코로나19를 겪었지만 캠핑 열풍 덕에 비교적 선방하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소비자들이 저희 브랜드를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사업에 저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앞으로도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조직의 역량을 결집하는 데 집중할 생각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브랜드와 상품은 이미 한국에서 인정받았고, 앞으로는 이 기본을 잘 지키면서 소비자들과 더욱 소통하는 한편 브랜드가 안정하게 성장하기 위해 주주가치 제고에도 신경을 더 많이 쓸 것입니다. 급격하게 성장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테니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어패럴 브랜드’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십시오”라며 말을 맺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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