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대 가치 브랜드, 패션은?

    mi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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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8.01조회수 4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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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패럴 부문 「나이키」 1위 「자라」 2위



    WPP와 칸타 밀워드브라운이 지난 6월 ‘브랜드Z 100대 세계 최고 가치 브랜드’ 순위를 전 세계에 동시 발표했다. 모든 분야를 불문하고 브랜드 순위를 매기는 이 발표에서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는 지난해 대비 1계단 상승한 34위를 기록했다(표1 참조).

    올해 순위에서 발표된 「자라」의 브랜드 가치는 251억3500만달러(약 28조3900억원)로 작년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순위는 작년 35위에서 올해 34위로 한 계단 올랐다. 어패럴 브랜드 부문에서는 26위를 기록한 「나이키」 다음으로 높은 순위이며 스페인 브랜드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패션 브랜드로서 100대 브랜드 내에 순위를 차지한 브랜드는 「나이키」 「루이비통」 「자라」 「에르메스」 「구치」였으며 어패럴 브랜드 부문 1~10위 브랜드들의 가치 총합은 작년보다 7% 하락한 1059억6400만달러(약 119조6863억원)을 기록했다(표2 참조).





    「자라」 전체 브랜드 34위, 스페인 브랜드 중 1위

    특이하게도 「H&M」은 전체 100대 가치 브랜드에는 들지 못했지만 어패럴 부문 브랜드 순위에서는 3위에 올랐다(표2 참조). 「H&M」의 경우 지난해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매출 부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H&M」은 공급 체인을 강화하고 「앤아더스토리즈(&Other Stories)」나 「코스(C.O.S)」 등과 같이 부가가치가 더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성장에 역량을 집중했다.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는 여전히 ‘착장 가능한 기술’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우며 해당 분야의 글로벌 선두 자리를 지켰다. 또한 온라인 판매 강화로 전체 매출 대비 온라인 매출의 비율을 5%에서 30%까지 크게 향상시켰다.

    「H&M」 「유니클로」 100대 브랜드 No 랭크

    어패럴 부문을 이끈 동력은 다름 아닌 스포츠패션 브랜드다. 지난 12년간 일반 패션 브랜드들의 브랜드 가치가 135% 하락한 데 비해 스포츠 브랜드들의 가치는 162% 상승했다. 소비 트렌드가 점점 건강과 편안한 삶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다.

    이 중에서도 「아디다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아디다스」는 브랜드의 클래식한 스니커즈에 최신 트렌드를 접목한 컬렉션을 내놓아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독일 브랜드인 만큼 미식축구보다는 일반 축구 관련 제품에 더 포커스를 맞춘 탓에 예전부터 미국 시장 점유율은 다른 대륙 대비 낮은 편이었다.

    최근 농구 관련 컬렉션을 늘리고 브랜드 스타일 리더로 미국 래퍼 카니예 웨스트를 내세우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또한 크게 높아졌다. 이에 멈추지 않고 미국의 첫 「아디다스」 공장이 될 ‘스피드팩토리’를 애틀랜타에서 오픈할 예정이다. ‘스피드팩토리’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미국의 패션 트렌드에 더 빨리 대응하기 위한 브랜드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아디다스」 등 스포츠패션 브랜드 놀라운 성장

    「나이키」의 경우는 브랜드 가치가 전년 대비 9% 하락하기는 했지만 순위는 어패럴 브랜드 1위 자리를 지켜 냈다. 「나이키」는 최근 특히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군의 경쟁 심화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런 한편 「나이키」 역시 전 세계적으로 요구되는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고민의 답으로 이슬람 여성이 운동할 때 착용 가능한 가벼운 소재의 히잡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어패럴 부문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패스트패션의 침체다. 시장의 경쟁 심화, 유럽 · 미국 대륙 시장에서의 판매 저하 및 환율 변동 등으로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매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시장 침체로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전략 수정에 돌입, 대표적인 「자라」의 경우 중소 매장을 정리하고 플래그십 스토어 위주로 통폐합하는 전략과 온라인 판매 강화에 주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플래그십 스토어에 더 많은 상품이 진열, 노출되면서 브랜드를 알리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인디텍스그룹은 그룹 전체 매출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자라」 외에도 올해 처음으로 어패럴 부문 10위권에 또 다른 브랜드 「마시모두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자라」 「H&M」 등 패스트패션 이제 슬로 다운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는 ‘브랜드Z 100대 세계 최고 가치 브랜드’ 순위에서 각각 29위, 41위, 80위에 오른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치」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럭셔리 부문내에서는 각각 1~3위를 기록했다(표3 참조). 순위에서 발표된 이 들의 브랜드 가치는 각각 292억4200만달러(약 32조9996억원), 234억1600만달러(약 26조4250억원), 135억4800만달러(약 15조2889억원)다.

    럭셔리 브랜드의 이미지는 전통적으로 부와 권위를 상징해 왔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로 인해 물질주의의 대명사로 보이기도 한다. 사회적이고 이타적인 밀레니얼세대의 특징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없지 않다. 따라서 럭셔리 브랜드에도 변화하는 소비 가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찾아왔다.

    럭셔리 브랜드만의 희소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밀레니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소비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어 버리면 그만큼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코어 소비자들을 놓쳐 버리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치」 굳건

    이런 점에서 「구치」의 도약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구치」는 지난해 뉴욕 스트리트 아트에서 영감을 얻은 대담한 컬러와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새로운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 브랜드 중 하나다. 「루이비통」 역시 뉴욕의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과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한편 럭셔리 브랜드들의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향수 컬렉션의 강화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어서 밀레니얼세대에게 어필하기 가장 좋은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은 최근 7가지 새로운 향수 라인을 론칭했으며 「샤넬」은 클래식 넘버5에 착안해 더 가볍고 맑은 새로운 향을 출시했다. 「에르메스」 역시 최근 향수 제품 판매에 주력하는 가운데 도쿄와 뉴욕에 팝업 스토어를 오픈해 새로운 고객층에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밀레니얼에게 어필? 럭셔리 향수 컬렉션 강화 붐

    비록 최근 소비 트렌드가 점점 테크놀로지 쪽에 집중되고 밀레니얼세대가 추구하는 가치가 럭셔리 브랜드와는 좀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의 침체를 말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기술은 실용적인 것이라면 럭셔리는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2년간 럭셔리 브랜드들의 브랜드 가치는 161% 상승했다.

    어패럴 시장의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소비자들이 점점 브랜드에 사회적 책임과 연대의식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주요 브랜드들은 이런 점을 소비자와 같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다양한 사회 · 문화적 캠페인을 펼친다.

    「아디다스」의 경우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해 혁신적인 퍼포먼스웨어로 탈바꿈시켰으며 「H&M」은 매장을 이용한 리사이클링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이렇듯 브랜드는 소비자와 함께하는 사회적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신임을 얻고자 노력 중이다.

    환경 · 페어트레이드 등 브랜드 사회적 역할 요구

    또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누가 잡느냐 역시 어패럴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젊은 고객층은 과감한 믹스매치 스타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덕에 트렌드는 순식간에 전 세계로 펼쳐진다.

    이 때문에 점점 브랜드들의 트렌드 예측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결국 어패럴 브랜드들은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시장 변화와 트렌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브랜드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밀레니얼세대로 대변되는 젊은 소비자들은 이전 세대보다 브랜드 네임에 흔들리지 않고 한정된 돈으로 본인의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특성이 있다. 또한 옷장에 그득한 옷보다는 경험과 여행 등 삶과 더 밀착된 소비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즉 브랜드 충성도가 낮기 때문에 브랜드들은 브랜드 이미지 외에도 밀레니얼세대의 주목을 끌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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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비즈 2017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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